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까지 세상을 반만 보고 살았다. 아니 반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살고 있었다. 나는 항상 천장이라 부르는 불이 꺼져있거나 켜져 있는 단순한 모습만 반복해서 볼 뿐이었다. 내가 울며 흑막들을 보챌 때는 흑막들이 나를 안아 돌아다닐 때 언뜻언뜻 다른 장면들이 보이긴 했지만 대부분 비슷한 천장만 보며 지루하기 그지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내가 아주 어리고 미숙할 때 아무런 계획도 없이 뒤집기를 성공했다. '참 그땐 어렸지. 여기 온 지 50일이 지났을 때였나?' 잠시 그때를 회상했다.
뒤집기를 성공했을 당시 난 기쁨에 겨워 주변을 살피지 못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휙 지나갔던 장면들은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들이었다. 아주 짧았지만 강렬했던 기억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누워있던 바닥도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은 잠시 뿐이었다. 나의 연약한 팔다리와 목은 잠시도 못 버티고 나의 얼굴과 몸은 바닥에 다시 밀착해야 했다. 난 주변을 살피고 싶었지만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어두컴컴한 내 눈꺼풀이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어왔던가? 흑막들의 잔인한 터미 타임의 고문은 나의 목이 고개를 오래도록 가눌 수 있게 만들었고 나의 노력에 산물인 수많은 "딸랑"과 "도레"는 나의 팔다리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나의 신체는 이전과 달리 강건하기 그지없었다. 이제 나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전과 같이 실패해서 부끄럽게 울지 않겠어!"
팔을 부드럽게 흔들고 다리도 옆으로 힘차게 뻗었다. 나의 몸은 삐걱거렸던 예전과 다르게 부드럽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좀 더 여유롭게 팔을 흔들어 반동을 줬다. 나의 몸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난 다리를 힘껏 찼다. "휙" 내 몸은 손쉽게 뒤집어졌다. 뒤집기를 위해 힘을 써서 인지 아니면 새로운 세상의 기대 때문인지 나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나는 잠시 쉬며 가쁜 숨을 돌렸다. 난 바닥에 붙은 나의 머리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눈꺼풀 안에서 어둠만 보던 나의 눈에 드디어 다른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계속 나의 등을 폭신하게 해 줬던 새하얀 매트가 먼저 보였다. '나의 뒤집기를 방해하던 애증의 매트가 이렇게 생겼구나.' 난 조금 더 힘을 내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반전된 세상은 내가 기대했던 모습보다 더 새로웠다. 단순했던 천장만 바라보던 내가 어지러울 정도로 여러 가지의 물건들이 보였다. 노란고 커다란 의자, 하얀 식탁, 나의 기저귀를 착취하던 기저귀 갈이대, 내가 잘 때 누워있던 창살이 있는 침대 그리고 거대한 흑막들.
이때까지 보지 못했던 세상을 접한 나는 놀라움에 눈이 동그래졌다. 더 살펴보고 싶은 마음에 고개를 돌려보려 했지만 튼튼하다 생각했던 나의 목은 더 이상 나의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지 못했다. 다시 난 바닥에 머리를 대고 어둠 속에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반전된 세상, 새롭고 흥미로운 세상을 난 목도 했으니 난 슬프지 않았다. 나의 지평은 더없이 넓어졌고 내가 탈출할 수 있는 길이 보였다. 비록 시리도록 차갑게 보이는 무거운 문이 가로막고 있지만 언젠가 나 스스로 저기로 나아갈 것이다. 오늘은 행복하다. '방긋 방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