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밤, 몬주익 분수쇼에 빠지다.

지난여름 바르셀로나 여행

by Wynn

22년 7월 29일 금요일. 내일 아침 일찍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야 하기에 금요일 오늘이 바르셀로나에서 보내는 마지막 하루다. 어제 마드리드 여행의 피로 때문인지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늦게 잠에서 깨어났다. 오전 9시쯤에 늦은 아침을 먹고 바르셀로나 시내로 나갔다. 아이와 손을 잡고 느긋하게 람블라스 거리를 걸었다. 람블라스 거리는 카딸루냐 광장에서 바르셀로네타 항구까지 길어 뻗은 바르셀로나 최고의 관광거리다. 거리에는 기념품과 식당이 이어지고 길가에는 호텔들이 길게 이어지고 있기에 언제나 관광객들로 가득한 거리였다. 지난번 구엘 저택에 갈 때 이 거리를 잠시 지났는데 너무나 많은 인파들로 인해 걷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던 길이었다. 오늘은 오전이라서 그런지 상점도 많이 문을 열지 않았고, 관광객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덕분에 람블라스 거리 곳곳을 편안하게 걷고 구경할 수 있었다.

람블라스 거리
보케리아 시장 입구

길을 걷다가 가장 먼저 들린 곳은 보케리아 재래 시장이었다. 오전 9시부터 17시까지 문을 여는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었다. 과일을 비롯하여 고기류와 식자재 등 이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식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만 아침 시간이었기에 절반 정도만 문을 열고 있어서 전체 시장을 둘러보는데 5분이면 충분할 정도였다.

보케리아 시장

시장 한 바퀴를 둘러보고 인근의 리세우 극장과 레이알 광장에도 들렸다. 역시 아침이라서 그런지 썰렁한 느낌 그 자체였다. 레이알 광장에서는 야외 테라스 카페가 가득하고 여기에서는 밤에 클럽과 공연이 진행되는데, 아침은 그냥 조용하고 고요하기만 했다. 근처에는 오랜 과거에 사용했던 상수도 시설도 있었는데, 그림이 아름다워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람플러스 거리를 걸어서 오는 길에는 거리의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아마추어 밴드 같았는데 연주가 너무나 신나고 아름다워서 그 주위에 앉아서 약 30여분을 보냈다. 근처에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맛있는 밀크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거리의 공연을 즐기는 기분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옛도심 음수대
바르셀로나 거리 공연

거리 공연을 마치고 한국 귀국을 위한 PCR 검사를 받으려고 카딸루냐 광장 근처의 병원에 들렀다. 나와 아내, 아이가 여권을 보여주고 PCR 검사를 받았다. 1인당 25유로의 검사요금. 다행히 우리는 음성이었다. 이 결과지가 있어야만 비행기도 탈 수 있고, 한국에 입국도 가능했기에 소중히 가슴속에 음성 증명서를 챙겨서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들려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이벤트 구경을 준비했다. 마지막 이벤트는 몬주익의 마법의 분수쇼 감상.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운영을 하지 않다가 이번 여름부터 금요일과 토요일 주말에만 오후 8시 30분 시작한다고 공지되어 있었다. 바르셀로나 여행 기간이 1주일이었기에 단 이틀만 가능했던 분수쇼. 다행히 금요일 오후에 그 쇼를 놓칠 수가 없었다. 숙소에서 오후 5시쯤 나와서 이른 저녁을 먹고 오후 7시부터

좋은 자리를 찾아서 분수쇼를 기다렸다.

분수쇼가 보기 좋은 앞의 계단에 자리를 잡고 1시간 30분을 기다린다?! 설마 그때 오는 사람들이 있을까? 우리만 있으면 어떨까라는 걱정을 했지만 이미 몇몇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약 1시간 전이 되니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몰려왔고, 약 30분 정도가 되니까 앉을만한 자리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바르셀로나의 공연하는 팀들이 와서 거리 공연으로 사람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했다. 그리고 8시 20분 천천히 분수가 작동되면서 분수쇼 워밍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8시 30분 화려한 음악과 조명과 함께 바르셀로나 몬주익의 분수쇼가 시작되었다. 음악에 따라서 형형색색의 조명이 비추고, 그에 따라서 움직이는 분수의 움직임이 실로 너무나 아름다웠다. 30여분을 지켜보니 이제 아이가 슬슬 지쳐갔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아이가 재촉하면서 우리는 뒤편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뒤쪽의 계단 위에 있는 카탈루냐 국립 미술관 쪽으로 올라가서 바르셀로나의 야경과 함께 저 멀리 분수쇼를 지켜봤다. 미술관 앞에서 큰 분수가 있어서 바람이 불 때마다 물방울이 날아왔는데, 우리 아들을 그 물줄기를 맞으며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밤을 즐겼다. 그 언덕에서 우리 가족은 저 멀리 바르셀로나의 야경을 감상했다. 마냥 행복했다.

9시 20분 정도가 되어서 우리는 몬주익 분수를 지나서 에스파냐 광장 쪽으로 걸어 내려왔다. 아직까지 분수쇼가 끝나지 않았기에 많은 사람들이 분수쇼를 지켜보고 있었다. 덕분에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었고, 오후 9시 30분경에 우리는 다시 시내의 숙소로 이동을 했다. 숙소에 돌아와서 맥주 한 잔을 하며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오전 8시 아침 조식을 먹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바로셀로나에서 보낸 1주일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 듯 했다. 코로나로 떠나지 못했던 세계 여행. 그 여행을 다시 시작한 것이 너무나 즐거웠다. 이제 다시 한국으로 간다. 바르셀로나. 이제 안녕! 다음에 또 만나자. 그렇게 우리 가족은 2022년 7월 바르셀로나 여행을 마무리했다.

keyword
이전 10화바르셀로나-마드리드 당일치기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