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팀 리드 초코: 성공의 기준은 언제, 어떻게 변할까?
*솔직한 인터뷰와 아직 첫 회사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회사와 인물명은 닉네임으로 대체합니다*
코코넛: 이제 미래로 넘어갈게요. 앞으로 선택권이 있다면 팀장으로 이직하고 싶나요, 아니면 팀원으로 이직하고 싶은가요?
초코: 팀원으로 이직했다가 팀장으로 승진하기요. 팀장이 진짜 힘든 게⋯⋯, 다 그렇긴 하지만 위에서도 쪼이고 아래에서도 쪼인단 말이에요. 저도 죽겠는데 위에서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이해 안 되는 것도 막 시키고요. 그래서 팀원이 좋아요. 다만 제 능력이 인정받았으면 하는 욕심은 있어서, 나중에는 팀장이 되고 싶습니다.
코코넛: 희망하는 경력 경로가 있나요? 예를 들어 임원이 된다든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든가, 나중에 사업을 하고 싶다든가 하는 목표요.
초코: 어디 가서 명함도 주고, 발표도 하는 그런 느낌. 뭔지 아시죠?
코코넛: 임원이네요.
초코: 나 임원 되고 싶구나.
코코넛: 몸담고 계신 산업과 직무 모두 여전히 핫하죠. 앞으로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본인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연륜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고객을 계속 끌어들이기 위한 신선함일까요?
초코: 신선함이요. 새로운 걸 계속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잘 되는 공식은 정해져 있지만, 그걸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계속 트렌디하게 바뀌거든요. 그래서 신선한 시각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코코넛: 그러면 관련해서 추가로 배양하고 싶은 스킬이나 해보고 싶은 경험이 있나요?
초코: IP나 콘텐츠를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서 직접 키우고, 마무리까지 책임져 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도 하고 있긴 한데, 되게 애매한 느낌이에요. 특정 프로젝트에 깊게 집중해서 올인해보고 싶어요.
코코넛: 삼십 대에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나요?
초코: 이루고 싶은 게 없어요. 저는 목표가 없는 타입이에요.
코코넛: 미래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하고 싶은 일인가요, 아니면 해야 할 일인가요?
초코: 해야 하는 일이요. 내일 오전에 추석 선물 배송해야 되고, 그런 자잘한 업무들이 저를 괴롭혀요. 막상 하면 별것 아닌데 그게 쌓여 있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돼요, 이거 상담받으면서 배운 건데 일들이 나를 누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펼쳐서 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냥 하면 되는 건데 그걸 펼쳐서 보는 게 쉽지 않아요. 진짜 허무한 건, 이렇게 스트레스받으면서도 아침에 가서 하면 십 분 만에 끝나는 일을 걱정하고 있다는 거예요.
코코넛: 미래에 대한 가장 큰 두려움이 무엇인가요?
초코: 저는 무능력해지는 게 두려워요. 제 역할을 계속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조금 있어요.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야 하고, 또 그런 역할이 계속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인지 제 역할이 없어지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꼭 심리 상담 같네요.
코코넛: 아니요, 아니죠. 전 해결책을 못 주니까요. 인력 관리와 관련해서는 어떤 부분이 힘들어요?
초코: 업무적으로 리드하는 거에 대해서는 큰 부담은 없는데, 인간적으로 소통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요.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까 같은 말을 해도 한 사람은 서운하게 느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은 좋아할 수도 있는 것 같은 거요.
코코넛: 지금 본인은 어떤 스타일의 리더인가요?
초코: 그러게요. 저는 어떤 리더일까요? 적당히 하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다르기도 해서 딱 단정 짓기가 어렵네요. 일이 많을 때는 예민해지기도 하고, 여유 있을 땐 편안한 리더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굳이 말한다면, 웃긴 사람이라고 할게요. 분위기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회의할 때 농담을 던지며 웃기는 편인데, 저만 웃는 걸 수도 있어요. 원래 성격이 어색하거나 좀 딱딱한 분위기를 별로 안 좋아해요.
