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에서 독립하기

독립활동가의 독립운동 시작과 중단

독립! 

그토록 원하던 독립. 

독립 (independence, 獨立)

1. 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로 됨.

2. 독자적으로 존재함. 독립 초소.

3. 개인이 한집안을 이루고 완전히 사권(私權)을 행사하는 능력을 가짐.

1919년 우리나라는 일제 식민 통치에서 독립하기를 기원하며 독립만세운동을 했다.

2023년 100년하고도 4년이 더 지난 오늘, 나의 독립운동도 계속해서 진행중이다.

나의 독립운동의 시작은 20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까지 여러 장르의 작업을 해왔지만 어떤 장르가 되었건 나는 항상 메인스트림에서 놀지 못하고 독립, 인디의 영역에 속했다. 독립영화에서 시작하여 그뒤로 독립레이블, 인디크루, 독립출판으로 나의 독립운동은 이어졌다. 새로운걸 해봐야지 하고 새로 달려가면 거기에도 꼬리표처럼 꼭 앞에 독립이 붙어있었다. 

선조들의 독립운동이 척박하고 절망적인 상황이었듯이 독립이란 무엇인가 결여된, 자주적이지 못한 상황에 놓여 어딘가 구슬프고 한이 서린 느낌이다. 나의 독립활동도 항상 부족하고 어딘가 결핍된 느낌이 들었다. 모든 열정을 쏟아 만들어낸 결과물은 대부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사라져 내 안에 작은 구멍들을 만들었다. 작은 구멍들이 여기저기 모여 큰 구멍을 만들자 이제 더이상 무언가 만드는 것이 무의미해져갔다.

항상 부족하고 결핍된 그것. 그것은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피할 수 없는 돈이었다. 자본에서 독립된 장르라는 의미의 '독립OO' 이지만 그 어떤 것도 자본에서 독립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독립이 붙어있는 단어에는 독립하지 못한 상황임을 드러내는 것 같다. '독립 지향' 혹은 '독립 기원', '독립 추구' 등 독립 뒤에 희망이 숨겨있는 말이었다. (물리적으로 독립되어 있는 독립주택은 제외!)

'독립 지향' 활동을 한참 해보고는 이걸로는 독립할 수 없음을 느끼고 진정한 독립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 돈좀 벌어보자!' 하고 돈을 벌기로 마음먹고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곤 이후 얼마 후 프리랜서와 비슷한 의미로 독립워커란 말이 쓰이기 시작했다. '독립에서 독립하기 위해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는데, 또 다시 돌아온 곳은 독립워커로군.' 결국 독립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독립하지 못한 독립워커는 독립운동을 접고 회사에 소속되기로 한다. 하지만 언제나 독립을 꿈꾸며 진정한 독립을 위해 실력양성을 하고 있다. 이전의 프리랜서처럼 그저 남의 일을 외주받아 작업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일에 대한 비전이 분명하고 진정한 독립-경제적 자립-을 이뤄내는 것. 그날을 위해 독립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콩알 독립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