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 버거운 집안일

나만하고 있나요? 설거지?

by sunnyback

휴직 후 집에 있다 보니

왠지 집안일은 내가 당연하게 해야 할 거 같은

집안일해야 해 생각 감옥에 갇힌 어느 날


첫째는 방에서 안 나오고

남편은 일로 지쳐 누워서 티비를 보고

아들은 스마트기기로 학습을 하는데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당연히 여기

각자 자기의 자리를 찾아

안정된 거 같은데...


내 안에서는 다툼이 시작되었다

이대로 가다간 내 안의 분노가

평화로운 집안 분위기를 깰 거 같다


내가 원하는 건 뭐지....

나 화났다고 알리는 거?

설거지하기 싫다는 거??

집안일은 같이 하는 거라는 거???

나만 설거지하는 거 같은 이 불편한 마음을 ...

혼자인 거 같은 외로움을 가족들과 소통하는 거?


결국 정리되지 않은 내가 원하는 건


요즘 나 혼자만 설거지하는 거 같아 속상해
다음 설거지는 같이 했으면 좋겠어


그랬더니 아들을 부르는 남편

아빠는 오늘 점심에 설거지했으니까

아들이 엄마 도와줘~


언제?

도대체 언제 설거지를 한 건데?

내가 설거지를 시작했을 때

싱크대에 설거지가 잔뜩 있었는데

도대체 언제?


점심을 먹기 위해 설거지를 하고

점심을 먹은 설거지란다


그래 그래 그래...

그래서 집안일이 힘든 거지!!!!

해도 해도 또 생기고 또 생기고

했는지 티 안 나는 게 집안일이지?


그럼 앞으로는
설거지 한 사람은 생색 좀 내줘
나 설거지했다고


그리고 다음날 남편은

내가 있을 때 조용히 싱크대 앞에 서서

설거지를 시작했다


고마워

내가 알게 설거지해줘서..


고마워

그냥 조용히 자연스럽게 설거지해줘서


오늘도 싱크대에는

원래부터 한 번도 치워진 적 없었다는 듯

설거지가 가득가득하다


앞으로 설거지를 함께해 줄

신입 알바(둘째 아들)는

내가 차라리 하는 게 편하고

앞치마를 돌돌 말고 어깨끈을 비비 꽈야하지만

미래를 위해 나의 인내심을 투자한다


고마워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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