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우연이지만 한번씩 신호등이 나타나주었으면..
인생에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어떨까?
삶의 종착지인 마지막 지점까지 가는 여정에
직진, 좌회전, 우회전, 유턴을 알려주고
과속을 했을 때,
단속 카메라가 500m 앞에 있으니
천천히 가라고 다정하게 이야기해주는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어떨까?
참 재미가 없겠지,
훤히 보이는 내 삶의 길을 이미 알고 달리니
재밌을 리 없겠지, 어쩌면 이미 빤히 아는 길이니
열정은 식고, 공기 먹은 ‘김’처럼 축 늘어져
하루하루 마지막 지점으로 겨우 걸어갈지도 모른다.
저녁시간에 운전을 하며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
보이는 장면들을 사진에 담았다.
잠시 멈추지 않았으면 보지 못했을
먹먹해지는 그 장면들에,
그때 그 시간 내가 그곳에서 우연히
빨간색 신호등을 만났기에 마주할 수 있었음이,
그것은 정해져 있지 않은 우리의 삶이기에
더 애틋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해가 지고 있는 저녁 하늘 존재감이 확실한
손톱 달을 바라보며 내 삶의 우연에 긍정을 바래본다.
.
.
.
그러다, 불꽃같이 쉬지 않고 달려
하마터면 재가 될뻔한
나의 그 해가 떠올라
“신호등”
적절한 타이밍에
한 번씩 나타나 주었으면 했다.
달려야 할 때, 멈춰야 할 때를
알려주는 신호등이 있으면 좋겠다.
잠시 멈추었을 때 보이는 모든 것이
너무 아름답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