서울의 밤

by 혜야

서울의 밤은 늘 외롭다. 특히 버스를 타고 창 밖으로 보이는 도심 풍경은 서늘하기 그지없다. 20살에 수도권으로 올라와 여태 15년 남짓 이곳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이 도시의 밤은 혼자 사는 여자에게는 너무나 쓸쓸하다.


그런데 어제는 버스를 탄 밤길이 크게 외롭지 않았다. 약간의 외로움은 있었지만, 견딜만한, 아주 일상적인 수준이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아마 요즘 내 상황이 다소 안정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 경제적으로, 커리어적으로.


부족한 전자를 채운 원자처럼, 어서 더 내 상황이 안정화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밤길이 따뜻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20201000_scan_pressed_crop.jpg 드로잉 by 혜야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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