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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산산책자 Jan 06. 2022

'문송'은 청년 세대 문제의 시발점이었을까?

트위터, 신문기사, 유튜브 컨텐츠로 살펴보는 '문송'의 사회적 맥락

본 글은 얼룩소의 소프라이즈 질문 <왜 문송해야 할까요?> https://alook.so/posts/gbWtez답변으로 작성했던 글 https://alook.so/posts/NYytrO 입니다.


'문송합니다'의 등장과 변형

본 글에서는 '문송'을 검색어로 하여 신문 기사, 트위터, 유튜브에서의 '문송'의 맥락을 파악하려고 해봅니다. 2014년 처음 등장한 '문송'은 올해까지 언급되는 맥락이 계속 변화해왔습니다. 시간에 따라서 변화하는 맥락을 파악함으로써 '문송'의 의미를 파악해보고자 합니다. 아래부터는 분석 과정을 일일이 나열하였으니 '문송'의 맥락이 궁금하신 분들은 맨 마지막의 결론으로 바로 가셔도 됩니다.


트위터 상 '문송'의 등장

소셜 미디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살아남은 신조어는 대중 매체에서 유통되게 됩니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에서 '문송'의 사용은 언제부터 시작했을까요? 검색으로 트위터 상 남아있는 트윗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 4월 7일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를 언급한 트윗이 등장했습니다.  

https://twitter.com/wetchan/status/55799922259271680


"문과라서 죄송합니다, 문송합니다." 문과와 이과에 대한 온라인 밈은 예전부터 존재했었습니다. 이러한 밈들은 문과랑 이과의 고등 교과과목이나 전공들이 갖는 특성을 두리뭉술 하게 지칭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문과라서 ~~합니다"는 이러한 맥락에서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2014년 7월 6일 "문송합니다"가 처음 등장합니다. 아쉽게도 맥락은 남아있지 않네요.  

https://twitter.com/KyuriValentine/status/485720393668255744

2015년 1월 22일 "문송합니다"에서 "문송"의 변형을 트윗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https://twitter.com/ResoluteSmite/status/557946346401828864

2015년 3월 20일 '문송'이라는 키워드는 오마이뉴스 기사[2]를 언급하는 트윗들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이렇게 소셜 미디어에서 사용하던 유행어인 '문송'은 신문 매체로 옮겨갔습니다. 이제 신문 기사를 살펴보기로 하죠.


신문 기사 상 문송의 등장

처음 '문송'을 언급한 기사들은 <고등학교에서 문과 선택 기피>와 <대학 학과의 구조조정>을 언급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검색을 해보면 2015년 2월 23일 매일경제의 <[世智園] “문송합니다”> [1] 에서 문송을 처음 언급하고, 트위터에서 찾은 2015년 3월 20일 오마이뉴스의 <사회 기초학문 대학생들 "누가 우릴 '문송'하게 만드나요?"> [2]가 언급됩니다. 빅카인즈 상에서 '문송' 키워드가 처음 언급된 기사는 2015년 3월 22일 한겨레의 <‘문송’을 아십니까> [3] 입니다. 처음 '문송'을 언급했던 이 세 신문 기사들은 '문송'에서 보통 이야기되는 취직의 어려움보다는 대학 전공 선택에서 이과가 문과보다 선호된다는 점과 대학의 구조조정을 언급했습니다.

매일경제의 <[世智園] “문송합니다”> 칼럼 [1] 은 현재의 문송한 상황을 과거를 대비합니다. 과거 IMF 위기 때 이공계 연구직이 대거 실직하면서 이공계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과 2015년 당시 취직이 되지 않아 문송한 상황 때문에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이과 비중이 증가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마이뉴스의 <사회 기초학문 대학생들 "누가 우릴 '문송'하게 만드나요?"> 기사 [2] 는 교육부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입학정원 재조정을 위한 정책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미 구직 시장에서도 인문계열은 외면받고 있는데, 대학의 특수성을 생각할 때 국가가 나서서까지 대학을 취업률과 수요공급의 미스매치라는 시장의 잣대로 학과를 구조조정하게 만드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이렇게 소외당한 인문계열 전공을 문송하다고 언급합니다.

