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스로를, 또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게 재미있어요.
주변인 팬클럽 인터뷰를 시작하게 된 계기 중에 하나는 동경이었습니다. 멋지게 자신의 철학을 쌓아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감탄, 부러움이었어요. 철학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 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머릿속의 아이디어들을 실제로 실현시킬 때, 그때 그 사람의 철학은 단단해지고, 빛을 발하더라구요.
저는 사실 그러지 못하거든요. 하고 싶은 것들은 잔뜩인데, 쉽게 일을 저지르지 못하고 생각만, 말만 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무엇이든 척척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어떤 사고 방식을 지녔을까? 무엇이 그들을 그냥 '행동하게' 만들까? 하구요.
오늘의 주인공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모두 심리학을 전공하고 방향키를 확 돌려 현재 이동통신회사 신기술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보다 더 잘 살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익명의 주인공 그 인터뷰를 시작해봅니다.
자기소개 해주세요
31살, 지금은 이동통신사 신기술팀에 다니면서,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많이 고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에겐 두 가지 축이 있는데요, 하나는 심리학, 상담 축이고, 하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 이에요. 그 접점을 찾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왜 심리학과를 가게 되었나요?
재미있었어요. 제 스스로도 그렇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도 재밌고요. 사람에 대해 공부하고 알게 되는게 재밌어서 대학원까지 갔어요.
왜 사람이 좋나요?
재밌지 않나요? 저는 사물(핸드폰 등)보다는 사람이 재밌어요. 저 자신도 그렇고 다른 사람도 그렇고. 거창한 이유는 없어요.
대학원에서 심리상담쪽을 전공한 이유가 있나요?
고민이 진짜 많았어요. 제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관심이 하나는 사람, 또 하나는 뭔가를 만들어서 크게 여러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변화였어요.
개인적으로 끌리는건 상담 이었는데, 또 거시적인 제도나 정책도 관심이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연치 않게 진학하려는 대학원 교수님께서 이 두가지를 모두 다 하신다는 것을 듣고 진학 하게 되었어요.
배워보니 어땠나요? 심리학 전공 대학원을 나왔지만 현재는 다른 쪽으로 분야를 바꿨는데?
대학원 가기 전에 관심 분야에 대해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는데, 그때 답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이 영역 안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그 쪽으로 가기에는 굉장히 더디고 힘들다’. 이제 이해되어요. 힘들다고 했던 것이.
실제로 그 안에서 개인이 아닌 시스템을 바꾸는게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예 영역 밖에 나와서 다른 것을 배워서 접목시켜보자, 라고 해서 분야를 바꿔보았어요.
원래는 대학원에 가서 하려고 했던 것이 뭐였나요?
제가 실제로 상담을 받아 보기도 했고, 상담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거란 믿음이 있었는데, 그 당시엔 상담이 그 장점에 비해 음지에 있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 보였어요. 이것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게 있다고 생각도 들었구요.
정책이든 서비스든 필요한 사람들이 더 많이 상담을 접하고 잘 살아가도록 하는게 제 목표였던 것 같아요
지금은 상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차을 줄인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좀 더 잘 살 수 있도록 돕는게 큰 범주에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상담이 될 수도 있고, 지금 하고 계시는 것처럼 인터뷰를 사람들한테 퍼뜨려주는게 될 수도 있고요.
말씀 하시는 걸 들어보면, 생각을 실현으로 옮기는 사람이신 것 같아요. 대학교 때 만드셨던 ‘이퀄’도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대학교 때 복지관에서도 봉사를 했었고, 학교에서도 장애활동도우미 활동을 했었어요. 전혀 몰랐었는데 장애 학생들의 생활이 우리와는 너무 다르더라구요.
제가 봤던 그 학생들의 루틴은 센터-수업-센터 이거였어서, 제 관점에서는 되게 제한된 생활이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당시에는 그 문제에 꽂혀서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 학교에 관련된 동아리가 있는지 찾아봤어. 그런 단체가 있는지 찾아봤는데 없더라고요.
일단 1차적인 목표는 비장애학생과 교류하는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하나는 제가 졸업하고 장애학생도우미를 더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바뀌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지속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았어요. 그 당시에는 그냥 여러 사람이 모이면 내가 혼자 하는 것보다 뭔가 시스템적으로 바꿀 수 있는게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 동아리에서 어떤 활동들을 했었나요?
