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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를 위한 유연한 협업을 고민한 오피스

Intel Campus RA4

by 이정석 Mar 21. 2025
이미지 출처: Intel's swanky new office building in Hillsboro(Oregonlive)


앞서 소개한 Deloitte의 ‘The Edge’는 하이퍼 포커스(개인 집중)에, NVIDIA의 본사는 하이퍼 콜라보레이션(협업 중심)에 중점을 둔 오피스 공간이었죠. 이번 글에 소개할 Intel의 RA4 오피스는 이들과는 유사한듯 하지만 요즘 기업들에게 더욱 유용한 인사이트를 보여주는데요. 바로, ‘기존 세대의 업무 문화와 새로운 세대의 기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공간’, 즉 다세대 협업을 위한 유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대 간 간극을 연결하는 유연한 공간 전략


Intel은 RA4 오피스를 설계하면서 명확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기존 직원들이 익숙해하는 구조와 문화는 유지하되, 새로운 세대의 기대를 수용할 수 있는 오피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였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술 기업들이 Z세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Intel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오피스는 2016년 오픈했는데요. 이미 세대 수용의 이슈는 이때부터 시작이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인텔의 업무 좌석은 엔지니어와 연구진이 주로 근무하는 특성상 개인 영역이 명확히 구분되는 큐브형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인재들은 이런 답답한 형태의 공간에 반감을 드러내고, 입사를 거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Intel Designs Next Generation Workplace(Tradeline)


RA4는 그 고민에 대한 현실적인 해답을 반영했습니다. 기존 방식인 개인 워크스테이션은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도, 층별로 다양한 협업 공간과 개인 선택 공간을 추가해 ‘완벽히 개인화된 자리에서 일하는 방식’과 ‘자율 좌석제 기반의 유연한 업무 환경’의 조화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세대 인재가 기대하는 유연성과 창의성을 반영하면서도, 기존 세대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점진적 변화를 도입한 셈이죠.


이러한 점에서 RA4 오피스는 단순히 기능적 혁신을 넘어, 조직문화의 전환을 공간으로 번역해낸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은 이전의 문화를 무시하거나 일방적으로 바꾸는 대신,
새로운 세대를 포용하기 위한 접점을 설계한 것이다.
— Tradeline, Intel Workplace Design 기사 중


협업을 유도하는 구조와 기능의 세심한 배치


앞서 만나 본 오피스들에서도 자주 언급됐던 요소지만, RA4 오피스 역시 가장 중심에는 자연광이 가득한 아트리움이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로비 공간이 아니라, 계단·회의실·라운지 등 다양한 협업 포인트가 주변에 배치되어 있는 ‘소통 허브’ 역할을 하죠. 물리적으로는 하나의 중앙 공간이지만, 기능적으로는 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만남과 대화가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출처: Intel's swanky new office building in Hillsboro(Oregonlive)


한 층에만 52개의 회의실이 있으며, 4인 소규모 회의실부터 70인 규모의 대회의실까지 상황에 따라 선택 가능한 회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멀티퍼포스 라운지, 바깥 풍경이 보이는 코너형 소규모 워크스테이션, 벽 없이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좌석 배치 등 각자의 선호도 차이를 조율하기 위한 장치를 적용했습니다.



유연성의 물리적 구현: 효율성과 기술, 그리고 사람 중심


Intel은 이 오피스를 만들면서 동일 면적 대비 수용 인원을 늘릴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설계했습니다. 실제로 RA4의 한 층은 기존에 600명이 사용하던 면적을 1,000명이 사용할 수 있도록 리디자인됐는데요. 이는 단순한 밀집이 아닌, 유연한 좌석 활용과 협업 중심 구조가 함께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기존의 큐브 스타일 워크스테이션도 패널의 높이를 12인치 가량 낮추고, 부서 단위로 그룹이 나뉘는 영역만 유리패널로 높이를 추가했습니다. 그룹과 팀을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구성원들 간 소통과 협업은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또한 원격 협업이 일상이 된 만큼, 비디오 회의실, 디지털 협업 도구, 실시간 문서 공유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이 모든 회의실과 개별 공간에 탑재돼 있습니다. 다세대 협업을 위한 공간이라면, 물리적 설계뿐 아니라 디지털 경험의 접근성과 편의성 또한 균형 있게 고려되어야 하며, RA4는 이 점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입니다.



직원의 ‘삶’까지 아우르는 오피스의 확장


이미지 출처: Intel's swanky new office building in Hillsboro(Oregonlive)


직원 복지의 핵심은 단지 일하는 시간뿐 아니라, 일하는 중간의 삶을 어떻게 지원하느냐입니다. RA4 오피스에는 36,000평방피트 규모의 식당, 피트니스 센터, 게임룸 등이 마련되어 있어 신체적·정신적 휴식을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특히 식당은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서로 다른 팀이 섞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우연한 만남의 장’이 됨으로써 이를 통해 부서 간 만남의 기회를 설계적 차원에서 유도합니다. 또한 회로도를 형상화한 천장 장식은 Intel의 아이덴티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미지 출처: Intel's swanky new office building in Hillsboro(Oregonlive)


Intel RA4 오피스는 미래 오피스를 구성하는 다양한 키워드  유연성, 협업, 지속가능성, 웰빙을 고루 담으면서도, ‘세대 간 공존’이라는 시대적 이슈에 잘 대응한 오피스로 꼽힙니다. 전통적 업무 문화와 새로운 세대의 기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공간을 통해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전환해 나감으로써 앞으로 많은 오피스에 인사이트를 주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Tradeline - Intel Designs Next Generation Workplace            

 OregonLive - Intel's swanky new office building in Hillsboro            

 Intel Corporate Responsibility Report (2023-24)            

 Intel Investor Relations - ESG            

 Intel in Oregon - Corporate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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