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문① 현재] 일 벌이는 사람

브랜드 마케터 세일러문: 선택을 바꾸지 않은 시간은 어디로 갈까?

by 코코넛 노무사




<다들 잘 살고 있다는 말의 뜻>

여섯 번째 인터뷰


브랜드 마케터 세일러문

선택을 바꾸지 않은 시간은 어디로 갈까?

임신출산/ 마케팅/ 1만시간의법칙









브랜드와 콘텐츠 마케터로 일한 지 7년.

세일러문의 자기소개는 이렇게 시작된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어쩌면 세일러문을 위한

말일지도 모른다.


SNS 맛집 계정을 운영하던 고민 많은 대학생은

어느새 마케팅 전문가가 되었다.

하지만 회사에서의 1만 시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지금의 세일러문을 만든 변화, 갈등, 그리고

선택에 대해 이야기했다.







*솔직한 인터뷰와 아직 첫 회사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회사와 인물명은 닉네임으로 대체합니다*









세일러문: 많이 다듬어 주세요. 요새 단어가 기억이 안 나요.

코코넛: 별명은 정했어?

세일러문: 뭐로 할까? 나 세일러문 할래! 그냥 지금 막 떠오른 거야.



코코넛: 간단한 자기소개와 하고 있는 일, 취미, 본인에 대한 특이한 사실들 자유롭게 설명 부탁드릴게요.

세일러문: 나 이거 대략 써 왔어. 이렇게 써 줘. 약간, “브랜드와 콘텐츠 마케터로 일한 지 칠 년⋯”



코코넛: 쩜쩜쩜? 알았어.

세일러문: "일 벌이기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반응 보는 거를 좋아하는 사람.”, ‘일 벌이는 사람’이라고 해줬으면 좋겠어. 일을 벌이는 사람. 취미는 운동인데 사실 이게 취미가 아니었는데 취미가 돼버렸어. 다이어트를 위해서 시작한 거였고, 하다 보니까 취미가 됐는데, 지금 못하니까 약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취미 같아. 그리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일상을 남기는 게 취미예요.



코코넛: 직업을 말할 때 SNS 마케터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마케터?

세일러문: 브랜드 마케터라고 할게. 오히려 소셜 마케팅이 겸직이고. 지금 있는 팀은 영화나 콘텐츠나 그냥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면 마케팅하는 팀.



코코넛: ‘소셜 마케팅과 다양한 콘텐츠 마케팅을 하는 브랜드 마케터’ 알겠어. 남들은 잘 모르지만, 나에 대한 특이한 사실 같은 게 하나 있나요?

세일러문: 특이한 사실? 사실 내 얘기를 잘 안 합니다. 듣는 걸 좋아하지만 내 얘기는 완전 친한 사람한테만 하거나 거의 안 해. 남들한테 그렇게 관심은 없는데 궁금해 하는, 약간 이해충돌적인 사람이야.



코코넛: 인터넷도 없고 SNS도 없는 세상에 살았으면 어떤 직업을 택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하는 일이 대부분 온라인 기반이잖아.

세일러문: 그러면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공연 기획이나 이벤트를 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아.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보는 게 동기부여도 잘 되고 더 와닿는 것 같아서. 사실 온라인 마케팅은 내가 더 잘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오프라인은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해.



코코넛: 회사 밖에서도 블로그 운영과 인플루언서 활동을 통해 마케팅 일을 하고 있는데, 회사 안에서의 너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뭐라고 생각해?

세일러문: 회사 안에서는 J(체계적·계획형)고, 밖에서는 극 P(자유롭고 즉흥형)야. 원래는 나는 P인데 회사 안에서는 극 J가 되는 것 같아. 혼자 일하는 게 아니다 보니까 마감일이 정해져 있으면 꼭 지키려고 하고, 규율을 좀 잘 지키려고 하는 사람 같아.







코코넛: 두 성향을 왔다갔다 스위치 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느낀 적은 없어? 바로 그냥 온오프가 돼?

세일러문: 사실 온오프가 잘 안돼. 집에 있을 때도 업무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엄청 크다 보니까 이거를 대충 하고 싶지 않아 계속 생각하다 보니 오프가 안 돼. 난 진짜 이해충돌적인 사람이 맞는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면. 아수라 백작 같은 느낌? 그래서 나는 내가 스트레스 안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 때문에 몸이 아프거나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도 받는 것 같아. 내 생각으로 난 스트레스를 안 받는 사람인데 사실 이미 받는 거지.



코코넛: 그것조차 이율배반적이네. 인플루언서로 오래 활동해서 꽤 안정적인 부업이 있잖아. 그래도 회사 생활만이 주는 장점이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

세일러문: 이게 아까랑 좀 연결되는데, 온오프라인의 차이야. 온라인에서보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영감받고 배우는 것 같아. 회사에 다니는 게 조금 더 뭔가 갇혀 있지 않고 계속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영향받는 것 같고. 일단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월급. 월급이 가장 베스트야.



