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면

바다와 마주 앉으세요

by 심횬



바다에 가면 아이들은 곧장 바다 가까이로 가

모래를 파헤치고 모래와 바다를 연결하는 길을

만들고, 바닷물에 발을 넣어본다.

뜨거운 햇살도, 따가운 모래알도,

아이들에게는 별게 아니다.


바다에 가면 어른들은 바닷물과 조금 떨어진

파라솔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아이들을 지켜보며 주전부리를 꺼내고

얼음 동동 뜬 아이스박스 속 시원한 맥주를 한 캔 딴다.

그 소리가 경쾌하다. “타탁”


마음이 시끄러운 날

보이지 않는 세상의 갈등에,

해결점이 보이지 않지만

벗어나고픈 시끄러운 마음에,

입모양은 줄넘기를 하고,

눈은 산처럼 삐죽해졌다.


‘타탁’ 소리가 마음의 짐이 살짝 가져간다.

손에 닿는 차가움에 입은 줄넘기를 멈춘다.

차가운 쓴맛의 목넘김에 눈은 언덕이 된다.




그러다 어느새 바다와 마주하고 앉았다.

하늘빛을 물에 담아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는

바다를 만나고, 왔다 갔다 애를 태우는 파도를 만난다.


이상하게 내 안의 저 깊은 바닥까지 들여다보게 한다.

깊은 바닥 안에서 삶의 답을 찾는다.

그 답을 이야기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바다에 가면 파라솔 아래 바다 먼 곳이 아닌

바다와 마주 앉아 한참 머물러보자.

바다만큼 깊이 숨어 있는 나를 찾게 될 테니.


뜨거운 햇살도, 따가운 모래알도 별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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