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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넷둥파파 Jul 19. 2023

성대한 프러포즈를 했던 이유(1)

여러분 결혼하기 전에

꼭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프러포즈”입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가(?) 왜(?)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아.. 누가랑 왜는 빼고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는 거 자체가 가장 중요해요.


저는 프러포즈를 정말 성대하게 했습니다.

프로부심 있습니다.


일단 제가 왜 프러포즈를 성대하게 했는지 알려드릴게요.

때는

2015년 3월.

저와 아내는 교재를 하게 됩니다.

근데 문제는

바로

사귀기로 한 날 일어납니다.


아내와 썸을 타고 있던 시기에

오늘 고백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만나서

데이트를 했습니다.


데이트를 하는 동안 

고백할 타이밍을 찾기 못했습니다.


결국 아내를 바래다주던 길에

아내에게 얘기했습니다.

“나랑 사귀자”

라고 했어야 했는데…


너무 떨린 나머지

말을 엄청 더듬고

횡설수설했습니다.

제가 말을 개떡같이 하니

아내가 제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렇게 사귀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

아내가

제가 고백을 잘하지 못했다며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버버 어버버’

했던 저를 따라 하며

프러포즈는 제대로 할까 모르겠다며

저를 자극했고

저는 그 수모를 당하며

다짐했습니다.


내가 프러포즈는

찍소리 못하게

성대하게 해야겠다.


그렇게 저의 성대한 프러포즈기 기획됩니다.


프러포즈를 어떻게 할까?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친구들을 불러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했습니다.


그때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지하철 프포


포스트잇 프로


카페 프포 등등..



하지만 딱히 이거다 싶은 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잊고 지내다


결혼식이 점점 다가오면서

똥줄이 타기 시작했습니다.


뭐라도 해야 한다.


폭풍 검색을 해봤습니다.


고급 레스토랑, 영화관 대관, 유람선 등

대부분 돈이 많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돈으로 해결하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때 아는 친구가

신촌에 아는 카페 사장님이 있는데

대관이 가능한 지 물어보라며

연락처를 주었고

저는 연락했습니다.


그때 제가 하려던 프러포즈는

이거였습니다.

(주변이 멈추는 …)


하지만 문제는

카페 대관은 사람이 거의 없는 시간인 평일 오전 9-10시에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하…

아니 누가 프러포즈를 오전 9시에 합니까…

출근해야 하는데요…?


카페는 결국 포기했습니다.


또 계속 검색했습니다.


오! 괜찮은 걸 발견했습니다.

그건 바로..

사람이 많은 광장에서 춤을 추는 것.

(참고 영상)


이 정도는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장벽들이 있었습니다.

춤은 뭘 춰야 하며

선곡은 어떻게 하며

댄서들을 어떻게 구하며

장소는 어떻게 구할지 막막했습니다.


결국 이 정도 스케일을 위해선

돈을 써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해당 업체에 연락했습니다.


업체에서 진행하는 루틴은 이러하다.

일단 만나서 춤연습을 한다.

(노래는 가장 쉬운 걸로.. )

날짜와 장소를 정한다.

해당 날짜와 장소에

업체에서 보낸 사람이 버스킹을 한다.

아내가 지나간다.

(아내를 유인할 친구가 필요하다)

유인하는 친구가 버스킹을 보자며

아내가 버스킹을 보게끔 한다.

바람잡이가 바람을 잡으며 아내를 가운데로 부른다.

노래가 나오고

나와 댄서들이 나와

춤을 춘다.


준비한 편지를 읽어준다.


편지 마지막에 나랑 결혼해 줄래?

로 마무리…


만족스러웠다.


이제 궁금했다.

과연 이렇게 해서 얼마가 들까?

해당 업체에 물었다.


이렇게 진행하면 얼마죠?

댄서 4명 기준으로 ‘100만 원’입니다.

댄서 4명이 최소 인원이고

더 추가하면 추가비용이 더 듭니다.


프러포즈 한 번에 100만 원은

나에게 너무 큰 금액이었다.


“생각보다 너무 비싸네요..”


그때 내 머릿속에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댄서들을 섭외하지 않고 제 친구들을 4명 세울게요.

더 싸게 안 되나요?”

“얼마 생각하세요?”

“30?”

“50?”

“40?”

네 그렇게 하시죠.

“그럼 춤연습 하실 때 친구들 데리고 오세요”


그렇게 난 댄서들을 대신해

내 친구들을 세운다는 조건으로

프러포즈를 준비하게 된다.


물론 친구 4명은 이제부터 섭외해야 했다.


“얘들아 나 프러포즈할 건데 도와줄 수 있니?"

"당연하지 말만 해"


“힘든 거 없어.. 신촌에서 춤만 추면 돼..”


친구A: “?”

친구B: “미친 색히야”

친구C: “개소리하지 마”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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