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다시 입학하다
다시 초등학교 교문으로 들어서는 발걸음은 언제나 묘한 긴장과 설렘을 동반한다. 이미 수많은 글을 세상에 내놓고 작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배움의 현장에서는 여전히 한 명의 ‘학생’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은 특별한 교육이 예정되어 있었다. ‘노트북 LM(Learning Management) 교육’. 이름부터 생소한 이 시스템이 내 글쓰기에 어떤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지, 기대감에 부푼 채 강의실 문을 열었다.
강의실 안은 이미 젊은 선생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평소 교무실이나 복도에서 마주칠 때면, 기계적인 조작법 하나를 물어도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귀찮다는 기색을 내비치며 건성으로 답하던 이들이었다. "그건 그냥 누르면 돼요, 선생님"이라며 벽을 치던 그들의 무심함에 가끔은 서글픈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자신만만하던 평소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생소한 노트북 LM 시스템 앞에서 그들은 마치 길을 잃은 아이들처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아니어서인지, 아니면 학교의 방침 때문인지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고 있었다. 서너 대의 선풍기가 고개를 돌리며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수십 대의 노트북이 뿜어내는 열기와 사람들의 긴장 섞인 체온이 뒤섞여 실내는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찼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후텁지근한 공기 속에서도 나는 맨 앞자리에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았다.
주변의 젊은 교사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이게 대체 뭐야?", "말이 너무 어렵지 않아?"라며 웅성거렸다. 평소라면 나를 앞질러 갔을 그들의 영민함이 멈춰 선 그곳에서, 나는 오히려 더 형안을 빛냈다. 무언가 하나라도 더 체득하고야 말겠다는 간절함, 이 기술을 내 것으로 만들어 다음 문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가 나를 지탱하고 있었다.
돋보기를 고쳐 쓰고,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훔쳐내며 강사의 화면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내 모습이 문득 대견하게 느껴졌다. 나이 탓을 하며 뒤로 물러나거나, 젊은이들의 무시 섞인 시선에 주눅 들지 않고 이 뜨거운 교실의 한복판을 지키고 있는 나 자신. "배움 앞에서는 나이도, 자존심도 없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이 순간의 나는, 그 누구보다 젊고 생동감 넘치는 현역이었다.
강의가 본격적인 실습 궤도에 오르자, 교육장의 공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강사는 빠른 속도로 화면을 넘기며 '클라우드 연동', '데이터 동기화', '협업 도구의 레이아웃 설정' 같은 용어들을 쏟아냈다. 처음엔 당당해 보였던 젊은 선생님들의 눈빛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여기저기서 작은 탄식과 당황 섞인 속삭임이 들려왔다.
"어? 선생님, 제 화면에는 그 메뉴가 안 보이는데요?" "방금 클릭하신 게 어떤 아이콘이죠? 너무 빨라서 놓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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