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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미 Feb 19. 2024

장래희망: 웹디자이너

내가 어떻게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었나

취미는 홈페이지 만들기


어릴 때 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게 취미였다. 가정용 PC가 상용화 될 때부터 진작에 나와 동생을 위한 PC가 두 대나 있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컴퓨터로 무언가를 하는게 취미가 되었다. 그 취미가 바로 홈페이지 만들기.


PC 통신에서 인터넷으로 전환되던 즈음, 나는 초등학생 고학년 때 부터 홈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포토샵과 나모 웹에디터, 드림위버를 접하게 되었다.


당시 정말 많이 썼던 포토샵 6.0


그 때의 나는 축전이나 배너를 만들어서 속해 있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를 하면서 칭찬과 인정을 받았다. 그런 것을 즐기다보니 컴퓨터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에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튜토리얼을 찾아보고, 디자인 툴과 보내는 시간을 더욱 늘려갔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우연히 친하게 지내던 친구도 포토샵이나 홈페이지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내 취미에 더욱 부스터가 되었다. 매달 한 번씩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그 밤을 꼬박 새어가면서 내 개인 홈페이지를 리뉴얼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장래희망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때부터는 자연스럽게 ‘웹 디자이너’가 내 장래희망이 되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었을 때, 이 일로 취업을 빨리 하고 싶어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가겠다고 하는 나를 담임 선생님이 말려서 결국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 와중에도 내 취미를 일로 만드는 것을 그만두고 싶지 않아서 고등학교 진학 후 초기에는 웹 디자인 관련 자격증을 따겠다고 학원을 다녔고, 나중에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선 그때 당시에는 미대를 가야 된다고 생각해서 2학년 때 부터 입시 미술학원을 다녔다.



결국은 돌아오더라


고등학교 고학년이 되던 즈음에 유튜브가 시작을 하여 전세계와 그리고 한국에서도 영상이라는 미디어가 급격히 확산되었다. User Created Contents (UCC)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 사람들이 만든 영상을 올리는 기능들이 추가가 되었고 영상이 온라인 컨텐츠의 주요 요소가 되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애초에 카메라 앞에 서는게 넘 익숙하고 즐거웠던 나는 영상을 찍어서 공모전이나 다양한 곳에 올리기도 하고 심지어 (기억하는가) KT에서 주최한 UCC 공모전에서는 상도 받았다. 갑자기 영상 매체를 만드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나는 영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며 대학을 가서도 영상을 만드는 것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이었을까. 영상 공부를 하고 싶다고 들어간 ‘미디어 디자인 학과’에는 내가 있던 학번에 영상을 제대로 가르치는 커리큘럼이 없었다. 오히려 당시 새로온 교수님 때문에 생긴 UXUI 관련 커리큘럼과 함께 인터렉티브 디자인 강의해서 배운 플래시 액션 스크립트—맞다, 그 Flash. 지금은 역사의 한 편으로 사라진. 한 때는 플래시로 만든 웹사이트 밖에 없었던 시절)—에 재미를 들이기 시작하면서 사용자와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디자인, 웹 디자인과 비슷한 과제와 일에 다시 한번 더 관심과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할 줄 아는게 이것 밖에 없었어요 - 취미가 밥 벌이가 되었다.


당시 다니던 대학에서는 4학년 2학기에 학생들이 회사 취업에 신경을 쓸 수 있게 1학기에 졸업 전시회를 했다. 그래서 운이 좋게도 졸업 전시회가 끝난 후, 그 해 여름에 계약직 UXUI 디자이너로 출판사의 디지털 팀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정말 초등학생때의 취미가 밥벌이가 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첫 취업을 하고 십 여년이 흘렀는데, 그 동안 웹 디자이너, UXUI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등으로 내 직업을 부르는 이름들이 바뀌었고, 작업 방향이나 사용하는 방법론도 처음과 많이 달라지고 다양해졌지만 결국은 여전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은 똑같지 않나 생각을 한다.


어렸을 때의 취미가, 이렇게 다른 국가에 와서도 계속 이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을까? 사실 언젠가부터는 할 줄 아는게 이것 밖에 없어서 계속하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거기다가 조금 더 덧붙혀서 남들이 생각하기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이 아직은 흥미롭고, 누군가 터치하고 클릭할 사각형이나 원형 박스를 만드는게 아직은 재미있다.


앞으로 내 경력에 어떤 변화가 생기고 내 능력에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앞으로 최소 5년 간은 꾸준히 이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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