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
주아는 아기 때부터 아빠의 품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아빠보다는 엄마의 손길을 더 좋아했지만, 가끔 오랫동안 아빠를 보지 못하면,
“아빠, 오늘은 나랑 같이 잘까?”
라고 하면서 아빠 곁에 눕기도 합니다. 그래도 초등학생이 되어서는 아빠랑 자는 일이 별로 없었고, 자주 집을 비우는 아빠를 보고 싶어 하기도 하지만, 아쉬움을 깊게 표현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늘부터 2주 동안 아빠 보기 어려울 거야. 그러니까, 아빠 많이 봐둬.”
엄마의 말에 주아가 아빠 배웅에 따라가겠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잘 배웅하지 않았던 터라, 아빠는 그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보면서 떠나기 전에 주아가 접은 딱지로 딱지치기 놀이를 해줬습니다. 차에 오르려고 하니, 주아가
“아빠 내 옆에 타!”
라고 합니다. 아빠는 주아 옆에 탔고, 주아는 작은 몸을 누이며, 아빠의 다리를 베고 눕습니다. 그러더니 묻습니다.
“아빠, 오늘 가면 2주 동안 못 보는 거야?”
“응. 아마도.”
보통은 짧은 거리라도 차에 타면 바로 잠드는 주아였는데, 오늘은 다릅니다. 눈 감지 않고, 아빠한테 말을 계속 겁니다. 아마도 아빠를 오래 못 본다는 게 아쉬웠나 봅니다. 얼마 후 역에 도착합니다.
“이제, 아빠 내려야 해.”
주아가 머리를 들어 일어섭니다. 그러더니, 손을 눈으로 가져가더니 닦습니다. 아빠는 눈을 비비는 걸로 이해하고, 내립니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려고 주아를 보는데, 주아가 울고 있습니다. 섭섭함이 눈물이 되어 흘러 내린 것이죠. 주아의 눈물만큼이나 아빠 마음도 뭉클합니다.
“왜 울어?”
라고 묻지만, 아빠의 마음도 주아처럼 울고 있습니다. 아기 때는 ‘세상 어떤 사람이 나를 이렇게 믿고 의지할까?’라고 생각하면서 고맙고 뭉클했는데, 오늘은 ‘세상 어떤 사람이 나를 배웅하면서 그 섭섭함을 눈물로 표현해 줄까?’라는 생각이 드니까, 아빠의 눈가에도 촉촉이 이슬이 맺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