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상담의 내공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곧 10년 차 내담자입니다.
주변에 상담을 받았다는 이는 몇 보았지만, 정신분석 상담을 받는 이는 아직 보지 못했어요.
심리학에서는 주류이지만 실제로 받는 사람은 몇 없어 보이는 의외로 비주류 같은 면모를 지닌 정신분석상담.
저는 그 상담을 긴 세월 받았습니다.
저의 경험 하나로 정신분석상담 전부를 정의 지을 수는 없겠지요.
다만, 제가 피부로 느껴온 상담에 대한 생각을 말하자면 이 과정은 넓은 광야에서 은밀히 걸어가는 저의 삐죽하고 힘없는 발걸음을 전문가가 일정 거리를 두고 동행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거리라는 게 참 어려워요.
내담자는 여정을 함께하는 상담자에게 자신이 경험한 다양한 관계의 사람들을 투사할 수밖에 없거든요.
때로는 그와의 거리가 한없이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가도 어떨 땐 얼굴조차 마주하기 싫은 날이 있어요. 나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모든 애정과 증오가 마치 체한 걸 토해내듯 예기치 않게 한꺼번에 왈칵 쏟아져 나오기도 하는 공간이 상담실입니다.
그래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투사와 그 이면에 새겨져 있는 결핍의 얼개를 면밀히 알아채가며 이야기를 함께해 나가는 능력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서로를 보호할 수 있거든요.
어쩌면 저는 운 좋게도 이 거리를 잘 유지해 주는 상담사를 만났습니다.
덕분에 너무 가까워지지도, 과하게 멀어지지도 않은 채 상담을 유지해가고 있죠. 물론 그 과정은 참 지난했지만요.
앞으로 나올 저의 이야기에 상담자와의 관계도 다루어지겠네요.
정신분석 상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셨다면 제 글이 도움이 될지도요.
한 영역에서 꾸준히 10년쯤 하면 최소한 준전문가 정도는 된다는데, 어쩌면 내담자로서는 제가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다음 글에서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