한겨레의 <[한겨레 프리즘] '문송'을 아십니까> [3] 은 2013년 말 발의되어 당시 논의 중이던 인문사회과학 진흥 관련 법안들을 언급하면서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은 이러한 인문학 진흥이라는 방향과 상충한다고 언급합니다. 취직이 안 된다고 학과를 없앤다면 관련 전공 연구자들의 양성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문학 진흥의 논의조차 불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2015년 처음 등장한 문송은 2020년 거의 사라졌다가 2021년 재등장하였습니다.

기사 내 문송의 맥락과 시기에 따른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제공하는 빅카인즈 (BIG KINDS) 서비스를 활용했습니다. 빅카인즈에서 '문송'을 검색어로 신문 기사를 분석해보았습니다.

예쁜 섬네일 이미지를 위해서 '문송'과 관련 있는 키워드들을 그래프로 시각화해주는 관계도 분석을 사용해보았습니다.


그림 1 인물을 제외한 장소, 기관, 키워드를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가중치 구조 타입 기본이고 가중치는 3를 사용하였습니다.


대학생, 졸업생, 진로, 교육부가 주요한 키워드였습니다. 세부적으로 관찰하면 <중앙대학교-경제인문사회연구회>, <개발자, 네카라쿠배>와 같이 관련 키워드들끼리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기사를 하나로 묶어 놓고 분석을 하니 보기가 힘든 단점이 있습니다. 이후에 시기 별로 나눠서 다시 그래프를 분석할 예정입니다.


다음으로 키워드 트렌드 기능으로 '문송'의 시기 별 빈도 수를 확인해보았습니다. 검색 대상 기간은 2015년 1월 1일부터 2021년 9월 12일까지 입니다. 검색 대상 신문사는 중앙지(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경제지(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아주경제,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방송사(KBS, MBC, OBS, SBS, YTN), 전문지(디지털타임스, 전자신문)입니다.

그림 2 기사 상 문송의 연간 등장 빈도.
그림 3 기사 상 문송의 월간 등장 빈도

신조어 '문송'은 2015년에 처음 주요 신문 매체에 등장했습니다. 월간 빈도 기준으로는 2015년 3월에 처음 등장한 문송은 2015년 12월에 가장 높은 수치를 달성하였습니다. 문송은 연간 빈도 그래프의 경우 2016년에 가장 많이 언급되었지만, 재미있는 점은 2020년에는 언급이 크게 줄었다가 2021년에 언급이 크게 늘었습니다. 사용 빈도의 급격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맥락의 변화가 있으리라고 생각이 되고, 시간에 따라서 '문송'의 맥락 분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송은 어떤 맥락에서 쓰였을까? - 신문 기사에서 문송의 맥락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매해 관계도 분석 및 연관어 분석을 결과를 확인해본 결과 시간 구간을 <2015~2016년>, <2017~2019년>, <2020년>, <2021년> 4개로 나누었습니다.

"문송"이라는 키워드가 처음 등장한 2015년과 2016년에는 취직이 주된 이슈이긴 하지만 문과 관련 전공 및 대학의 다양한 상황을 가리키는 맥락에서 또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4차산업혁명, 미국이라는 키워드와 결부되기 시작합니다. 2020년 '문송'은 거의 잊힌 단어가 되었고 코로나 19로 인해서 어려워진 상황과 함께 언급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송'은 올해 2021년 다시 등장하며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민, 당근마켓, 토스)와 같은 모바일 플랫폼 기업들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게 됩니다.

시기별 분석은 빅카인즈에서 제공하는 <관계도 분석>과 <연관어 분석>을 이용하고 특이한 키워드들에 대한 설명을 추가로 서술하는 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2015~2016년] 문과 전공 특히 인문계열의 재학생과 졸업생의 상황을 가리키는 '문송'

그림 4 인물을 제외한 장소, 기관, 키워드를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가중치 구조 타입 기본이고 가중치는 4를 사용하였습니다.

2015년과 2016년은 '문송'의 관계도 분석의 결과로 연관 키워드 순위는 대학생 (가중치 24), 졸업생 (20), 교육부 (17) 로 나타납니다.

