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방법으로 안정될 수 있을까?
인생은 외줄 타기다. 적어도 난 그렇다.
언제 어디서 떨어질지 모르고, 저 먼 줄 끝을 보면 무섭기도 하고, 한 치 앞의 줄만 보고 가면 앞에 어떤 장애물이 날 이 외줄에서 떨어트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느 날, 정말 위태로운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느낌이 드는 날에 나 스스로의 기분을 들여다보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날이었다. 근데 왜 위태로울까?
행복할 땐, 내가 외줄을 타고 있는지 불안하지 않다. 신경을 안 쓰게 되니까.
불행할 땐, 위태로움이 아니라 이미 나는 외줄에서 떨어진 느낌이다. 내 기분은 이미 바닥에 도착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을 땐?
온 신경이 이 외줄에 집중되어 있다. 살짝만 헛디뎌도, 조금만 움직여도 떨어질 것 같으니까.
그래도 이런 감정을 몇 번 겪다 보니 나름의 방법이 생겼다.
그건 바로,
떨어져 볼까?
위태로움과 동시에 이상한 호기심을 발동해 본다. 이런 날에는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오히려 걱정이 앞서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는 용기 내 해본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외줄을 타는 것 같은 위태로운 기분을 아는 사람들은 이미 외줄을 행복하게 거닐었던 적도, 떨어져 본 적도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위태로움이 드는 날이면, 새로운 어떤 것이라도 해보자. 우리는 이미 한번 떨어져 봤고, 올라오는 방법도 알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