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리펜계획의 또 다른 교훈
슐리펜 장군아 환생하여 진실을 말해다오.
필자가 사관후보생 시절 전쟁사 수업에서 1차 세계대전 발발 전 독일의 전쟁계획은 슐리펜계획이었다고 배웠다. 독일의 장군인 슐리펜이 최초 작성했던 이 계획은 양면전쟁이 불가피한 독일의 지정학적 위치를 극복하기 위한 군사작전계획에 더 가까웠다. 독일의 벨기에 방향 우익을 극단적으로 강화하여 단기간에 파리를 포위해 프랑스와의 전쟁을 종결시킨다는 전략이었다. 슐리펜이 사망하고 소몰트케가 이 계획을 수정하여 우익의 일부 병력을 좌익으로 보강시켰다. 당시 수업시간의 교재에는 소 몰트케는 이런 필승의 계획을 수정하는 우매함을 벌임으로써 독일의 우익은 탄력을 못 받아 종국적으로 파리를 점령하지 못한 것으로 묘사를 한다.
최근 1차 세계대전의 원인에 관한 전문서적을 몇 권 읽어봤다. 슐리펜이 세웠던 계획은 구체적인 전쟁계획도 아니었고 전략구상 단계 수준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당시 영국과의 경쟁을 위해 해군력을 강화하자 육군이었던 슐리펜이 육군력 증강을 위한 논리적 토대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했다는 설도 있다. 오히려 일부 학자들은 독일의 전쟁 패배 원인을 독일이 양면전쟁을 당연시하는 슐리펜계획의 기본 전제만을 고집해서였다고 설명한다.
생도시절 배웠던 "우매한 소몰트케가 되지 말자"는 교훈은 어느덧 내가 "옳다고 배웠던 그것들을 하나하나 의심해야 한다"로 바뀌었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한 근본 이유는 자신이 인식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의심의 출발이다. 격물치지의 뜻은 이치를 깨닫기 위해 사물에 파고들어 다가가 그 이치를 바로 아는 지혜이다. 하지만 진실에 다가가고자 노력하면 의문만 더 많아지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결국 어느 선상에서 중단하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느낀 것은 것은 신 만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접하는 수많은 의견들 사이에서 진실을 인식하려는 수고로움은 어쩌면 인간의 숙명이자 사람이기에 발생하는 한계로부터 기인한 것이리라.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러한 한계와 취약성을 인정해야 언제든 내 사고와 인식의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진실이라고 끝까지 믿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 그 당시 상황과 여건에서 최선의 선택이면 좋을 것이고, 그걸 수정해 나갈 용기와 지혜가 있으면 될 것이다. 이 순간 대한민국 국가 안보를 위해 머리 싸매고 있을 그들을 위해 이 글을 쓴다. 부담되시겠지만 힘내시라!
* 슐리펜 계획의 진짜 목적은 슐리펜 장군이 환생하여 말해줘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가 거짓말이 가능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