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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변인팬클럽 Sep 18. 2020

유례없는 기후 위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강인구님

어떻게 하면 덜 쓸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 해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에게 올 한 해는 어떤 키워드로 남으실까요? 코로나19와 역대 가장 긴 장마로 모두가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고 계실 것 같습니다. 깊은 우울감, 미래에 대한 걱정들 모두가 한 번씩은 떠올린 두려움이 있으실 텐데요... 바로 유례없는 기후 위기입니다.


통계적으로 10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날 수 있는 날씨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잦은 산불, 태풍, 장마 이 모든 변화들이 단발성의 특이 사항이 아니라는 건데요.


실제로 빙하기 이후, 지구 온도가 섭씨 4도 상승하는 데, 1만년이 걸린 반면, 산업화 이후 불과 100년 만에 1도가 올랐습니다.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노인과 경제적 취약계층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며, 사망 위험은 5% 증가한다고 합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0.5도 오르면 1억 명에 달하는 난민이 발생할 수 있고요.


기후의 문제가 단순히 날씨의 변화뿐 아니라, 내 직업, 생명, 우리의 삶 터전까지 이어지는 것이지요. 내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드는 요즘, 그 고민을 행동으로 옮기는 단체 '댄졀어스'의 대표 강인구 님을 만났습니다. 저흰 인구님과의 인터뷰 이후에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사고 싶었던 옷을 사지 않게 되었어요.


여러분에게도 이 인터뷰를 보신 후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합니다.


https://youtu.be/rXs_80VLe40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댄졀어스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강인구라고 합니다.


어떻게 댄졀어스를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저희는 기후 위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자,라는 맥락에서 모이게 되었습니다.뜻이 맞는 8-10명 정도 모여서 고민을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희도 올해를 겪으면서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댄졀어스는 어떻게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기후 위기에 관련된 영상을 우연하게 보게 되었어요. 기후 위기는 북극곰이 집을 잃는 것 같은 지구상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가 직면한 위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바뀌지 않는다면 미래도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고, 내 미래가 달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댄졀어스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맞아요. 그런데 저희가 지금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후 위기 대책은 뭐가 있을까요?

이미 소비하고 있던 것을 중단하거나 줄여나가는 일이라, 불편을 감수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에요. 개인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여태껏 누려온 편리함들이 그냥 주어졌던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의 나의 반 지구적인 행동들을 되돌아보면, 지금의 불편함 정도는.. 참을 만하다는 거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고기를 안 먹는 것이라고 해요. 그런데 당장 밖에서 점심 메뉴를 고른다면 식당에서 선택지가 제한되는 그런 부분들이 힘들죠. 그 와중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비빔밥에 계란을 빼달라고 요청하는 것들. 그런 것들은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대중의 인식 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리더들이 이끄는 구조적 변화에요. 그들이 서포트 해준다면 (큰 유통 업체에서 채식 위주의 상품을 내놓는 것 같은),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한번 생각하게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롯데리아에 채식 버거가 나왔는데,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 메뉴를 보고 ‘어? 이런 메뉴가 있네?’ 하고 고기를 안 먹는 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거죠.



저도 전에 2주 정도 채식을 시도해봤어요. 해보니 너무 어려웠어요.

맞아요, 어려워요. 그래서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내가 실패했다는 생각 때문에 좌절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향점을 두되, 하루하루의 성과에 의의를 갖는 것이 바람직해요. 너무 완벽한 목표를 가지게 되면 실천하기가 더 어렵고, 작은 실패에도 “난 안돼.. 난 틀렸어..”라고 쉽게 좌절하게 되죠.


와 너무 와닿는 이야기에요.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요.

사실 자주 마주하는 딜레마가 있다면,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담론 앞에서 개인적 차원의 노력이 의미가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연타가 와요. 그때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주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선한 영향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별난 나의 이 모습이 알게 모르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더라고요. 친구들이 플라스틱 컵 쓰면서 “이거 인구가 보면 뭐라고 하겠구나.” 하는 것처럼, 그 사람들에게 생각의 틈을 벌려준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댄졀어스 인스타그램을 봤어요, 개인적 차원의 실천도 하시지만, 거리로 나가 피케팅도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저희끼리 의심도 많았어요. “과연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까?"하고요.


첫 피케팅은 광나루역에서 진행했는데, 출퇴근하는 분들이 관심을 많이들 가져 주셨어요. 직접 질문하시는 분도 계셨고. 그분들이 주신 시선만으로도 우리는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코로나로 인해 피케팅 활동을 중단하셔서 너무 아쉬우시겠어요. 코로나19가 끝나면 다시 재개하실 것이지요?

그래야죠, 댄졀어스를 기획하면서부터 주 활동을 피케팅으로 정했었어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피케팅 다시 나가야죠!



기후 문제가 단순히 이상기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삶 전반적 영역에 걸쳐 연결된 문제를 야기한다고 하는 기사를 봤어요.

기후 시스템 자체가 변하게 되면, 생각지 못한 기후난민 문제도 생겨나요. 우리 아시아 쪽은 농업이 주 산업이어서 기후 문제는 곧 식량문제로 연결되어요. 식량을 구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즉 기후 난민이 될 거예요. 우리나라도 곡식이 내수보다 해외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 문제도 이웃나라 사정이 아닌, 우리가 마주할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에서는 누가 효율적으로 누가 더 많이 벌어들이는지, 누가 더 많이 소비하는지가 중요한 척도인데, 지금 기후 위기를 앞둔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덜 쓸 수 있을까가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주에 댄졀어스 팀을 인터뷰이로 선정하고 나서, 며칠간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를 실천했어요.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더라고요!

맞아요. 저는 남들 앞에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그래야 저 스스로도 좀 더 잘 지키려고 하는 것도 있어요.

더 나아가 기업이나 사회가 나서서 구조적 변화를 모색하고 개인이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면 좋겠어요.





댄졀어스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가요?

단기적 목표는 없어요. 장기적 목표는 기후 위기가 오지 않는, 좀 더 좋은 세상? 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인터뷰를 보고 계시는 분들께 해주고 싶은 마지막 한마디가 있으실까요?

오늘의 인터뷰를 통해서 적은 수의 사람들이라도 이것이 나의 문제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시면 좋겠어요.



https://www.instagram.com/dangerearth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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