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도 금단현상이 있다.

큰아들의 자리

by 최다온

20년을 같은 집에서 먹고 자고 했다. 하루의 긴 시간을 얼굴을 본 건 아니지만, 아침에 헤어지고 다시 저녁에 집에서 만났다. 그렇게 늘 내 곁에 있을 줄 알았다. 큰아들이 작년여름 해병대에 입대했다. 그 후 내게 금단현상이 찾아왔다. 함께 할 때는 잘 몰랐던 아들의 빈자리에 대한 그리움. 물론 편안함도 있었다. 국가가 아들에게 규칙적으로 잠자게 하고 식사하게 하고 휴식하게 함을 믿고 있으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일상에 순간순간에 찾아오는 그리운 순간들이 있었다.


큰아들은 내게 늘 친절했다. 엄마를 위하는 마음을 잘 표현하고, 식사를 준비할 때 늘 내 옆에서 하나라도 거들어 줬다.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엄마가 좋아하는 간식을 가슴에 품고 들어오기도 했다. 분리수거도 앞장서서 하고, 설거지도 잘 도왔다. 아들이 없는데 돌아오는 그런 시간들이 아들을 그립게 했다.


훈련소에 있던 6주 동안은 주말만 연락이 돼서, 주말만 기다렸다. 물론 일주일 열심히 일하고 생활에 집중하면서 주말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해야 조금 더 지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6주의 훈련을 마치고 자대비치를 받았을 땐 그래도 매일 저녁엔 연락이 되었지만, 훈련소에 있던 때에 아들 금단현상이 심했다.


뭔지 모르게 허전하고 보고 싶고 그리웠다. 이게 바로 엄마의 금단현상이었다. 아침이 되면 아이의 방을 보게 되고 저녁이 되면 밥을 지으면서 생각난다. 매일 곁에 있던 아이를 하루아침에 볼 수 없게 되었다. 손을 잡을 수 있었던 온기, 귀에 익었던 목소리,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던 일상의 대화들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다.


잘 지내고 있을까, 밥을 잘 먹고 있을까, 오늘은 덜 힘들었을까, 그렇게 매일 생각했다.

아마 그곳에서 아들도 그랬겠지. 우리의 사랑에도 금단 현상이 있다.

서로 소중함을 알게 되는 시간일 것이다.

어느새 아들은 11월에 전역을 앞둔 상병이 되었다. 그렇게 모든 시간은 흐른다.

점점 금단현상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매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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