코코넛: 요새 제일 관심 있는 트렌드가 뭐야?

세일러문: 육아용품.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를 편하게 해줄 수 있는지 그런 거.



코코넛: 그럼 지금까지 제일 좋아했던 트렌드는 뭐였어?

세일러문: 나는 해시태그라고 생각해. 해시태그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볼 수 있고, 같은 해시태그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볼 수 있는 거.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트렌드가 지금은 없어지고 있지만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그런 거에 조금 관심이 있었어.



코코넛: 최근 출산을 하셨잖아요. 다시 한번 축하해요. 아이를 갖기 전과 후에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뭐예요?

세일러문: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환경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어. 원래는 환경을 깨끗하게 해야지, 재활용도 잘하고, 텀블러도 쓰고 이렇게 약간 막연하게만 생각했어. 이제는 앞으로 얘가 살아갈 세상에 환경이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져. 환경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어.



코코넛: 엄마가 되기 전 했었던 가장 큰 착각이 있다면?

세일러문: 착각? 난 아기를 되게 잘 키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이렇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



코코넛: 나중에 칠 년 뒤에 들려줘야겠다. 아기한테.

세일러문: 이렇게 힘들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힘들 줄 몰랐다.



코코넛: 어떤게 제일 힘들어?

세일러문: 잠을 못 자는 거랑 얘가 말을 못 하니까 얘가 왜 이러는지 마음을 생각하는 게 힘들어. 나는 사람 마음을 잘 읽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제일 힘든 것 같아. “왜 그러는 거지? 왜 우는 거지 대체?” 약간 예측할 수 없는 게 힘들어.



코코넛: 아직 우는 것밖에 못 하니까. 초코님이 세일러문님께 두 가지 질문을 했는데, 이건 첫 번째 질문이에요. 세일러문님에게 마케팅이란?

세일러문: 이거 말하면 좀 뻔할 것 같긴 한데, 포장하는 사람. 어떤 선물이 쇼핑백에 담겨 있거나 엄청 비싼 선물이어도 비닐봉지에 담겨 있으면 그 가치를 알 수 없잖아. 어떤 서비스가 실제로 좋거나 나쁘거나를 떠나서 좋아 보이게 포장해서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게 내 직무니까, 포장하는 사람?



코코넛: 어떨 때 마케터가 천직임을 느끼세요?

세일러문: 피곤해도 SNS를 하는 나 자신을 볼 때.



코코넛: 그러면 일하면서 제일 즐거울 땐 언제야? 월급날?

세일러문: 월급날 아니야. 월급날은 그렇게 즐겁지 않고 그냥 ‘들어오나 보다.’ 약간 이런 느낌이고. 업무적으로 봤을 때는 고객을 만나거나 외부에서 행사해서 직접적인 반응을 볼 때. 긍정적인 반응이면 더 좋고.



코코넛: 아까도 얘기했지만, 난 마케터는 계속 바뀌는 트렌드에 적응해야 하고 피드백도 실시간으로 들어와서 소진(burn-out)이 심한 직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아까 본인도 일하면서 스트레스받을 때도 있다고 했잖아. 어떤 부분이 제일 스트레스고, 어떤 방식으로 그걸 극복해?

세일러문: 계속 생각해야 하는 게 스트레스고, 우리 일상에서도 계속 마케팅 포인트를 만나게 되니까. 예를 들어 어디에 놀러 가. 팝업 스토어에 들어가면 이걸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마케터는 일상에서도 업무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 극복은 따로 하진 않아. 그냥 영감받은 거를 대충 메모장에라도 적어놓는 편? 나중에 메모장 정리하다가 보면 또 다르게 느껴지더라고.



코코넛: 이것도 초코님이 한 질문인데, 현재의 삶에서 일이 어떤 의미를 가져?

세일러문: 와, 완전 어려운 질문을 하네 이 사람. 일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진짜 어려워. 약간 무료한 삶에 자극을 주는 것.



코코넛: 이제 칠 년 차가 되었는데 지금 인생이 일과 삶을 기준으로 어느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

세일러문: 지금은 알을 깨고 나오는 단계. 아니다, 이제 깨고 나왔어. 지금 딱 알에서 나온 단계. 이제 더 자라나서 본격적으로 이제 좀 뭔가를 해볼까? 하려는 단계야.



코코넛: 결혼도 했고, 출산도 했으니까, “어서 와, 이제 어른이야.” 이런거야?

세일러문: 약간 그런 느낌. 이제는 나만 생각하는 마음이 아니고, 싱글일 때 회사 다닐 때는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월급이나 근무 환경에 의미를 더 뒀었어. 지금은 업무적으로도 그렇고, 전체적인 삶에서도 ‘이 아이를 어떻게 내가 키우지?’ 이런 책임감도 더 생긴 것 같아.



코코넛: 지금 삶의 만족도는 어때?

세일러문: 저는 만족해요. 지금 삶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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