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Royal National Park - 로얄 내셔날 파크
20대에는 대학 방학, 워킹홀리데이, 어학연수, 군대 들어가기 전후, 취업 준비하면서 1~2년 정도 해외여행할 시간이 있다. 하지만 30대가 해외여행을 하기가 의외로 쉽지가 않다. 직장 생활하면 마음대로 시간을 내기도 힘들고 더 열심히 해서 빨리 성과도 내고 더 높은 직함이 딱 박힌 명함을 갖고 싶기도 하다. 심지어 내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지 않을 것 같은 과도한 주인의식 같은 착각도 든다.
하지만 30대가 되면 좋은 게 돈을 벌기 시작하니 미슐렝의 별이 있는 파인(Fine) 레스토랑과 럭셔리한 호텔에서 분위기도 낼만큼 간도 커진다. 또 토익(TOEIC)으로 다져진 영어실력을 해외에서 써보고 싶기도 하고 캠핑카를 빌려서 직접 운전하며 현지에 사는 사람처럼 더 깊숙이 문화에 젖어들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은 캐러반이다. 호주에서는 한적한 곳에 차를 대고 잠을 자는 것, 차박이 불법이다. 차에서 잠을 자는 것은 장거리 운전 시 피곤할 경우 고속도로위의 쉼터 등에서 잠시 눈을 부칠 수 있겠지만 캐러반이나 캠핑장을 예약을 하고 지정된 캐러반 파크 안에서 차박, 캠핑을 즐길 수 있으니 유의하자. 특히나 코로나 이후 무료 캠핑장인 곳일지라도 사전예약은 필수사항이다.
관광인프라가 잘 되어 있어 렌터카나 캠핑카는 한국보다 저렴하게 렌트할 수 있는데 문제는 운전이다. 호주는 영국, 일본처럼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도로의 왼쪽으로 통행하기 때문에 한국과 정반대이다. 나도 한국, 호주를 오가며 운전할 때 며칠은 적응이 필요하다. 항상 한국에서는 “오른쪽”,”오른쪽”이라 되새기고 호주에서는 “왼쪽”,”왼쪽”라고 주문을 건다. 그러면 최소 역주행하는 일은 없어진다.
그리고 신호등을 볼 때 녹색은 비보호 금지가 없는 한 직진과 비보호 우회전도 가능하다. 빨간색은 비보호 좌회전을 포함해서 무조건 가면 안된다. 라운드 어바웃 (round about)이란 회전 교차로가 많은데 항상 오른쪽 차량이 우선이고 오른쪽 깜빡이를 틀고 들어가서 내가 나갈 쪽에서 왼쪽 깜빡이를 틀고 나가면 된다. 특히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신호등보다도 회전교차로가 많아서 주의를 해야 된다.
마지막으로 주차 표지판인데 주차 가능한 시간이 요일별로 쓰여있고 예를 들어 1P는 1시간 무료, 2P는 2시간 무료, 1P ticket이라면 1시간 주차할 수 있는데 근처가 있는 요금 정산기에서 요금을 내고 영수증(ticket)을 차의 대시보드에 보이게 놓으면 된다는 뜻이다.
호주에서 교통위반 벌금이 아주 비싸다. 예를 들어 가장 저렴한 게 주차위반 A$80 (6만 5천 원), 시속 10Km 안으로 과속은 $250 (20만 원), 안전벨트 미착용, 운전 시 휴대폰 사용 A$340 (27만 원)이니 내비게이션을 작동한다고 운전 중에라도 절대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복잡한 도심에는 처음 여행 와서 운전하고 주차하는 것은 좀 위험하고 외곽지역이야 교통량도 적고 주차공간도 많아서 해볼 만하다.
이제 운전할 만발의 준비가 되었다면 남쪽으로 로열 내셔날 파크(Royal National Park)로 가보자.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40Km 정도 떨어져 1시간이면 갈 수 있고 시드니와 울릉공의 경계가 되기도 한다. 미국의 요세미티가 있는 엘로우 스톤(Yellowstone) 국립공원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1879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되었고, 호주 500여 개의 국립공원 중에서 영국 엘레자베스 2세 여왕에 의해서 1955년 Royal이라는 이름이 붙은 유일한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로열 내셔날 파크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것은 The Coast Track이다. 분디나 (Bundeena)에서 오트 포드(Otford)까지 26Km짜리 트랙이 있는데, 해안 절벽을 따라 타즈만 해를 보며 샌드스톤(standstone) 위로 만들어진 트래킹 코스를 걷는데, 26Km 완주하는 것은 이틀 걸리고 웨딩케이크 락(Wedding Cake Rock)까지 갔다 오면 3시간 걸린다.
트래킹을 마치고 행글라이더 포인트라고 부는 볼드 힐(Bald hills)로 가서 우리가 갈 울롱공도 한눈에 보인다. 페라리, 홀든의 자동차 CF도 촬영했던 바다 위에 건설된 450미터의 Sea Cliff Bridge를 지나면 1886년 오픈해서 150년의 역사가 있는 Scarborough hotel 있다. 야외정원에서 타즈만 (TASMAN) 바다를 보면서 커피 한잔에 피시 앤 칩스를 하기에 너무 멋진 곳이라 한국에서 가족들 오면 항상 가는 곳이다.
남쪽으로 울롱공을 지나서 키아마(Kiama)까지 달려보자. 컴퓨터를 켜면 바탕화면 같은 넓은 언덕 위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과 언덕보다 더 넓은 하늘에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다른 거 안 해도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과 함께 미지의 세계로 운전해가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할 것이다. 캥거루 표지판도 보이고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내 옆에 있는 너도 참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