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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입시가 끝나가고 있다.

거창해보이지만 고등학교입시

한국에서 7세고시 이야기가 한참이다.


지난번 아는 엄마가 준 7세 고시 수학문제를 저녁식사중에 


식구들에게 얘기했더니 


다들 머리를 떼굴떼굴 굴렸지만 ㅎㅎ


세문제중 세문제 모두 단번에 풀어낸 사람이 없었다.




누가 문제인가 ㅋㅋ


이게 제일 어려운 문제군.




여튼. 우리집에 지난3년간 있었던 


헝가리에서 겪은 첫 입시경험을 한번은 정리해두고 싶어 글을 열었다.




헝가리는


초등 중등 고등학교 구성이 조금 복잡하다.


1학년부터 8학년까지 초중등학교가 있고


9학년부터 12또는 13학년까지 고등학교가 있는데


이 학교들은 5학년부터 12또는 13학년까지 중고등학교교육을 하는 학급을 별도로 


학교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말은 초중등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4학년을 마치고 또는 6학년을 마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8학년을 마치고 고등학교로 진학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엄청 중요한 사실을 이 (중)고등학교가 비평준라는 것.


이말은 중고등학교에 입학하기위해 입시를 치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6-3-3 모든 아이들이 같은 시간을 두고 같은 방법으로 진학을 하는게 아니니


좋게 말하면 다양한 선택지인거고 


나쁘게 말하면 뭐. 대혼란, 그야말로 정신없음이다.


이는 헝가리사람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나역시 헝가리 6년차에 이일을 겪어야 했는데


첫해는 모르고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입학시험은 매년 1월 셋째주나 넷째주 토요일에 있는데


입학시험신청서는 12월초에 작성한다.


큰애가 6학년을 다니고 있을때 12월 첫째주에 큰애 가장 친한 친구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원서를 썼냐고' 그게 어떻게 쓰는건지 , 뭔지, 어디에 써야하는지 나는 몰랐다. 왜냐고?? 학교에서도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학급에 있는 모든아이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고 6학년을 마치고 중고등학교에 진학을 원하는 개개인이 준비해야 할 사항이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어떤 정보도 받을 수 없었다. 친구엄마는 자기 아이는 이번에 진학을 할것이라고 하면서 아들도 원서를 쓰는게 좋겠다고 조언하고 방법을 알려주었다. 원서 마감 이틀전에 겨우 원서를 써서 고사장에 제출했다. 그러면서 그 시험을 보려면 어떤준비를 해야하냐고 처음 물었고. 친절한 친구엄마는 일반적으로 과외를 받거나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준비를 한다고 했다. 별생각없이 학교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고 학교에서 일하시던 헝가리어선생님한분을 통해 네번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준비를 할 수 있었ㄴ다. 그러더니 시험전날이 되었는데. 큰애가 학교를 가지 않겠다는게 아닌가. 이건 또 무슨소리인가 해서 나의 은인?인 친구엄마에게 물었더니 자기 아들도 가지 않는다며 시험을 위해 컨디션 조절을 한다했다. 엥??? 어이없었지만 또 반에 다섯명도 안온다고 하니 아들을 앉혀놓고 친구엄마가 알려준 기출문제 사이트에서 수학작년문제를 뽑아 풀어보게 하는데.(헝가리어는 내가 봐도 어짜피 모를것 같아서) 아니.....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것 같은데 아들이 수학문제를 풀지를 못하는 걸...시험 전날 발견하고야 말았다. 아침부터 일도 못나가고 공룡처럼 입에서 불을 뿜어내며 애를 잡다가 현타가 와서 다 포기하고 일을 하러 다녀왔던 그 시험 전날.