대학생과 졸업생은 당연한 키워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부에 관련된 기사는 초창기 '문송'을 사용했던 세 기사의 맥락인 고등학교에서 문과/이과에 따른 전공선택과 대학교의 구조조정을 언급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한겨레의 <'문송'을 아십니까> [3] 와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일보의 <프라임사업과 인재육성> [7]은 당시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라는 프라임 사업은 시장의 가치를 과도하게 학교에 들이댄다고 언급했습니다. 중앙일보의 <정체성 모호한 '짬뽕 전공' 누가 맛있어할까> [8]의 경우는 이러한 대학 구조조정은 대학들의 획일화된 전공들을 없애고 효율화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라고 하지만 그 디테일이 아쉽다고 언급합니다. 학과 통폐합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전공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기계적인 결합을 했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신문 본문에서 가져온 예입니다.


영어+일본어+중국어=글로벌지역문화학과
도시지역학+건축학+컴퓨터공학=에너지플랜트학과
테솔 영어과+일본어과=항공서비스학과
일어일문과+프랑스어문과=일본프랑스어문과


문송이 고등학교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도 국민일보의 <‘문송합니다’ 여파? 外高 지고 자사고 뜨고> [9]에서 드러나 있습니다. 고등학교 선택에 있어서 외고의 선호도는 급격히 감소하고, 그 감소분을 자사고가 흡수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림 5 2015~2016년 연관어 분석 결과를 워드 클라우드로 시각화


연관어 분석 결과 빅카인즈의 가중치 기준 순위는 인구론 (가중치 26.55) > 인문계 (21.54) > 신조어 (20.2) 로 나타났습니다. '문송' 키워드의 기사들을 살펴보면 '인문계 출신의 90%가 논다'의 약어인 '인구론', '인문계 90%'의 키워드 등장 비율이 높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부분입니다. 실제 빅카인즈 기준 '인구론'이란 신조어는 2014년 10월 21일 한국일보의 <인문학과 인문계 '한 글자'의 차이> [4]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당시 인문학 열풍과 대조적인 인문계열의 취직의 어려움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구론'은 인문계열의 취직이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했고 '문송'은 인문계열과 상경계열 모두를 지칭하는 문과의 취직 어렵다는 점을 지칭했다는 점에서 취직시장이 점점 어려워진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는 추측을 해봅니다.

'흙수저' (4.67)와 '헬조선'도 보입니다. '문송합니다'보다 훨씬 더 크게 유행했던 '금수저', '흙수저'의 K-계급 담론 또한 2015년에 생겨났습니다.


[2017~2019년] 4차산업혁명과 '문송'

그림 6 2017~2019년 연관어 분석 결과 시각화. 인물을 제외한 장소, 기관, 키워드를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가중치 구조 타입 기본이고 가중치는 4를 사용하였습니다.


연관어 분석 가중치 기준 순위는 졸업생 (26) > 교육부 (19) > 미국(1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졸업생과 교육부는 이전에 있었던 것인데 미국이 크게 등장하였습니다.

미국 키워드를 언급한 기사들은 상반된 미국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선일보의 <한국선 '문송'한데… 美 IT기업은 문과생 모신다고 난리> [5] 는 문과 계열 전공 또한 IT 기업에서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언급합니다. 반면 동아일보의 <미국판 ‘문송(문과라 죄송합니다)’> [6]은 미국 역시 인문/사회계열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영학이나 회계학에 대한 수요는 많다는 점에서 '문송'과는 살짝 궤를 달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는 기사에서 4차산업혁명을 지칭합니다. 4차산업혁명의 선두주자로 미국을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의 사례를 많이 언급하다 보니 미국이 2017~2019년 '문송' 연관어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7 2017~2019년 연관어 분석 결과를 워드 클라우드로 시각화


연관어 분석은 키워드의 가중치를 워드클라우드로 시각화하였습니다. 순위는 인문계 (가중치 10.6) > 취업난 (10.59) > 신조어 (10.4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2016년은 단순히 <인구론>과 같이 상황을 인문계의 어려움을 논하는 시기였지만, 2017-2019년은 취업난이라는 상황이 이미 닥친 모습으로 보입니다.

