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발견하는건 꼼꼼한걸까 꼼꼼하지 않은걸까
편집실에서 일하던 시절, 내가 봐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로 실장님께 꾸지람을 받으며 오늘은 또 어떤 실수로 혼나게 될지 매일 마음 졸이며 다니던 때가 있었다. 당연히 해야할 작업들을 빠뜨리는 정도의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이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때는 그냥 주변에 아무것도 안보이고 당장 보이는 눈앞의 문제를 어케든 넘기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던 것 같다. 사실 나는 평소에 꼼꼼하다는 소리를 꽤 듣는 편이었는데, 그런 내가 이렇게 놓치는 것들이 많다니 나를 잘못 알았구나 싶었다. 실장님 말씀대로 꼼꼼해보이지만 실제로는 덤벙거리는 사람이었구나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때는 너무나 초보였고 일의 전체 상황이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코앞의 상황밖에 보이지 않아 실수가 많았던 것 같다. 프리랜서로 혼자 모든 것을 컨트롤하면서 일을 해보니 전체가 보이고, 전체가 보이니 하나 하나의 작은 실수들도 더욱 잘 보이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꼼꼼하지 않은 탓인지 작업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렌더링을 걸어서 영상 추출을 한 뒤에야 보이는 실수로 몇 번을 뽑아낸 뒤에 클라이언트에게 파일을 전달하곤 한다. 어쩔 때는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클라이언트 쪽에서 실수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는데, 너무 사소하고 당연한 부분을 놓쳤을 경우에는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인것 같아 눈앞이 아찔하다. 그래서 더더욱 실수를 보이지 않기 위해 보내기 전에는 꼼꼼히 확인을 하고 보내게 되었다. 하지만 과연! 실수를 계속해서 발견하는 것은 꼼꼼한 것인지 꼼꼼하지 않아서 계속 실수를 하는 것인지는 의문... (이지만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꼼꼼하기 때문에 실수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위안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