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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itter Sep 13. 2023

친구란 깊어서 먼 사이

인생을 살면서 위기는 언제나 한번, 두 번, 세 번쯤 있다.

난 그럴 때마다 어떻게 헤어 나올 수 있었을까?


지금은 아니지만, 그때 당시의 나는 가족이라는 힘이 약했던 사람이다.

나에게 기댈 수 있었던 것들이 그리 많지 않았고, 그중 가족이 없었던 그런 시기.


그럴 때마다 나에겐 항상 '친구'라는 존재가 있었다.


나는 그리 사교성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내성적이고, 친절하지 않았으며, 누군가가 쉽게 다가올 수 있게끔 미소를 자주 짓는 사람이 아니었다. 항상 여유가 없었고, 인상에는 나의 삶이 그대로 나타났었다.


언제나 '우울'이라는 깊은 심해 속으로 잠수를 할 때마다 나에게 산소호흡기처럼 간간히 희망을 주던 친구들이 있었다. 연락이 두절될 때, 힘들어서 예민해졌을 때, 짜증을 낼 때, 언제나 컨트롤을 하고 싶은 나에게... 

조금의 부담도 주지 않고 묵묵히 옆에서 나를 챙겨만 주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게 내가 살 수 있었던 이유였다.


나의 감정이, 나의 삶이 여유로워진 지금은 최대한 그 이유를 다시 돌려주려 한다. 그들이 힘들 때, 예민해져도, 가끔 모진 말을 하게 되는 상황이 올 때도, 그때의 나를... 그때의 그들을 생각하며 나도 기다리려 한다.


물론 성격 상 묵묵히는 아니지만... 그조차도 이해해 주는 친구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 한다. 


그렇게 나의 여유가 시작됐고, 가족에게도 여유로워질 수 있었기에

이런 감정들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이기에


오늘도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또한 전달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도 우연히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이런 마음이 나에게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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