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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su Feb 07. 2024

월경통과 스마트폰의 연관성

참고자료 책 인스타브레인

여자라면 한 달에 한 번 월경을 한다. 이는 굉장히 귀찮고 신경쓰이는 과정이다. 내 인생에 있어 월경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본 걸로는 월경 후 나쁜 노폐물이 빠져나가서 몸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밖엔 없었다. 월경을 시작한 직후에는 바로 월경통이 찾아오기 때문에 항상 시즌이 다가올 때면 진통제를 챙겨 다녀야만 했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월경통은 없었는데, 언젠가 성인이 되고부터 심한 월경통이 생겨 버렸다. 그것은 처음에는 참을만하다가, 점점 내 작은 몸을 쥐어짜는 것처럼 심해져서 어느 날은 걷기 힘들 정도로 만들었다. 뭔가 문제가 있겠다, 싶어 산부인과에 가니 자궁에 혹이 하나 있다고 했다. 산부인과에서는 혹시 암일수도 있다며 겁을 주었다. 부모님과 나는 사색이 된 채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악성종양은 아니었고, 검사 끝에 나는 자궁내막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월경 시에 피가 역류하여 피가 고이는 곳에서 반지름 2cm, 지름 4cm의 혹이 자라나서 월경 때마다 나를 힘들게 한 것이었다. 약 7개월동안 약을 먹고 조절해서 혹의 크기를 줄였지만, 사라질 줄 알았던 월경통은 여전했으며, 항상 다가오는 월경의 첫 시작날은 내게 두려움뿐이었다.



그런데 유럽여행을 다녀온 후 저번 달, 갑자기 생리통이 사라졌다. 당연히 진통제를 먹으려고 했으나 배가 아프지 않아 배가 아플 때까지 기다렸다. 물흐르듯 아주 자연스럽게 지나갔다.



왤까?


인터넷에는 검색해도 당연히 나오지 않는다. 의사들은 분명 가끔 그럴수있다 하고 넘길 것이다. 하지만 월경통으로 매달에 이틀씩 희생하며 고통받았던 나는 그 이유를 분명히 알고 싶었다.

 

탐폰을 써서 그런지, 건강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커피를 안 마셔서 그런지 잘 모르겠고 의문점만 가득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추측성 글이 난무했다. 여성의학은 아직 발달하려면 멀었다. 월경을 하는 사람마저 왜 생리통이 있는지, 왜 없는지 원인을 모르니 말이다.



그러다가 이러한 말을 들었다. 몸을 많이 움직이면 생리통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유럽 여행을 간 2주 동안, 하루에 3-4시간씩 걸어다녔었다. 앉아서 여유롭게 휴대폰할 새 없이 말이다. 그땐 다리가 너무 아팠는데, 그렇게 돌아다닌 덕에 내가 괜찮았다는 건가?

(사실 정확한 이유는 아니다.)




최근 [인스타 브레인] 이라는 책을 읽었다. 스마트폰이 출시된지 고작 20년여밖에 되지 않은 세대에서 우리의 뇌도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적혀 있었다.



몇 백년 전에는 평균나이가 30살이었고 사망 이유가 구타와 굶주림이었다면 지금은 평균나이가 70세가 넘고, 생활패턴과 식습관의 변화로 당뇨와 암이 사망 원인이 되었다.



우리가 편하게 추구했던 것들ㅡ당연히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것, 누워서 핸드폰 하는 것, 편하다는 이유로 나가지 않는 것 등등이 나의 몸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사람의 몸은 왜 이렇게 나약할까, 생각했지만 사실 우리의 몸은 어느 것보다 강해서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적응이 되곤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때문에 더 앉아있고, 덜 자고, 못 자고 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뇌는 분명한 혼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심한 월경통도 스마트폰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사냥을 했던 원시시대에는 진통제도 없었을 텐데, 많이 돌아다닐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월경통은 줄어들었으려나? 하고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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