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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오빠 Dec 15. 2015

머리 아파도 쿠스코

몸도 마음도 공중부양

페루의 쿠스코(Cuzco)!

마추픽추에 가기 전후로 반드시 들르는 도시!!

사실 페루에 도착해서부터

쿠스코에 대한 큰 관심은 없었지만,

며칠 머무르다 보니

이 도시만의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에 빠져

막상 떠나기가 싫었던 남미의 보물 같은 장소이다.

하루종일 벤치에 누워 광합성 하고싶은 쿠스코의 아침

쿠스코 #1. 왜 쿠스코에 왔는가?


아주 간단한 질문 그리고 답이다.

바로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서 잠시 들렀다.


지난번에 내가 작성한 '햇빛 눈이 부신 날의 마추픽추'

(https://brunch.co.kr/@smcha120/18)에 나왔듯이

쿠스코에서는 마추픽추로 출발하는

여러 가지 루트가 있다.

여기서 잠시 쉬어가며 마추픽추 루트도 익혀야 했고,

다음 여행지인 볼리비아 비자도 발급받아야 했다.


* 중요: 볼리비아는 입국 전 반드시 비자가 필요하다.

           페루의 쿠스코, 푸노에서 공짜 발급이 가능.

           하지만 2015년 봄부터 쿠스코 영사관에서는

           비자발급이 안되고 있다.

           볼리비아에 도착해서 소정의 현금(!)을 내도 됨.

서류까지 다 준비해 갔는데 제대로 문전박대 당한 쿠스코 주재 볼리비아 영사관의 안내메세지




쿠스코 #2. 햇빛이 더욱 밝게 비치는

                아르마스 광장과 12 각돌


쿠스코 중앙에 넓게 자리 잡은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에는

볼거리, 먹을거리가 즐비해 구경하기 딱 좋다.

내가 여행하던 그 시기는

겨울로 접어들어 한기가 몸을 감쌌지만,

햇살만큼은 여름만큼 따사로워

돌아다니기 전혀 힘들지 않았다.

다만, 바닥이 아스팔트가 아닌 울퉁불퉁한 돌이었고

3400미터가 넘는 고도에 위치해

걷는 내내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무지개 깃발은 쿠스코인들의 상징!
파란 하늘 아래 황톳빛 건물이 더욱 도드라진 쿠스코의 건물색깔


고대 잉카인들의 건축기술에

다시금 경탄을 금할 수 없었던 12 각돌!

마추픽추만큼 미스터리 한 이 돌의 존재가

전 세계의 많은 여행객들을

이 곳으로 오게 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그곳에 갔을 때도

어떤 방송국에서 전문가와 리포터가 취재를 나와

12 각돌 앞에서 무슨무슨 얘기를 하는 것을 봤다.

(아마도 남미판 'TV쇼 진품명품' 정도?)

'어떻게 12각 돌이 만들어졌을까?'

'특수한 기술 없이도 이 돌들로

 어떻게 물 샐 틈 없이 벽을 쌓았을까?'

이런 의문을 가득 안고 광장 밖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 같이 숫자 한번 세봅시다, uno! dos! tres! ...
미스테리한 이 곳을 추억하며 인증샷 한번^^




쿠스코 #3. 3400미터를 아래로 내려다보다!


해발 3400미터를  발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쿠스코에 있다.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쿠스코의 조용한 카페,

siete & siete!

스페인어로 7과 7이라는 뜻인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워낙 고도가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여행하는 내내 힘들었는데,

이상하게 이 카페에 와서 쿠스코를 내려다보면

마음 한 켠이 편해졌다.

