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예찬

제 12화 국밥의 부흥을 위하여~!

by 동상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치킨을 배달시켰다. 난 당연히 치킨을 좋아하니 먹음직스러운 자태에 반해 룰루랄라 하며 달려들었지만 그 당시 다이어트에 전력을 다하고 있던 아내였기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가련한 유부남으로서 왠지 모를 불안감 느껴졌다. '오늘 중요한 무슨 날인가? 아니면 아내가 나에게 중요한 부탁할 게 있나?' 등 이상한 생각을 하며 최대한 덤덤하게 “웬 치킨이고?”를 천연덕스럽게 물어봤다. 나의 본연적 불안감과는 무관하게 “우리 동네에 치킨 대전이라는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가게가 있어서 시켜봤어.”라고 아내가 대답했다.


그런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잠깐 전의 걱정은 사라지고 어느덧 역시 우승할만한 곳답게 바삭하고 촉촉한 치킨을 신나게 먹고 있었다. 먹다 보니 치킨은 치맥 아닙니까? 하며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고 맥주하면 그 친구인 소주를 그리워하며 소맥, 소주엔 역시 반주로 그만인 뜨끈한 국밥인데 하면서 두서없는 의식의 흐름이 지나갔다. 결국 그 종착은 '왜 국밥 대전은 없지, 하면 좋은 텐데.'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만의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은 것이다. 최근 흑백요리사도 흥했으니 내가 PD가 됐다고 생각하고 국밥요리사 한번 만들어 보자.


첫 번째 안은 여러 종류의 국밥으로 싸우는 것이다. 1라운드 돼지 국밥, 2라운드 소고기 국밥 이런 식으로 갖가지 국밥을 가지고 요리사들의 실력을 겨루는 방식이나 각 국밥별로 최고의 식당을 3~4군데 선정하여 어떤 국밥, 어떤 식당이 최고인지를 겨루는 것이다.


두 번째 안은 돼지국밥만 가지고 경연하는 것이다. 한국 외식업중앙회 부산시지회에 따르면 돼지국밥을 취급하는 식당 742곳이나 된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더 많은 식당들이 있을 것이다. 탁한 국물의 국밥, 맑은 국물의 국밥, 돼지고기의 크기 등 비슷한 종류의 돼지국밥끼리 먼저 토너먼트를 거쳐, 탁한 국물의 최고 돼지국밥과 맑은 국물의 최고 돼지국밥이 승부를 거쳐 최종적으로 우승 가게를 선정한다.


만약 국밥요리사가 뜨기만 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국밥을 찾아 헤맬 것이고 그 지역은 관광 특수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유행에 편승하여 요샌 잘 먹어주지도 않는 아내와 당당하게 '여기가 우승한 가게야.'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국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 더 행복 회로를 돌려보면 4강에 올라온 가게를 모두 가보던지, 아내가 갑자기 국밥에 빠져 1주일에 한 번은 꼭 먹어 줄 수도 있다.


여러 방송국의 PD 님들 솔깃하지 않습니까? 제발 만들어 주세요. 저는 꼭 본방 사수하겠습니다.

국밥의 부흥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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