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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개비 Apr 16. 2023

視  線

정말 당신 만이 옳은가?

이 한 장의 사진에서 당신은 무엇을 보는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파도를 배경 삼아 해변의 모래사장을 힘차게 달려 나가는 남자가 있는 사진.


여러분은 과연 무엇을 보았는가


얼핏 보면 반바지나 아쿠아 슈즈의 광고 같기도 하고, 쓰잘데기 없이 촛점을 놓친 폐기용 사진 같기도 하다.

백사장, 파도, 등대, 그리고 수평선에 가물거리는 작은 섬도 있고 구름이 약간 깔린 하늘도 있다.

당신께서, 그저 이렇게만 보았다면 (나와 다를 바 없이) 우리의 시선은 크게 창의적이지 못하다.


이 사진에는 사실 반전이 있다.


작가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사진의 모델은 사실 뒤로 뛰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사진은, 아쿠아슈즈를 광고하거나, 칠부바지를 홍보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저 멀리 수평선 위의 자그마한 등대를 보다 역동적인 느낌으로 나타내 보려고 찍은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이 사진을 통해 "알고 모르고의 차이"를 말해 주고 싶어 했다. 작가의 의도는 너무도 명확했는데,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골라내며 판단을 했다. 내가 조금이라도 지혜롭고자 했다면 나의 통속적인 기준 없이 작가가 보여 주는 것만을 보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작가가 또렷하게 촛점을 맞춘 곳이 등대라는 것을 간파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의 시선으로만 상대를 평가한다고 다. 그러므로 70억 명이 살고 있는 우리 별에는 70억 개의 시선이 있을 것이다.

70억 개의 시선과 70억 개 판단의 조합이라면, 70억 개의 70억 승이 나오는 경우의 수도 있을 것이다.

수학을 못하니 답은 모른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기준으로 안다고 자신하는 것이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우리가 진실이라 하는 것이 온통 허상일  수도 있겠다. 


세상사, 인간사...

보이는 것과 보고 싶은 것의 연속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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