일단 첫 번째는 장애 학생 체험 행사를 정기적으로 했었요. 행사는 1. 교내의 인식개선 2. 장애인, 비장애인 학생의 차이를 좁히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매 학기 첫번째 수업은 OT를 짧게 하니 교수님 허락하에 들어가서 영상을 틀어주는 것을 기획 했어요. 예를들면 우리가 몰랐던 에티켓들이 있어요. 시각장애학생을 옆에서 끌어주는 걸 에티켓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우리가 손을 내어주면 시각장애학생이 그 손을 잡아서 가는게 그 입장에서는 더 편한 거거든요. 이 프로젝트는 저 졸업하고나서 학교 입학식에서도 했었어요.
두번째는 앱을 만들기.
휠체어 타고 다니는 학생들은 장애학생 화장실을 찾아야되고, 턱이 없는 길을 찾아가야되고 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학교 주변 식당도 5cm 턱이 있으면 못 들어가거든요. 동아리 사람들끼리 나눠서 외부 식당을 돌아다녀서 턱이 있는지 없는지, 주변에 화장실이 있는지 없는지, 휠체어가 들어갈 자리가 있는지, 식당의 메뉴는 뭔지 그런걸 다 모았어요.
졸업할 때 쯔음 컴퓨터공학쪽 학생들과 만나서 앱을 만들었어요. 아마 잘 쓰진 않을것 같지만(웃음)
프로젝트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것이 무엇인가요?
사실, 처음에는 끝까지 갈 수 있다고 자신하진 않았어요. 사실 지속하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게 시작하는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거든요. 시작하냐 안하냐가 내 기준에 있어서 뭔가를 하는데 있어서 나에게 젤 중요한 기준이야. 지속까지 되면 젤 좋은거고. 운이 좋은거고.
자신을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는 무엇인가요? 다들 생각은 하지만 실행으로 옮기기 어렵잖아요.
일단은 그 일을 할때 내게 얻어지는 에너지가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동아리 할 때에도 갑자기 자려고 누웠다가도 갑자기 떠오르면 일어나서 정리해보고 할때가 있었어요. 그런 생각이니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 그런 시작 포인트를 어디에서 찾나요?
구체적인 일상경험에서 찾아지는 것 같아요. 일상생활을 하다가 경험하거나 관찰하는 불편이 원래 가지고 있던 추상적인 생각과 연결되면서 발전하는것 같아요. 아마도. 그런것 같아.
최근에 뭔가 불편하거나 꽂혀있는 무언가가 있나요?
심리 검사 중에 TCI라고 있거든요. 요즘 MBTI는 다들 알잖아요. TCI는 굉장히 정확하다고 생각해요.
일상에서 본인을 이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 중에 하나인데, 심리상담센터에 가야된다는 장벽 때문에 가지도 못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TCI 검사에서는 (타고난) 바뀌지 않는 기질과 (상황에 따라) 바뀌는 성격을 보여줘요. 예를 들면 내 기질이 안정지향적인데 내가 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면, 기질과 괴리가 있어서 고통스러운거죠. 이 검사를 통해서 그 이유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평소에도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뭘 하면 재미를 느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군요.
항상해요
성공이란 무엇인가요?
내가 포착한 문제를 내가 자유롭게 해결하는 것. 그게 안되더라도 계속 해 갈 수 있는 것.
돈이 많으면 뭐하고 싶나요?
계속 삽질처럼 이거 저거 한번 해보는 것이요. 크게 뭔가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 (그러면 좋겠지만) 보다는 소소하더라도 이것 저것 시도해 보는 것.
<So good, they can't ignore you(열정의 배신) > 라는 책이 있어요. 사실 저는 '내가 하고 싶은 걸 100% 집중해서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인데 이 책에서는 '그러면 네 인생 망한다'라는 내용이에요. 그게 저에게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이게 보지 않았던… 현실의 면이잖아요.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 직업적인 자유를 얻기 어운데, 그걸 위해 내 역량을 키워야 되는구나 이런..생각을 했어요.
누가 가장 영향을 미쳤나요?
감사하게 생각하는게 저는 집에서 큰 압박이 없었어요. 학창시절에 학원도 안 다녔거든요. 저를 엄청 풀어주셨어요. 하고 싶은대로 하게끔요. 기반이 거기에서 온 것 같아.
처음으로 생각을 실행으로 옮긴게 무엇인가요?
군대에 있을 때 너무 근질거려서 마음 맞는 친구랑 월급 나온거 모아서 보육원에 과자 보내볼래? 라고 해서 보냈거든요. 답이 안오는거에요. 왜냐면 저희가 엄청 조금 보냈거든요 (웃음) 그
자신에 대한 타이틀 (제목)을 뭐로 했으면 좋겠나요?
사람, 우정, 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