4차산업혁명과 같은 맥락에서 기술변화에 대한 키워드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기술, AI 가상화폐, 블록체인 등의 키워드도 볼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문송'의 맥락보다는 '문과/이과'를 나누는 인터넷 밈의 맥락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이후의 유튜브 분석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해서 변화한 취직 상황과 함께한 '문송'

그림 8 2020년 연관어 분석 결과 시각화. 인물을 제외한 장소, 기관, 키워드를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가중치 구조 타입 기본이고 가중치는 4를 사용하였습니다.

연관어 분석 가중치 기준 순위는 코로나19 (7) 코로나 (7) 통계청 (5) 입니다. 코로나 19가 2020년 모든 주제를 잡아먹은 것을 이 그림에서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의 <신입자리에 '실력파 경력직'이…우리 취뽀 될까?>와 같이 신입사원이 취직이 어렵다는 상황에 대한 기사와 한국일보의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긴 ‘천하제일 GSAT’ ...채용 시험 바뀔까>와 같이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해서 비대면 온라인으로 필기고사와 채팅으로 회사면접을 치르는 과정이 '문송'과 함께 언급되었습니다.


그림 9 2020년 연관어 분석 결과를 워드 클라우드로 시각화

2020년은 기사 갯수가 24건으로 적어서 크게 순서를 매기기 어려웠습니다. 인문계 (2), 상대적 (2), 취업난 (2), 유행어 (2) 의 4개의 키워드가 가중치 기준 1등을 차지했습니다.


[2021] 네카라쿠배당토 개발자와 '문송'

그림 10 2021년 연관어 분석 결과 시각화. 인물을 제외한 장소, 기관, 키워드를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가중치 구조 타입 기본이고 가중치는 3를 사용하였습니다.

2021년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관계도 분석 순위는 코로나19 (19), 개발자 (10), 네이버 (9) 입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비대면 수요가 폭증했고 이에 따른 소프트웨어 개발자 부족에 따라서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의 관심도가 올라가지 않았나 추정해봅니다. <문과생, 개발자, 문송, 네카라쿠배, 네이버>는 강한 연관 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에 가장 관련도가 높은 기사는 한국일보의 <"문송합니다"... 코로나19에 더 죄송해진 인문계 취업자> [10] 입니다. 개발자와 가장 관련도가 높은 기사는 매일경제의 <"연봉도 안마의자도 개발자 우선"…서러운 IT대기업 비개발자>입니다. 네이버와 관련도가 가장 높은 기사는 KBS의 <[ET] 취업 성공한 ‘문송’들…“문과도 할일 많다”>입니다. 카카오와 관련도가 가장 높은 기사는 한국일보의 <취업난 속 ‘문송 탈출’ 러시… "요즘 코딩 교육생 절반은 문과 출신">입니다.

그림 11 2020년 연관어 분석 결과를 워드 클라우드로 시각화

연관어 순위는 문과생 (가중치 3.53), 이공계 (3.43), 문과 출신 (3)로 앞서 언급한 내용과 비슷합니다. 크게 흥미로운 부분은 없었습니다.


문송은 어떤 맥락에서 쓰였을까? - 유튜브 상위 컨텐츠의 '문송' 사용 맥락


위에서는 빅카인즈에서 제공하는 신문 기사의 키워드의 분석을 통해 '문송'의 사용 맥락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기사 검색으로는 네이버나 다음 뉴스의 조회 수 등을 볼 수 없어서 독자의 반응을 살펴볼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 카카오톡 다음으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유튜브에서 사람들은 '문송'의 어떤 측면에 집중하는지 조회 수를 기준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유튜브에서 '문송'을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조회수 5000회가 넘는 영상들을 분류해보았습니다. 조회 수 총합 기준으로 순서를 매겨보았습니다.

