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당신의 회복탄력성은 안녕하신가요?

<회복탄력성>

당신 마음의 회복탄력성은 안녕하신가요?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 -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만의 길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야만 할 때가 있다.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나는 세상이 온통 분홍 솜사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만큼, 낭만이라는 감정에 휩싸인 어리숙한 사람이었다. 저물어 가는 20대가 마냥 아쉽기만 하던 그 시절, 아빠의 갑작스러운 병환과 이별은 처음으로 맞아보는 내 인생의 고난이었고 무서움이었다. 혼자만의 찬란했던 짝사랑도 한순간에 사라지면서 내 마음은 홀로 어둡고 슬펐다. 그때부터였다. 내 안의 내가 궁금해진 때가. 깜깜해진 내 마음을 다시 밝히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에서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끝없이 나열된 풀이름들을 조용히 읊조리는데, 그 순간 책 속의 싱그러운 풀이름들이 몸을 일으켜 초록 냄새를 풍기더니, 책 속을 뚫고 나와 내 후각을 자극하면서 마음 안으로 들어와 내 안의 불안을 진정시켜 주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내가 살아있는 독서 치유를 처음으로 경험했던 순간이었던 거 같다. 그렇게 책을 통한 치유를 경험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독서 치료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도서관 사업으로도 이어져 ‘도란도란 독서 치유 공동체’도 탄생하게 되었다.      


독서 치료 공부를 하게 되면서 심리학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다. 서가에서 <회복탄력성>이란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회복탄력성’이란 사람이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온갖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그 어려움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성장하는, 그 사람의 잠재적인 힘을 말한다. 내가 예전에 한 번 잃어버린 마음을 다시 긍정적으로 회복하는 데는 거의 10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불안이라는 감정과 사투를 벌이던 그 시간이 성장의 시간이었고, 내 인생의 비전을 만들어 준 시기였다.      


이 책을 쓴 김주환 저자도 젊은 시절, 부모님과의 이별에서 온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긍정심리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회복탄력성’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2011년에는 <회복탄력성>이란 제목으로 책도 출판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회복탄력성은 약해지는지, 2019년에 <회복탄력성>은 15만 부 기념으로 재출판되었다. 저자는 현재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람들의 소통 능력을 높이 고양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회복탄력성을 발견하다 

하와이 군도 중 하나인 카우아이 섬은 현재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하지만(영화 ‘쥬라기 공원’의 촬영 장소), 1950년대만 해도 그곳 주민들은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면서 대다수가 범죄자, 알코올 중독자 혹은 정신질환자였다고 한다. 지독하게 열악한 사회경제적 환경 때문에 1954년, 이 섬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카우아이 섬 종단연구’가 시작되었다. 이 연구는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될 때까지 30년 이상 진행되었으며, 진기하게도 90% 이상이 조사 대상으로 남았다고 한다. 이 연구를 주도적으로 담당했던 에미 워너 심리학자는, 이 연구를 통해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이 그 사람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아내려고 노력했으며, 가장 가정환경이 열악했던 고위험군 아이 201명을 추려 자료를 분석해 보다가, 풀리지 않는 난제를 만나게 되었다. 201명의 아이 중에서 3분의 2는 예측대로 사회부적응자로 다수 성장했지만, 나머지 3분의 1 아이들은 유복한 가정의 아이들 못지않게 긍정적이고 자존감 있는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났기 때문이다. 에미 워너 교수는 아이들이 말할 수 없이 열악한 가정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잘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떤 원인이 있었을까를 끝까지 추적하다가,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그 아이들 주변에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 주었던 한 사람이, 꼭 있었다는 것이다. 에미 워너 교수는 40여 년에 걸친 카우아이 섬 연구를 통해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을 확립하게 되었다.      


“톨스토이 말대로, 사람은 결국 사랑을 먹고 산다는 것이 카우아이 섬 연구의 결론이다. 아이는 사랑 없이 강한 인간이 되지 못한다. 사랑을 먹고 자라야 아이는 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아갈 힘을 얻는 법이다. 이러한 사랑을 바탕으로 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자아존중감을 길러가며 나아가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고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58p.      


긍정적 정서가 회복탄력성을 높인다

나는 어려서부터 긍정적인 정서가 높은 아이였다. 지금도 물이 반이 담겨 있는 물 잔을 보았을 때, 물이 반밖에 없다고 투정하는 대신, 아직도 반 잔이나 남아 있음을 좋아하는 유형의 사람이다. 사회 속에서 꽤 오랜 시간을 살다 보니, 이런 나의 성향은 부모님의 무한한 사랑을 받아본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특히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언제나 나를 미로 같은 세상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나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따뜻한 양식이었다. 세상에서 엄마의 딸로 태어난 것에 관해 무한한 감사를 드릴 일이다.      

이 책에서도 긍정적인 정서를 높이는 방법에는 무엇보다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일이라고 했다. 날마다 자기 전에 자신의 일상에서 감사할 만한 일을 다섯 가지 이상 찾아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어느새 뇌는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마음도 밝아지고, 자기 앞에 서 있는 누군가를 향해 짜증 대신 공감의 미소를 보내게 될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인문학의 보고 도서관에서, 인공지능 시대에서 살아남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