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라클맘 Mar 18. 2021

봄이 왔어요

"어, 나 지금 출발해."

"응 알았어. 조금 있다 보게."


요즘 글을 쓰느라 가까이 살고 있는 동생을 본 지 꽤 오래되었다.

코로나로 겨울 내 집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동생과 차를 마시기 위해 집을 나섰다.


시설이 좋거나 커피 맛이 특별한 곳은 아니지만, 커다란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고 앞산의 전경이 시원하게 보이는 카페가 우리들의 단골집이다. 카페로 걸어가는 길 따스한 봄 햇살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언니, 날씨가 너무 좋다. 만나서 차 마시자."

동생이 가까이 살고 있으니 아무 때나 이렇게 만나 차 한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바닐라 라떼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시시콜콜 서로의 일상을 풀어낸다.



아직은 바람 끝이 차지만 그래도 카페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봄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형형색색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하나둘씩 산길을 오르는 모습도 정겹다.


봄이 주는 기운은 특별하다.

봄 햇살 때문인지 뭔가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고, 뭐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생긴다.

그래서 설레기까지 하다.




지난겨울은 코로나 때문인지 유독 춥고 길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올봄은 유난히 반갑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카페 창밖으로 비치는 봄 햇살과 앞산에 파랗게 올라오는 새싹이 마음을 한껏 편안하게 해 준다.

동생과 마주 앉아 마시는 바닐라 라떼도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하게 느껴진다.


다행히 매일 글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코로나로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않지만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소소한 차 한잔이지만 봄기운이 더해져 더욱 특별했던 날을 이렇게 기록할 수 있는 것 또한 글을 쓰며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일 것이다.



아침 출근길에 보이는 수양버들이 벌써 푸르르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매화꽃과 목련, 개나리도 앞다투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추위에 코트 깃을 한껏 여몄던 게 엊그제 같은데, 계절의 변화는 실로 놀랍다.

평소 봄보다 여름을 좋아하지만, 올봄은 여름 못지않게 반갑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작가의 이전글 가끔 시간 밖에서 살아보는 건 어떨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