795,689회 온라인 밈의 '문송'  

영상들은 주로 '문과/이과'의 온라인 밈의 맥락에서 '문송'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v1, v6, v7, v10, v12]

조회수 1등은 640,556회를 달성한 <"문송합니다" 유시민과 손석희의 문과드립, 2018/1/19> [v1] 라는 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2018년 1월 18일 JTBC 뉴스룸에서 진행된 가상화폐에 관한 토론의 편집영상입니다. 2017년 말-2018년 초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 상승 및 가격 하락이 있었던 직후 시기입니다. 당시 영상에서 유시민 작가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기술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라는 맥락에서 문송하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올해 돌아왔던 가상화폐 붐에서도 유시민 작가의 당시 발언은 다시 회자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었는데 이런 배경을 보여주는 조회 수로 보입니다.


377,088회 '문송'을 조망하는 영상  

아무래도 영상이다보니 기사보다 더 포괄적인 주제를 다루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v3, v4, v5, v18]

이 중 가장 조회 수가 높은 영상은 흥미롭게도 조회수 149,711회를 달성한 대학내일의 <외국대학생도 문송할까?> [v3] 라는 영상입니다. 온라인 밈을 벗어난 가장 높은 조회수 영상이 해외에 대한 관심이라는 점이 참 재밌네요. 이런 해외에 대한 관심은 수요 (시청자, 독자)와 공급 (기자 혹은 영상제작자) 측면 모두에게 관심을 받는 주제가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274,310회 다른 의미의 '문송'을 사용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영상에서 '문송' 변형된 의미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v2, 13v, v19]


57,615회 IT 기술과 '문송'  

새롭게 등장한 IT기술과 문송을 언급한 경우는 세 영상이 있었습니다. [v8, v9, v20]


35,600회 대학 진로와 '문송'  

대학 전공 진로 측면에서 문송을 언급한 경우는 세 영상이 있었습니다. [v11, v15, v16]


21,389회 취직과 '문송'  

취직 측면에서 문송을 언급한 경우는 세 영상이 있었습니다. 영상 매체에서 취직은 관심이 크게 없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는 신문 매체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v14, v21, v22]


결론, '문송'이 갖는 여섯가지 맥락


본 글에서는 '문송'이 갖는 다양한 맥락을 기사의 키워드들을 분석하고 트위터와 유튜브를 가볍게 확인하면서 알아보았습니다. 결론에서는 '문송'의 맥락을 여섯 가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1. 온라인상 밈으로써의 '문송'

'문과여서' 혹은 '이과여서' 다른 전공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맥락에서 여전히 '문송합니다'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회적 현실이 결합하면서 실제로 '문송'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맥락은 유튜브 영상 조회수 1등에서 보이듯 여전히 온라인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2. 인문/사회 전공이 취직률이 낮아지는 상황을 언급한 '문송'

2014년도 등장한 인구론 등의 상황과 닿아있는 '문송'입니다. 이공계열보다 취직률이 낮은 상황에 대한 자조적인 맥락에서 등장하였습니다. 이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도 과거 이공계 기피 현상이 사라지고 오히려 문과 계열의 선택이 줄어드는 모습에서 또한 '문송'을 언급하게 됩니다. 코로나 19의 시기에서 문송이 언급되는 맥락 또한 일종의 신입사원 채용에서 기피되는 전공이라는 점에서 언급이 됩니다.


3. 인문/사회 전공이 대학교 내에서 갖는 위상에서 나온 '문송'

취업률과 같은 경제적 효용으로만 평가하는 경우 인문/사회 계열 전공이 대학교 내에서 설 위치가 없다는 맥락입니다. 앞 부분에서 기사를 다루면서 자세히 언급하였습니다.


4. 4차산업혁명 등 기술에 의한 사회 변화에서 인문/사회 전공이 갖는 의미에 대한 '문송'

한국은 알파고부터 시작해서 4차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더욱 미국 실리콘밸리 등지의 IT 기업들을 조망하면서 생긴 맥락으로 보입니다. 미국 또한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계열 전공이 점점 더 고연봉을 받아서 '문송'하지만, 인문/사회 전공 또한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있어서 기여할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는 '문송'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맥락이 섞여있었습니다.


5.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코로나 19를 계기로 '문송'

취직률과 기술 변화 두개가 엮어있는 맥락입니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폭증했고 스타트업들의 투자금액이 늘어나면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발자 교육 기관 등을 통해서 개발자로 전향하는 사례들이 빈번히 생기고 있는 것이 기사화되면서 '문송'이 언급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코로나 19가 없었으면 '문송'과 개발자가 이 정도로 많이 언급되지는 않았으리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더해봅니다.


