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영상 일기(1 Sec. Diary)'란?
12월부터 나의 하루를 1초 영상으로 남기고 있다. 하루 중 기억에 남는 시간을 선별하고 1초의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야말로 '나다운 하루'를 만드는데 가장 적합한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1초 영상 일기를 알게 된 건, 박요철 작가의 책 『스몰 스텝』 덕분이었다. 하루를 영상으로 기록한다고? 그것도 단 1초만? 호기심이 일었다.
처음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은 예술가 Cesar Kuriyama로, 그는 테드 강의에서 매일 1초를 찍어 인생의 아주 작은 부분들을 하나의 연속적인 비디오로 만드는 일(One second every day)에 대해 소개한다.
그가 처음 영상을 남기기 시작한 이유는 과도한 업무로 인한 번아웃 때문이었다. 더 이상 자신을 잃을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잠시 일에서 벗어나 하루를 기록하기로 결심한다. 영상을 선택한 이유는 시각화의 힘 때문이었다. 글보다는 이미지로 남길 때 하루를 기억하기 쉬웠다.
Cesar Kuriyama는 매일 1초 영상을 찍으며 재미있는 것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좋은 날에는 고르고 싶은 순간이 너무 많아서, 나쁜 날에는 단 1초도 녹화하고 싶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다. 일상에는 항상 좋은 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1초 영상 일기(1 Sec. Diary)'의 힘
1초 영상의 힘은 1초를 통해 그날 하루를 온전히 떠올릴 수 있다는 점에 있다. 1초에는 당시 상황, 그때의 감정, 같이 있던 사람들 등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그런 1초가 쌓여 몇 년이 지나면 어떨까? 10년이 되면 1시간짜리 영상이, 50년이 지나면 무려 5시간짜리 영상이 된다.
별것 아닌 일상을 별일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애쓰는가. 그런 삶은 결코 내가 주인인 삶이 될 수 없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 남을 위해 사는 삶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직접 영상을 찍어보면 알 수 있다. 일상은 특별한 이벤트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평범한 시간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즐거운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점을. 그렇지만 어떤 날이든, 나의 하루를 구성하는 모든 순간의 1초가 중요하다.
오늘도 나는 어떤 하루를 1초 기록으로 남길지 고민한다. 반복되는 일상이 특별할 리 없지만 그 속에서 신중히 선택한다. 10년이 지난 어느 날, 1시간짜리 영상에 담긴 내 모습을 상상하니 행복했다. 영상을 틀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나의 하루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살아온 나다운 삶을 공유하고 싶다.
'1초 영상 일기(1 Sec. Diary)' 한 달 후기
1. 무기력한 하루를 보내는 분들께 도움이 됩니다.
매우 쉽고 간단하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음
모든 순간은 소중하다는 긍정적 마음가짐
위 두 가지 장점 때문입니다. 딱 1초만 시간을 내보는 건 어떨까요?
2. 나만의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나의 관점에서 보이는 대로 찍고, 절대 꾸미지 않을 것
좋은 날이든 나쁜 날이든 매일 기록할 것
딱 1초만 선별할 것
지금까지 한 달동안 해보니 건너뛰는 날도 생기고, 남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있어 보이는(?) 걸 찍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1초를 넘기기도 하고, 사진처럼 정적인 모습을 찍기도 했네요. 앞으로는 기준을 지키려고 합니다.
처음 만들어 본 '1초 영상 일기(1 Sec. Di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