코코넛: 앞으로 동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초코: 약간 일인 분을 잘한다. 일인 분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이 인분은 바라지도 않아요.
코코넛: 조금 막연한 미래를 이야기해 볼까요. 아직 해보지 못했지만, 꼭 해보고 싶은 일이나, 예전부터 생각했던 꿈이 있나요?
초코: 저는 진짜 예능 PD가 되고 싶었어요. 회사 다니면서 지원서를 쓴 적도 있어요. 실제로 접수하지는 않았지만요. 어렵더라고요. TMI네요.
코코넛: 그럼 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1만 시간 뒤 초코님은 어떤 모습일 것 같아요?
초코: 1만 시간 뒤⋯⋯. 제가 사주를 봤는데 몇 년 후부터 되게 잘 풀린다고 했거든요. 일을 열심히 하고, 집에 가서 취미생활 열심히 하는 그런 삶을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일이 잘 풀리는 모습이요.
코코넛: 1만 시간 후에도 같은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초코: 제가 꾸준히 하는 걸 잘하는 편이긴 한데,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회사에서 눌러 앉을수는 없어요. 저는 아직 주니어니까요.
코코넛: 딱 칠 년 뒤를 구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어떤 장면이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나요?
초코: 일하고 있네요. 일하고 있어요. 진짜 어두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어요. AI가 그려주는 것처럼 일하고 있는 이미지가 떠올라요. 그때도 결혼은 모르겠네요.
코코넛: 그때의 초코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초코: 적당히 해라. 적당히 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얘기를 좀 해 주고 싶어요. 지금 저한테 하고 싶은 얘기일지도 몰라요. 저는 지금도 적당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코넛: 그러니까, 이건 꼭 미래 얘기만은 아니네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혹시 오늘 대화를 돌아보면서 새롭게 깨달은 점이나 이런 게 있나요?
초코: 지금의 나 괜찮은가? 지금이 어떤 시점인가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칠 년을 얘기하셨잖아요. 업무적으로 봤을 때는 제가 주니어라고 하긴 했지만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서 말한 걸 수도 있잖아요. 회사에서는 저한테 몇 년 전부터 시니어라고 가스라이팅을 하거든요.
코코넛: 그건 초코님 위로 다 퇴사해서 그렇죠. 이제는 이름도 아득한 그들을 불러보며⋯⋯.
초코: 그래서 더 지금의 나는 어떤 시점에 서 있나에 관해 생각하게 돼요. 앞으로 보다는 '지금 내가 뭘 해야 할까?'요.
코코넛: 살면서 만난 사람 중 멋있었던 사람, 아직도 생각 안 나나요?
초코: 작가들이 좀 멋있다고 생각해요, 갑자기. 제가 머릿속으로만 희미하게 떠올리던 걸 말로 풀어내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요. 아까 교환학생 얘기가 나와서 생각났는데, 김영하 작가가 『여행의 이유』에서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라는 말을 썼는데 그게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생각으로만 느끼던 걸 저렇게 문장으로 정확히 표현하는 걸 보면서요. 단어를 잘 찾는 거, 그런 작가들이 멋있어요.
코코넛: 그럼 실제 만난 사람 중에 멋있는 사람은 없는 걸로?
초코: 그러네요. 또 TMI인데 제가 좋아하는 밴드 멤버도 노래가 좋아서보다 그 사람이 직접 가사를 쓰고 블로그에 글을 올려서 좋아요. 그 사람이 블로그에 글을 안 쓰면 마음이 좀 식어요. 근데 그 사람이랑 만나서 사인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럼 될까요?
코코넛: 일로 만난 사람 중에는 진짜 없군요.
초코: 일에서 만난 사람은 없었죠.
코코넛: 지금 초코님 표정은 코코넛이 안 되는 게 너무 아쉬워요.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인물은 전혀 다른 지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