6. 청년 세대의 어려움을 자신의 선택 문제라고 치부하는 자조적 맥락의 '문송'

2015년은 신조어가 굉장히 많이 등장하고 유통된 해입니다. 이 당시 등장한 신조어들은 청년 세대의 어려움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금수저'는 2014년 12월의 대한항공의 땅콩회항에 언급되기 시작하더니 2015년 7월에는 '흙수저'라는 신조어가 신문에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로 사람을 구분 짓는 K-계급 담론이 등장했습니다. '헬조선'은 2014년 12월 11일 헤럴드경제의 <“조센징이라 센송하무니다”…부조리 사회 냉소하는 젊은이들>에서 등장했습니다. 'N포세대'란 단어도 2015년 8월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실제로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 또한 2015년 근처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림 12 빅카인즈 검색 결과로 얻은 신문 기사 상 키워드 트렌드


기존에 채택되었던 글[15] 에서 말했던 것처럼 공개채용보다 수시채용을,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을 선호하면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기 시작하면 제너럴리스트 전공인 문과 전공, 즉 인문/사회계열 전공은 신입사원으로 취직하기 어려운 전공이 됩니다. 헬조선에서 흙수저가 취직까지 못 하면 N포세대로 수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맥락에서 살펴보면 '문송'은 2015년 헬조선 속 청년들의 자조적인 모습을 묘사하는 단어로 시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용 자료 목록]

본 글의 노션 링크, https://jolly-cheetah-364.notion.site/6cf85df25f2a4b6bbd72bb8207153dae

언급된 신문기사 목록

[1] [世智園] “문송합니다”, 심윤희 기자, 매일경제, 2015/2/23,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15/02/173990/

[2] 사회 기초학문 대학생들 "누가 우릴 '문송'하게 만드나요?", 하지율, 오마이뉴스, 2015/3/20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91165

[3] '문송'을 아십니까, 이유진 기자, 한겨레, 2015/3/22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683374.html

[4] 인문학과 인문계 '한 글자'의 차이, 디지털뉴스부, 한국일보, 2014/10/21

[5] 한국선 '문송'한데… 美 IT기업은 문과생 모신다고 난리, 김신영 기자, 조선일보, 2019/3/26,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6/2019032600244.html

[6] 미국판 ‘문송(문과라 죄송합니다)’, 한기재 기자, 동아일보, 2017/4/28,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170427/84114128/1

[7] 프라임사업과 인재육성,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일보, 2016/5/17,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605171393736603

[8] [서소문 포럼] 정체성 모호한 ‘짬뽕 전공’ 누가 맛있어 할까, 양영유 논설위원, 중앙일보, 2015/12/24, https://www.joongang.co.kr/article/19298973

[9] ‘문송합니다’ 여파? 外高 지고 자사고 뜨고, 이도경 기자, 국민일보, 2016/4/10,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92496

[10] "문송합니다"... 코로나19에 더 죄송해진 인문계 취업자, 곽주현 기자, 한국일보, 2021/3/15,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31515040004983

[11] "연봉도 안마의자도 개발자 우선"…서러운 IT대기업 비개발자, 배윤경 기자, 매일경제, 2021/3/25, https://www.mk.co.kr/news/it/view/2021/03/286942/

[12] [ET] 취업 성공한 ‘문송’들…“문과도 할일 많다”, KBS, 2021/4/12,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60493

[13] 취업난 속 ‘문송 탈출’ 러시… "요즘 코딩 교육생 절반은 문과 출신", 최연진 기자, 한국일보, 2021/7/28,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72809130004162

[14] 사회적 문제를 자신의 선택의 잘못으로 돌리는 '문송합니다', 이지웅 기자, 헤럴드경제, 2014/12/11,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41211000115

