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유 Oct 28. 2024

가을 바다에서 찾은 보물, 반짝이는 자연의 이야기

지난 주말, 가족들과 바다로 작은 여행을 다녀왔다. 겉으로는 가족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사실은 바다에서 작품에 쓸 수 있는 소재들을 구하고 싶었다. 가을이 되면 바닷가에는 갈대가 하늘하늘 춤을 추고, 그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 갈대들을 작품에 담아보고 싶어서, 또 바다의 자연이 주는 선물을 기대하며 바다로 향했다.

갈대밭


바다에 가면 종종 작품에 쓸만한 식물 소재나 나무 조각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바다유리라는 것이 있다. 버려진 유리들이 바닷물과 파도에 의해 동글동글하게 마모된 조각들인데, 빛을 받을 때 반짝거리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 이번에도 아이와 함께 바다유리를 찾으며 바닷가를 걸었다. 반짝이는 조각들을 주워 올 때마다, 손에 쥔 그 작은 유리들이 마치 보석 같았다. 아이는 그 반짝임에 눈을 빛내며, 마치 보물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바다유리를 주우며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줬다. “이 예쁜 유리 조각들은 원래 바다에 버려졌던 것들이야. 그래서 이렇게 많은 바다유리가 있다는 건 그만큼 많은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졌다는 의미야.” 순간 아이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지만, 곧 우리는 더 많은 유리 조각과 나무, 조개 등을 주우며 자연이 주는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갔다.

바람이 불 때마다 갈대들은 은빛 물결처럼 일렁이고, 파도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그 자체로 작은 연주가 되었다. 이 자연의 소리와 풍경을 보면서, 문득 나는 자연이 언제나 우리에게 넉넉하게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넉넉함이 우리가 함부로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겠지. 아이와 함께 바다유리 조각을 주우며 깨달았다. 쓰레기로 버려졌던 것이 바다와 바람을 만나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주는 아름다움은 그만큼 소중한 환경을 우리가 더 잘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아이와 함께한 주말의 바다에서, 나는 갈대와 바다유리 그리고 아이의 웃음 속에서 작은 행복을 느꼈다. 이런 순간들을 작품으로 담아내며, 나 또한 자연이 주는 소중함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우리가 받은 이 아름다움을 어떻게든 오래오래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뒤늦게 찾아온 내 적성, 나를 행복하게 하는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