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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이작가 Oct 23. 2022

10월의 시드니

봄바람 타고 헌터밸리 와이너리 여행

한 달에 한번 글 쓰는 것도 만만치 않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10월이 끝나기 전에 <10월의 시드니>를 쓰게 되어 스스로 칭찬하며 하얀 모니터 위에 즐거운 맘으로 한 글자씩 꾹꾹 적어봅니다.


와인 좋아하세요?

술은 다 좋아합니다만. 와인도 없어서 못 먹죠.

저도요.

와인도 술이고 본인 입맛에 맞는 와인이 좋은 와인이다. 아무리 남이 좋다고 해도 구할 수가 없고 비싸면 내 와인은 아니다. 이렇게 얘기해놓고도 뭔가 찝찝한 게 남는 게 그래도 남들 다 마신다는데 와인을 모르면 뭔가 모자라는 것 같고, 남들 하는 것은 다 해야 되는 성격이라면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라. 와인 이 정도만 알면 어디 가서 조금 아는체하면서 와인 즐길 수 있다.


와인을 구대륙 와인, 신대륙 와인으로 분류하는데, 구대륙이라면 유럽, 영국, 스페인처럼 전통적으로 오랫동안 와인을 생산해온 나라들을 의미한다.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땅과 기후 조건에 적합한 곳에 와이너리를 만들었기에 인위적이지 않아서 빈티지별로 와인의 맛의 차이가 나며 산도가 높고 섬세한 허브향의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에 반해 신대륙 와인이라면 호주, 칠레, 남아공, 캐나다처럼 유럽의 기술이 전파되어서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들을 말하고 유럽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장소에 관계시설 등을 갖춘 와이너리가 많다. 따라서 일정한 맛을 내고 대량생산에 적합환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빈티지보다는 브랜드가 중요하다.  

그러면 오늘은 신대륙 와인 중에서도 당연히 호주, 시드니에서 2시간 거리이고 130여 개의 와이너리가 모여있는 헌터밸리(Hunter Valley)로 떠나보시죠. 헌터밸리는 남호주의 바로사(Barosa) 밸리와 함께 호주 와인 역사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고, 개성 있는 와이너리들을 직접 방문해서 다양한 품종의 와인의 시음할 수 있어서 주말여행으로 사랑받는 곳입니다.


와인 시음은 보통 화이트, 레드, 마지막은 디저트 와인 순이고 바디감이 낮은 와인부터 무거운 순으로 색이 밝은 것부터 어두운 쪽으로 가는걸을 추천해요. 저도 잘 몰라요. 소믈리에들이 이렇게 하래요. 그래야 풍미를 디데일 하게 다 느낄 수 있다나? 맥주로 입가심하고 소주로 넘어가는거랑 비슷한거 같아요.


화이트 와인은 청포도로 만드는데 품종으로는 세미뇽(Semilion), 샤도네(Chadonay), 쇼비뇽 블랑크(Sauvignon blanc) 정도를 생각하면 됩니다. 특히 헌터밸리에서는 세미용 단일품종으로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세미뇽은 보통 산미가 낮아서 브렌딩용으로 주로 쓰지만 여기서는 조금 일찍 따서 산미를 높여 상큼한 과일향과 가벼운 바디감으로 시원하게 오이스터랑 같이 마셔주면 좋지요.


포도의 맛과 향이 기후, 토양, 지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특히 쇼비뇽 블랑크 (Sauvignong blanc) 는 서늘하고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잘 자라므로 뉴질랜드의 말보로(malborough) 지역에서 나는 와인들이 좋지요. 풍부한 꽃향과 과일향이 부드러운 산미와 아주 균형이 좋아서 한잔 마시면 뉴질랜드의 빙하를 거친 차가운 바람 한 모금을 마신 기분입니다.


레드 와인은 검은 포도로 만들고 품종으로는 카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non), 시라즈(shiraz), 멜롯(melrot)을 기억하시면 돼요. 전 세계적으로 포도 껍질이 두껍고 병충해에도 강하고 장기 숙성하기 좋은 카베르네 쇼비뇽이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지요. 묵직한 바디감에 오크향이 부드럽게 감싸주면서 고기류랑 같이 드시면 술술 넘어간답니다.


호주에서는 쉬라즈(shiraz)를 잘 기억하고 있어야 되요. 유럽의 쉬라(shira) 품종인데 호주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와인이고 처음 와인을 입문하기에 무난하기도 합니다. 따뜻한 지역에서 자란 쉬라즈는 중간 바디감에 블랙베리, 체리의 향이 나고 오크토에서 2차로 숙성하여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저도 이렇게 와인의 맛을 정리하는데 네이버 검색해보고, 글을 쓰면서도 와인 한잔씩 해가며 이맛이 그 맛인가? 도통 잘 모르겠기도 하고 어찌 이 와인에서 초코렛향, 후추향이 난다는 것인지? 바디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난감합니다.


그런데 맛을 공부를 해야 됩니다. 특히 이런 와인공부를 할 때는 와이너리에 방문해서 7-8잔의 와인을 차례대로 소믈리에의 설명을 들으면서 바디감은 낮은 것부터 차례로 비교하며 마시면 아~ 이게 꽃향이구나, 풋과일 맛이구나, 바디감이 이렇구나 하며 느낄 수가 있지요.


그러니 <10월의 시드니>에서는 와인의 기본만 알아두시고 헌터밸리 직접 가셔서 와인공부를 해보시길 추천해요. 봄에는 포도송이들이 콩알만큼 작지만 따뜻한 봄바람에 파아란 포도밭을 보며 와인을 한잔식 하면 온 세상이 핑크빛으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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