[15] <한국의 고도 성장기 종말>과 <IT 기술 변화>가 낳은 '문송', https://brunch.co.kr/@flaneurintech/4


'문송' 키워드로 검색한 유튜브 영상 목록

[v1] 2018/1/19, 640,556회, "문송합니다" 유시민과 손석희의 문과드립, 돌발 정치르포, 7rNcXZZYd9U

[v2] 2017/12/25, 256,315회, 고려대학교 2차 대자보, 촛불 여러분 이제 정말 '문송'해야 합니다, 민심방송TV, z_aZU1zDIGw

[v3] 2018/3/5, 149,711회, 외국대학생도 문송할까? by 대학내일, 대학내일, ZB1TQnNF27w

[v4] 2015/11/2, 125,298회, 프레임人-셀프다큐, 청춘 - 제2부 문송합니다_#001, EBSDocumentary (EBS 다큐), BoyGXW9zK0E

[v5] 2015/11/2, 94,202회, 프레임人-셀프다큐, 청춘 - 제2부 문송합니다_#002, EBSDocumentary (EBS 다큐), yF4EXYKmkS8

[v6] 2020/2/4, 67,038회, 서민특급 | “문재인 대통령님 문과만이 능사가 아닙니다”…‘이과 출신’ 서민 교수가 말하는 이과의 중요함(ft. 문송합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S41MBKvpzJQ

[v7] 2020/10/11, 57,261회, 날 바보로 만든 한글날 미션.. 세종대왕님 문송합니다ㅠㅠ [모배], 다옴 DAOM, JlmDPbxMYkI

[v8] 2020/6/23, 29,844회, AI 코딩 기술 등장.. 문송시대 가고 공송시대 오나 f.김유경, 삼프로TV_경제의신과함께, s8jfAwoCUlk

[v9] 2018/4/25, 22,008회, 문송 않으려면 코딩이라도 해놔야지! [취준인더트랩 ep.14] : 취업왕, 나라의 TMI, nmpOKJ44hNU

[v10] 2018/7/23, 18,138회, 문송합니다.., 흑운장TV[BLACKTUBE], DWHjeKEU3N4

[v11] 2018/11/11, 16,654회, [문과 VS 이과] 문과가 간호학과에 오면 겪는 일!? 문송하지말아요!, 간식시간 KOREA NURSES, dRs6yJZQOv8

[v12] 2021/6/1, 12,696회, [몬스터헌터 라이즈] 태도 종결 커스텀 3.0 문송합니다, 군먹, fbfSrlYwgas

[v13] 2018/4/7, 11,422회, 서울역 11차_ 광화문 광장에서 외친 '문송' _ 조원진 의원, TV baijin, IH-tVR7m9lM

[v14] 2018/3/27, 10,487회, 취준생의 애환, 그리고 문송합니다, 쏘이Soy The World, Om6xEicvu74

[v15] 2015/8/10, 9,597회, 문송합니다 문송할 필요없다 - 연세대 경제학부 신기수 공신 ★ 공신 강성태, 공부의신 강성태, GDZ9Dr8Jb_o

[v16] 2019/9/1, 9,349회, 인문계 학생들, 수시 지원 전에 꼭 보세요! [문송안하는 학과 특집], 진학티비, F7USrMo3TRI

[v17] 2018/4/9, 5,149회, 문송합니다 시즌1: 문과생과 수포자를 위한 비트코인, NqWKFFz0UTw

[v18] 2019/11/13, 7,877회, 왜 문송할까? "문송합니다"의 핵심 이유, 체인지그라운드, ThVuSEgWsaM

[v19] 2018/4/7, 6,573회, [카메라톡톡!] 문송합니다~~ 명동을 뒤집어 보장!!!(Live), 동그라미, YpstcnClnWA

[v20] 2021/6/2, 5,763회, 넘쳐나는 IT/개발 채용에 지친 문송러, 비개발자들을 위한 채용 소식✨, 인싸담당자, Q9KtLiuF50s

[v21] 2015/12/31, 5,704회, '문송합니다, 화석선배' 청년취업 한파, 내년도 '꽁꽁' / SBS, SBS 뉴스, 03MalF9FSpg

[v22] 2012/11/14, 5,198회, 인문학은 문송합니다? 인문학 전공 구글 상무가 밝히는 구글 입사 방법, 예스티비, WLaBbRn25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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