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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ㅈ가 Sep 03. 2020

<쇼코의 미소>를 읽고

버리는 글

<쇼코의 미소> 7개의 짤막한 소설로 이루어진 단편 소설집이다.

이 소설에서 내가 느낀 주된 감정은 외로움이다. 7개의 단편 소설에서 자주 보이는 이야기 흐름은 다음과 같다. 초반엔 주인공이 어떤 대상과 깊은 유대감을 느끼며 시작한다. 화목하고 따뜻한 분위기다. 그러다가 어떤 특정한 사건을 계기로 둘 사이엔 갈등이 생기고, 몇 년 후에 주인공은 갈등 대상을 깊이 이해하게 되며 그 속에서 깊은 외로움을 느낀다.


누군가는 이 소설을 읽고 따뜻함을 느꼈다고 하지만 내가 느낀 주된 감정은 공허함과 외로움이었다. 아마도 지금의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며 내가 느끼는 주된 감정이 외로움이라 그런듯하다.


문학은 읽는 독자에 따라 모습을 바꿔가며 나타난다. 소리나 영상과 같은 메신저와 비교한다면, 글은 가장 덜 자극적이다. 이야기를 보내는 ‘발신자’와 받아들이는 ‘수신자’ 사이에 공백은 상대적으로 크다. 그래서 가끔은, 글이 가진 메시지는 필자가 아니라 독자에 의해 결정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는 그저 형태가 모호한 뭔가를 세상에 던질 뿐이며, 그 형태는 독자에 의해 구체화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쇼코의 미소>는 나에게 외로움으로 구체화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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