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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작가Join Feb 12. 2024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세상일이 마음대로 다 된다면 참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좋은 일을 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답답함을 느낍니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따지는 세상이다 보니, 동기가 선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선한 과정조차 무시되거나 심지어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점검하던 중에 싱크대의 수도관을 만지다가, 그만 수전과 앞쪽에 연결되어 있는 헤드가 떨어져 버렸습니다. 손에서 빠져나간 수전은 수도관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물을 틀면 싱크대 안쪽으로 물이 새네요. AS를 신청해서 기다리는데, 빨리 반응해주지 않는 편이어서 마음이 답답합니다. 취지야 점검이었고, 궁극적인 목표는 생활의 편리를 위함이었는데, 결과가 반대로 나왔습니다.    

  

가끔은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는 모임에서도 답답함을 느낍니다. 사람마다의 특성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체로 무관심, 혹은 이기심에서 비롯됩니다. 혹은 무지에서 파생되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로 제안을 해도 무관심하면 그 일은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때로는 좋은 일을 제안하는 사람의 의견에는 동의해도 자기가 중심에 서지 않으면 돕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경우는 취지에 맞게 제안자가 진행하면 될 수도 있으나 진짜 문제는 ‘무지’에서 파생한 문제입니다. 알지 못하면, 혹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 진짜 문제는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과 일할 때,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사람들은 여러 번 듣고, 보면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아는 게 아닙니다. 영어 팝송을 수천 번 들으면 그 내용이 이해될까요?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내가 영어를 알아야 이해가 됩니다. 제목 정도는 알 수 있겠죠.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단어를 그냥 그대로 흥얼거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팝송을 다 부를 수 있거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팝송 가사를 보고, 모르는 단어는 찾아가면서 해석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들리고, 이해도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랫동안 뭔가를 했으니까, 안다고 착각합니다.      


오늘은 일찍부터 안아를 앉혀두고 진실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진실은 유튜브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라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대충대충, 겉핥기, 혹은 왜곡. SNS에 빠진 사람들의 관종에 대한 열정이 주는 병폐 등, 안아한테는 아침부터 어려운 시간이었을 듯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해야 할 소리는 해야죠. 아이를 양육하는데, 훈육과 타협은 백지 한 장 차이입니다. 고작 백지 한 장이라지만, 질풍노도 시기의 백지 한 장은 같이 들어야 들고 갈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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