시험 당일에도 뭐 역시나 큰 기대없이 아이를 시험장 입구에 내려다놓고 나는 집으로 돌아와 설날음식을 만들어 이웃들과 설잔치를 했다. 두시간 시험을 마친아이는 스스로 집으로 돌아와 아무일 없이 그 주말을 보냈다. 그러고는 딱 일주일후 시험 성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기한 시스템중 하나인데 엄마가 직접 고사장에 가서 아이의 시험지와 답안지를 직접 확인하고 채점도 확인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남들이 다하기에 사진을 곱게 찍고 오후에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점수를 알려줬더니


또한번 뜨아! 아이가 엉엉 울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있는 일이었다.) 친한친구들과 점수차이가 너무 심한것이다. 그제서야 이게 무슨일인가해서 친구엄마에게 연락을 하니, 사실 학급 친구들중에 7학년 고등학교진학을 원하는 아이들이 70프로 이상이고 서로 말은 안했지만 다들 1년 넘게 과외 선생님과 시험을 준비하고, 가고 싶은 학교에서 예비과정을 수료하고, 오픈데이에가서 눈도장을 찍었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그래서 자기네도 거의 1년은 가족여행도 안다녔는데 우리 식구들이 크리스마스 여행까지 꼭꼭챙겨서 다니는 모습을 보며 나에게 말을 못했다고 했다. '이럴수가' 그런 사연은 모르고 큰애는 엄청난 점수차이로 이미 아이들과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울기 시작한것이다. 이런 이유로 결국 큰애의 친한 친구들은 6학년을마치고 한명도 남지 않고 새로운학교로 진학했고 아이는 멀쩡한 좋은 초중등학교에 남아 옆반과 합반된 새로운 학급에서 7-8학년을 지내게 되었다. 시험은 1월, 면접시험 및 대기 , 추가합격, 등록까지는 2-4월. 6월에 학기가 마치는 헝가리 교육학기일정상. 1월부터는 아이들이 아무도 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렇게 남겨진? 아이들은 어이없는 반년을 맞이하며 실패감을 느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또 하나 알게 된건 입시해당학년도와 입시 전학년도의 내신까지도 꼼꼼히 고등학교 입시에 반영된다는 것이었다. 난. 정말 결코 이 모든 사실을 몰랐다. 너무 용감했던것 같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정말 만족하고 있었고 그때문에 학급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진학을 생각하는 것, 그 진학을 위해 이렇게 오랜시간 소리없이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라 더 용감했다. 아이는 눈물끝에, 8학년에 마치는 학기에 다시 치르게될 고등학교입시를 위해 칼을 갈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아이를 토닥이며 그만한 이유가 있는 과정일거라고 나와 아이모두를 위로하는것밖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아이의 2년후를 준비하는게 아니라 1년후에 다시 이일을 그대로 반복해야 할 딸을 준비시킬 수 있었다. 입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친구엄마에게 헝가리어 , 수학 과외선생님을 소개받았고 아이를 5개월 과외를 시켰다. 내신도 마지막 두학기 실수없이 준비하려고 했다.


그리고 시기에 맞춰 원서를 작성했고, 아이는 준비된 아이답게 시험장에 들어갔고 나왔다.


그러나 늘 반전은 있는법. 사실 딸아이는 매 학년 헝가리 학교에서 우수학생 상장을 놓친적이 없는 눈에 띄는 아이였기에 모두에 기대를 받았던 것에다가 아들을 희생양 삼아 얻어낸 정보로 준비까지 시켰는데 입학시험성적은 아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받아왔다. 나 ...참....


그래놓고 2년더 다니기는 싫기도 하고, 자기는 다시 봐도 이보다 더 잘할수 없을거였다면서 후회없다고 당당히 성적을 받아들이고 입시를 준비했다.


이건또 무슨 시츄에이션.... 뭐. 어쩌겠는가 내딸이고 내 아들인것을.


이제 이 별볼것 없는 성적으로 아들이 했던 것 처럼 여러학교에 원서를 썼다.


