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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두건 3시간전

09. 매일 열심히 귀엽습니다

당근(당신의 근황)

 간만에 깅근(깅깅이의 근황)을 전한다.

깅깅이는 무럭무럭 자라 어느새 4개월 차, 1.8kg을 바라보고 있는 어엿한 고양이이다.


 최근 심장사상충 약을 접종하며 처음 넥카라를 써 본 깅깅이. 급하게 쓰느라 넥카라 연습 용으로 산 부직포 행주를 대신 쓰게 됐는데, 행주를 얼마나 많이 잘라냈는지 모른다. 조그매서 아주 귀여웠다. 이걸 보고 나서 귀여운 꽃 모양과 복숭아 꽃 형태의 넥카라를 당장 구입했다.


 펫시터님이 오셨을 때 너무나도 귀엽게 찍어주신 사진. MZ세대인 젊은 감각의 펫시터님은 엠지샷이라며 꼭 이런 얼빡샷을 남겨 주신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을 때 아주 재밌게 논 깅깅. 친구의 펄럭이는 바짓단이 마음에 들었는지 다리 밑에 들어가 낑낑대며 놀고, 친구가 선물해준 거미 인형을 잡고 뒷발팡팡을 팍팍하며 신나게 줘팼다.


 깅깅이가 맨날 뜯어먹는 종이 스크래쳐와 하우스 대신 새로 산 천 재질의 타워와 여름맞이 대리석을 알차게 이용 중인 깅깅. 이 타워는 지금도 깅깅이의 최애 장소라, 가벼워서 흔들림이 있어도 깅깅이는 이 위에서 편안하게 잠에 들 정도이다.


 요즘 깅깅이의 가장 귀여운 포인트. 자다 깨면 미야옹하며 내 위로 올라와, 혓바닥을 이렇게 찔꼼 내밀고는 꾹꾹이를 한다. 아기는 역시 아기인지, 종종 침도 똑 흐르곤 한다ㅋㅋㅋ 아주 귀여워서 입에 넣고 싶은 순간들.


 곤히 자는 깅깅. 아직 내 주먹보다도 머리가 작은 깅깅이는 동그랗게 몸을 말면 굴러갈 것만 같다.


 깅깅이는 이제 많이 길고 늘씬해졌다. 쑥쑥 크고 있는 것이 눈에 보여 기특하다. 2~3개월 정도 더 있으면 중성화도 가능할 것 같다.

 집고양이는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 같아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성묘를 오래 키운 선배 집사 친구는 깅깅이를 볼 때마다 "어쩜 이렇게 고양이 같은 행동을 하냐"며 감탄한다(깅깅이는 고양이가 맞다.).

 아직도 가끔 우리집에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이 생경하다. 이제는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깅깅이 걱정과 깅깅이 얘기가 앞서면서도 그렇다. 집안일을 하다 말고 쏘다니는 깅깅이를 보면 감회가 새롭다. 이 어린이 고양이가 나와 평생을 살 반려라는 것에 벅차오른다.


 1년 여 전만 해도 인생의 목표나 사는 재미가 없었는데, 이제는 깅깅이를 위해 돈도 많이 벌고 싶고 빨리 더 좋은 걸 해주고 싶고 많은 것에 신중하고 싶어진다. 내 삶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는 깅깅이는 이제 완전한 내 일상이 되었다.

 나를 기쁘게 해주고, 내 주변을 밝게 빛내주는 깅깅이는 오늘도 귀여움을 발산하느라 바쁘다. 존재만으로도 슈퍼스타인 고양이의 삶을 1열 직관할 수 있어 영광일 뿐이다.

 요 귀여운 딸랑구야, 엄마 그만 깨물고 재밌게 신나게 놀고 먹으면서 엄마랑 오래오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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