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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유 Nov 04. 2024

쌓인 꽃도, 쌓인 짐도 가볍게! 공방 정리 대작전

요즘 공방 정리에 완전히 꽂혀버렸다. 사실 나는 평소 정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아주 가끔 한 번씩 꽂히면 제대로 하는 성격이다. 한참 동안 꽃을 말리고 여기저기 작품을 만들다 보니 공방은 어느새 천장까지 ‘모아니면 정리’의 대상이 가득 차 버렸다. 뭐가 이렇게 많은지, 바쁘다는 핑계로, 귀찮다는 이유로 자꾸 쌓아만 두었더니 이제는 꼭 필요한 정리의 시간이 된 것 같다.

먼저 드라이플라워부터 차곡차곡 정리했다. 오랜만에 하나씩 꺼내 보니 처음엔 애정이 담겼던 것들도 시간에 빛바래 보이더라. 그래서 마음이 식은 작품들은 과감히 처분하고, 아직 새로 고칠 만한 것들은 살짝 손을 보며 새로 탄생시키는 중이다. 사실 이 ‘버린다’는 결심이 제일 어렵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시원섭섭하고 오히려 속이 다 후련했다.


정리하다 보면 의외의 보물들이 계속 쏟아진다. 캔들 재료, 석고 가루, 디퓨저 용액… 한때는 “언젠가 쓸 것”이라 굳게 믿었지만, 지금 보니 ‘그때의 나’가 남긴 미련 덩어리 같기만 하다. "대체 언제 이렇게 쌓였지?" 하고 놀라면서도, 무한정 쌓인 재료 욕심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공방이 미니 창고처럼 되어버렸다는 걸 실감하며, 그 작은 재료 하나를 버릴까 말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스스로도 웃기다. “진작 정리할 걸…” 하고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면서도, 하나씩 버릴 때마다 마음은 더 가뿐해졌다. 이건 단순히 물건 정리가 아니라, 묵은 집착을 내려놓는 과정 같달까.


하루하루 짐이 줄어들고 공방이 조금씩 넓어질수록 다시 공방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다. 다음 주말쯤에는 깔끔해진 공간에서 상쾌한 기분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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