(대학입시와 거의 비슷하다) 학교홈페이지에 가서 작년 합격점수들을 확인하고 아이의 시험점수와 내신점수를 산출하여 합격가능성이 있는 학교들에 원서를 접수했다. 1순위부터 원하는 만큼 쓸 수 있는데. 작년에 아들은 이런 상황도 모른채 집 근처에 친구들이 좋다고 했던 학교들을 순서대로 세걔만 썼더니 1차 서류 심사에서 모두 탈락해서 면접시험도 하나도 못치뤘었고 그래도 어떤건지는 알겠으니 딸애 원서는 좋은 학교부터 좀 점수 낮은 학교까지 골고루 4순위까지 원서를 쓰고 제출하려던 날, 아이가 어디서 듣고온 대안학교도 추가해달라고 해서 뭐. 한줄 더쓰는게 일이냐 하며 그 학교도 넣어 다섯개 원서를 작성했다.  딸아이는 좋았던 내신과 단 4점차이였지만 오빠보다 높은 점수때문인지 다섯개 학교중에 두개 학교에서 불렀고, 한개 학교는 점수가 안되도 추가 면접시험 기회를 요청할 수 있다기에 보너스 면접시험까지 세개의 시험을 치뤘다. 여기서 또 다른 변수가 뙇


막상 시험을 보러 학교마다 가보니 면접시험은 아이가 심사를 받는자리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아이가 학교를 결정할 수 있는 좋은 정보의 장이 되었다. 아이는 세개학교를 면접 다녀온 후 확고하게 마지막에 그냥 별뜻없이 넣었던 대안학교(유료 사립)에 가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고 그마저도 점수가 약간부족해서 추가 기부입학을 했다.(이 기부금은 입학생의 25프로는 기부입학을 할 수 있게 TO를 주고 그 기부입학하는 아이들은 기부금을 옥션으로 한다.  이 TO 와 기부금 등을 홈페이지에서 투명하게 공개한다. 신기방기한일이다.) 아..예상한대로 돌아가는 일이 전혀없다. 

쉬운일도 없다.


그렇게 한녀석을 고등 학교를 입학시켜놓고 보니 이제 다시 아들차례가 돌아왔다.


8학년 1월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번에는 어느하나 실수 하지 않으리라!


그 전 9월에 아이가 가고 싶어하던 학교(친구엄마 아들이 간. 베프가 진학한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유료 시험준비반에 등록했다. 그마저도 놓칠까봐 공개한날 접수하고 다니는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예비반 수업도 접수했다. 그리고도 부족한가 싶어서 딸애 과외를 해주셨던 수학선생님과 과외를 5개월 시켰다. 12월 재작년과 다르게 고사장도 집 앞이 아니라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학교로 지정하여 신청서를 작성했다. 왜인고 하니 이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르면 이 학교 교사들이 시험지를 채점하고 그 교사들은 다름아닌 시험 준비반 교사들이기때문이다. 아이의 문제푸는 방식이나 글씨채를 반년가까이 봐온 교사들의 채점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시험지와 채점을 엄마들이 확인한후 5일내에 채점에 대해서 공식적인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데 그 때에도 추가점수를 받기에 아주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이 모든 사실을....3년의 입시를 통해...이번에서야 알게 된것이다.


아이는 시험 전에도 스스로 나와 같이 시험을 준비하기를 원했다. 나도 아이 옆에 같이 앉아서 주말마다 기출문제를 같이 풀고 답안지를 보기좋게 작성하는 법부터 실수를 자주하는 부분에 대해서 의논하고 가족들과 얘기하며 아이의 시간을 같이 채워나갔다.시험 전날 재작년처럼 학교에 가지 않고 컨디션 조절을 했다. 마지막으로 풀어봤던 문제들을 검토하고 10년전 새로운 문제를 풀고  오후에는 일부터 친구와 테니스장에가서 테니스를 치게했다. 내신관리도 해당학년은 워낙 중요한데 세계지리점수가 너무 낮아서 선생님께 부탁해서 보충테스트를 받을 수 있게 요청하고 양에서 미로 점수도 수정해면서까지 관리했었다. 시험당일,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시험장에 들여보내고 두시간 후에 아이를 픽업!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나온 아이는..자신있게 말했다.'나 시험 엄청 잘봤어!'


