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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에게 Dec 19. 2022

[운명] 운명같은 데뷔의 순간

작사일기 9일 차

동방신기 - 운명 (The Chance of Love)

Lyrics by 유영진



비현실적 상황에 난 마치

무아지경에 빠져

거침없이 너는 막힘없이

흔들어 대 날


내 몸 전부가 세포가

다 너라고 외쳐 대

이미 예정된 역사가

한 페이지를 장식해

어떤 말로 이 교감을

정의할 수나 있을까

It's alright It's OK

바로 그 운명이란 거 오 예예


Woo yeah yeah yeah

Woo 바로 그 운명이란 거 오 예예

Woo It's alright It's OK

우리가 운명이란 거 오 예예

Woo



폭풍같던 2022년 하반기가 지나갔다. 너무 많은 일이 한 번에 일어나서 정신이 없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랫동안 열리지 않던 관문이 열린 것처럼 우르르 컷소식이 들려왔다. 지나간 3년 반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고 소리쳐 알려주듯이.


물론 처음 한 두 개는 그러려니 했는데 이후로도 또 채택 소식이 들리자 무섭기까지 했다. 이게 내 것이 맞나? 또 나를 농락하고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채택이 끝이 아니란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기쁘기보다 또 불안했다. 그리하여 한동안은 아무 데도 말하지 못하고 이 기쁨을 홀로 끙끙 앓았다.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가고, 드디어 데뷔를 하게 됐다! 크레딧에 선명히 찍힌 필명. 인기가요 뮤직뱅크 크레딧에 찍힌 이름. 비로소 나는 찐으로 작사가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발매의 과정은 사실 순탄하진 않다. 예를 들어 A > B > C 순으로 픽스가 되었는데 정작 발매는 C가 가장 먼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떤 곡은 엄청난 기다림을 요구하고, 어떤 곡은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덜컥 나와버린다. 어떤 앨범은 보류되고, 녹음을 다 해놓고 가수가 바뀌기도 하고, 이미지가 안 맞아 직전에 수록곡에서 빠지기도 한다. 이처럼 곡의 운명은 내가 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K-POP의 세계는 너무나 빠르고 복잡해서 속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나 또한 데뷔곡으로 점쳤던 곡이 아닌 다른 곡으로 데뷔를 했고. 그러니 이 혼돈의 세계에서 믿을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뿐인 것이다..


우여곡절 끝 나의 가사는 세상에 울려 퍼졌다. 단 한번도 메아리치지 않았던 노랫말이 남의 입을 통해 내 귀로 들어왔다. 이제 겨우 첫 발을 딛었을 뿐이지만 올해만큼은 나에게 진심으로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 많은 괴로움 속에서 포기하지 않아주어서 고맙다 내 자신. 불안하고 아름다운 작사의 세계를 또 얼마나 버틸 수 있겠니? 이번에는 끝을 정해두지 말고 힘차게 나아가보자. 내 마음이 다 할때까지 마음껏 쓰자. 그 또한 나의 운명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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