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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작가Join Feb 26. 2024

“주아의 유치원 1년 살이”

유치원을 오래 다닌 것 같은데, 오늘 종업식을 했습니다. 한 해 더 다녀야 졸업식인데, 아빠의 기분상으로는 졸업식 같습니다.      


‘고작 1년 다녔단 말이지?’     


주아는 또래보다 말도 잘하고 상황판단도 빠릅니다. 게다가 애교도 많아서 많은 사람이 주아를 귀여워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유치원에 다닌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때도 있고, 그러다 보니, 조금 더 기대치가 클 때도 있습니다.      

주아의 1년을 돌아보니, 집에서는 말하지 못할 여러 어려운 점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유치원에서 적응하지 못해서 힘들었을 텐데도 무슨 연유에서인지, 집에서는 잘하고 있다고 늘 웃으면서 이야기했습니다. 1년이 끝날 무렵이 되어서 담당 선생님과 통화하면서 들은 이야기로는 주아의 유치원 적응이 쉽지 않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절대로 부족하지 않게 잘 적응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말씀도 들었고요. 왜 그랬을까요? 종종 주아한테     


“오늘은 주아 몇 등 했어?”     


라고 물으면, 항상 돌아오는 답은    

 

“일등!”     


이었습니다. 유치원에서 성적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잘했냐를 물은 것이죠. 그런데, 1년 동안 항상 ‘일등’이었습니다. 주아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아빠는 그냥 믿어 버렸습니다. 이런 믿음이 있어서 주아가 결국 잘 적응했다는 생각도 드는 반면, ‘왜 어려운데도 이야기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1년의 마무리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빠가 더 세심하게 살펴주지 못해서 마음이 좋지 않네요. 새롭게 시작하는 학기부터는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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