일주일 후에 나는 아이의 시험지를 확인하고 바로 스캔하여 출력! 다니는 학교 수학선생님과 헝가리어선생님께 갖다 드렸다. 선생님들은 시험지를 확인하고 추가점수를 요청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친필로 이의 제기서를 작성해주셨고 나는 그종이에 사이을 해서 그 다다음날 다시 고사장에 제출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3점의 추가점수를 받았고 누가 들어도 깜짝놀랄 (재작년 대비 14점이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과외선생님도 놀라셨고, 친구들과 담임선생님도 깜짝놀라셨다. 그동안의 아이의 성적으로는 예상할 수 없는 점수였기 때문이다. 이 긴긴 과정을 통해 큰 애는 노력과 결과에 대한 자기의 답을 얻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이 긴글을 처음부터 읽은 사람은 이미 알았겠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점수를 받았으니 이제 학교마다 원서를 써야 한다. 이때 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었는데 6년제 고등학교 입학인원보다 4년제 고등학교 입학인원이 현저히 적다는 것. 학교마다 평균 한학년당 세학급이 있는데 (90명) 그중 두학급은 6년제로 뽑고 한학급만 4년제로 뽑는다. 그말은 8학년을 마치고 입시를 치루는 아이들이 기회가 적다는 말이었다. 퇴로가 없는 아이들은 엄청난 경쟁을 해야 했다. 이건 원서를 쓰면서 알게된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내신점수 경쟁때문에 원서조차 넣지 못할 학교들이 있었고 제일 가고 싶어했던 학교도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포기없이 아이는 성적이 높은 학교부터 5개 학교에 원서를 넣었고 아슬아슬한 점수로 1차 합합격한 학교 와 여유있게 갈 수 있는 학교까지 골고루 지원해서 다섯개 학교모두에서 면접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딸아이때 겪어본바 면접을 치르면서 아이의 맘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꼼꼼하게 면접준비를 할 수 있게 면접을 위한 독어 과외와 영어과외도 다섯번씩 받게해주고 시험장에 라이딩 다녔다. 아이는 한결같이 자신있고 즐겁게 시험장에 들어갔고 신기할정도로 다섯개학교 모두에서 긍정적 피드백을 받았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선호도로 학교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시험을 보며 마지막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아이 펜싱코치의 절친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딸아이때 그랬던 것처럼 큰 변곡점!이 되어 아이는 5순위에 넣었던 학교로 갈 거라고 자신의 의견을 단호하게 말한 상태이다. 나에게 남은 일이 하나 더 있는데, 이제 각 학교마다 임시 합격여부를 홈페이지에 알려줄것이고 그 합격여부를 확인하고 부모와 신청자는 작성한 원서의 순위를 수정해야한다.


만약 가고 싶지 않은 학교를 1순위에 적어두고 가고 싶은 학교를 2순위에 뒀는데 1순위학교에서 합격되면 무조건 1순위학교에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1순위학교에서 합격가능성이 있을경우 2순위학교는 합격점수가 되더라도 아이를 불합격처리하고 추가합격생을 받는다) 최종 순위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다음주에 임시 합격발표와 상관없이 나는 아이가 마지막으로 시험을 치른 새로운 (전혀예상에 없었고 정보도 없었던) 그 학교를 1순위로 올려 재신청하고 다음달에 등록까지 해야 한다.




이제 끝이 보이는....3년의 입시


어이없이. 두녀석다 예상에 없이 13학년까지 있는 학교로 가게 되어 1년씩 더 공부할 것이고, 


헛웃음이 나오는 팩트는 이 말도 안되는 일을 대학교 입시때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ㅎㅎ




이 글의 결론은


이 모든걸 해낸 나도 대단하다!이다. 아닌가...


사실 잘 모르겠다. 그저 힘들고 지난했던 3년이 끝났다는 것만 (일단)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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