쿠스코 여행하는 동안 몇 번 들렸는데,

낯선 동양인 남자 하나를 신기하게 여긴 카페 주인도,

쿠스코의 전경을 신기하게 여긴 나도,

모두 기분 좋았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쿠스코를 한눈에 담았던 카페
결코 탁하지 않던 쿠스코의 흙빛 가옥들
쿠스코의 달밤을 비춰주던 카페에서 바라본 야경




쿠스코 #4. 쿠스코의 일상 속으로...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난 고도가 높은 쿠스코에서

흔하디 흔한 고산병을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머리가 아팠는데

여행 중에는 쿠스코의 명물 '코카 차'를 마셨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한국에서 가져온 '타이레놀'을 먹어

끔찍한 몸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코카 차는 맛을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마셔야 한다.

차마 코카 잎을 씹어먹진 못했다


쿠스코를 여행하다 보면...

키 작은 아낙네(혹은 할머니)들이

알파카 비스무레하게 생긴 동물들을 데리고

그들만의 일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호기심에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데,

대부분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로 알아두실 것!

물론 거액은 아니고 사진 촬영용으로 소액은 주도록 하자.

오늘 사진속에 여러번 나오는 스페인오빠


화덕피자 집에서 볶음밥을 먹을 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기사식당 가서 스파게티 먹은 셈인데..

바로 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블로그를 검색하다

쿠스코에서 치파(chifa, 중국식당의 통칭)가 있다해서

길을 물어물어 어렵사리 찾아갔는데...

이게 웬걸, 그곳은 화덕피자 집이었다.

당연히 피자집에 볶음밥이 있을 리가 만무한 법 ㅠㅠ

하지만... 무식한 여행자는 용감하다 했다.

주인에게 '이 집 볶음밥이 맛있다 들어서 찾아왔다'

'얼마 전 내 친구 xx가 여길 다녀와서 내게 추천했다'

이러한 식으로 거짓말을 섞어 얘기했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볶음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때로는 말도 안되게 질러보는 것도 좋다

호사 아닌 호사를 누리게 된 나는...

메뉴판에 없는 이 볶음밥을 싹 다 비운 후

주인아저씨 멋지다는 감언이설과 함께

가격 할인까지 받는 뻔뻔함까지 발휘하여

기분 좋게 문 밖을 나섰다^^

(여기 사장님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확인해보니

 무려 나와 동갑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장님은 곧 내 친구, mi amigo! ㅎㅎㅎ

사장님, 아니 내 친구도 피부관리 좀 받아야겠다




쿠스코 #5. 쿠스코 어게인...


꿈에 그리던 마추픽추를 보고

다시 돌아온 쿠스코의 달빛은 여전히 빛났다.

고산병에 고생하지 않게끔 건강한 신체를 물려주신

부모님이 다시금 생각났고,

이 먼 곳까지 여행을 온 나 자신이 또다시 자랑스러워진 순간이었다.


단순히 인기 있는 관광지만 찍는 보여주기식 여행이 아닌,

내가 진정 원하는 여유로움과 삶이 녹아있는 여행을 할 수 있어 다시금 행복해진 시간이었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했던 날씨가 다시 추워지고 있다.

딱 요즘같은 날씨의 페루, 쿠스코의 하루하루가 생각난다.

또 한번 장기여행의 욕구가 가슴속에서 피어나고 있다.

쿠스코의 밤하늘에 빛나던 수많은 별들이 다시금 그리워진다.




쿠스코 #6. 쿠스코 정보!


1. 고산병을 막기 위해 코카 차 꼭 드시고,

   두통약도 챙길 것!

2. 마추픽추 열차와 숙소 예약을 쿠스코에서 할 수 있다.

    여러 여행사를 돌아다니며  가격비교해보실 것!

3. 볼리비아 비자는 더 이상 쿠스코에서 발급 불가!

    근처(!) 도시 푸노는 공짜라고 하니 알아보실 것!

4. 택시 타기 전 요금은 무조건 흥정해서 싸게 타실 것!

    스페인어 숫자 1~15는 외워둘 필요가 있다.

5. 상대적으로 소매치기가 적긴 하지만,

    여기도 남미이다 보니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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