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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을터뷰 Sep 29. 2020

광원을 만드는 예술가

영도LED라이팅 이준용 대표




영도LED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저는 아버지 일을 도와 전자부품 쪽으로 장사를 하다가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스튜디오도 하고, 쇼핑몰도 하고, 다른 사업 활동을 했었어요. 그러다가 다시 가게로 돌아와서 종목을 바꾸게 됐죠. 전자부품에서 조명으로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제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한 지는 6년 정도 된 것 같네요. 대부분은 인테리어, 건축, 실내 장식 조명들이 많이 들어가고 조명 디자인이 아니라 광원이라고 하죠, 전체적으로 조명 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컨설팅을 해주고 제품 만드는 일을 하고 았습니다.


예술 전공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아무래도 예술 활동을 했었으니까 제가 하는 일하고, 예술하고 접목을 할 수는 없을까? 이 생각을 하고 있다가 기회가 돼서 전시를 하게 됐어요. 라이팅이 필요한 작가들이나 관심있는 작가들과 콜라보를 해서 작업을 하기도 했고요. 지금도 예술가들이 오면 라이팅에 필요한 기술이나 자재 같은 것들에 대해 컨설팅 해주고 있어요. 


협업을 할 경우 아무래도 기술적으로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작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어려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존에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분들은 굉장히 난감해 하죠. 그렇지만 간단하게 기술을 알려드릴 수도 있고, 복잡한 기술일 경우에는 연구를 같이 하는 방향으로 하죠. 사실 요즘에는 기술적인 면들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조금만 알면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어요. 프로그램 같이 어려운 분야의 경우에는 저희가 작업할 수밖에 없는데  컨설팅을 하면서 진행해요.   

 

컨설팅 하는데 있어서는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세요?


시간 내는 것. 시간 내는 게 제일 어려워요. 그 밖에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어요.

 

작업을 같이 진행하면서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요?


일단 다른 작가분들 작업을 해주는 건 어렵지 않아요. 이것저것 하고 싶은 욕심에 제 작업이 더 힘들었죠. 인터렉티브한 작업을 하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그런 작업은 저 역시도 잘 모르는 기술이었거든요. 기술자들하고 의견을 내면서 조율을 해나가는데 일단 돈이 많이 들고, 이 아이디어가 정말 실현이 될 수 있는가의 문제서부터 과정에 접근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지금 진행하거나 계획 중인 전시가 있나요?         


전시 제안이 오긴 했어도 일이 바빠서 틈이 없어요. 지금은 사실 정신이 없지만 그런 아쉬움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집에 가서 힘들어 누워있으면 그때서야 작업 생각이 나고. 그래서 조금씩 끄적거리는 것들이 있어요. 


이런 식으로 생업을 하면서 전시까지 진행하는 분을 만나는 일도 드문 것 같아요. 을지로를 다니면서 수차례 지나가기도 했고협업을 진행하시는 분들로부터 영도LED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했어요.


많이 찾아오시는데 대응을 잘 못해드린 것 같아서……. 


영도LED처럼 예술을 이해하면서 같이 작업해주는 곳이 흔치 않은 거죠?


아무래도 그러기가 쉽지 않죠.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에 다른 곳은 힘들어 하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 예술가들이 엄청 까다롭거든요. 그런데 잘 모르고 와서 한꺼번에 얻어가려고 해요. 그 사람들에게 시간도 주고, 여러 번 와서 사가고 해야 되는데 한 번에 다 하려고하면 힘들죠. 

 

이런 질문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을지로에서 기존부터 생업을 하는 입장에서 을지로에 예술가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새로운 가게들이 생겨나기도 했고, 그에 대한 시선은 어떤가요?


그게 참- 큰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장사는 잘 안 되는 상황에서 자기와는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오고,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지만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돈이 되지 않거든요. 그런데 여길 오는 사람들은 문화가 신기해서 오고, 그래서 힙한 동네가 되고. 그 괴리가 엄청나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여기서 장사를 할 수 있게 지원을 해주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에요. 그럼 나중에는 그 괴리가 자연스럽게 섞이게 되고, 흡수가 되겠죠. 각자의 처지를 이해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 왔던 이 곳 원주민들에게 위화감 없이 여기 계속 있어야겠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된다는 점이에요. 


지역 상인들과 예술가가 직접 어울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손원영 작가의 '청계 추계 체육대회 프로젝트'가 좋았어요. 


예술가분들은 자기의 장벽을 없애는 그런 활동들을 하는 거죠. 서로 섞일 수 있게.

사실 시대가 많이 지나긴 했지만 서울 시내 한복판에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곳이 없잖아요. 이곳의 의미를 생각해야 되요. 을지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모든 것을 기술적으로 다 해결할 수 있는 곳이고, 이 곳 도시 재생을 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서울시에서 평가단들이 재개발 금지를 유예를 시킨 걸로 알고 있어요. 사실 지금 다들 견디고 있는 상태예요.  이곳의 역사나 이런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협업을 하는데 있어 중요할 수 있어요. 

 

영도LED 앞으로의 계획은 뭘까요?


회사 인원이 열세 명 정도 되요. 그래서 우선은 일이 잘 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제 생각에 있는 제품들이나 작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지금은 기밀이라 말할 수 없지만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있고요. 


미술계와의 프로젝트인가요, 기업과의 프로젝트인가요


미술계예요. 미술계를 휘저을 수 있는. (웃음)




을지로에서 좋아하는 곳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다이브>

을지로는 신기한 곳이 진짜 많아서 1주일에 한 번씩 다녀도 1년 내내 심심하지 않은 곳이에요.  

염승일 작가 건물 밑에 레코드 기계가 있는 다이브를 추천하고 싶어요. 인터뷰 해보면 굉장히 재밌을 것 같고요. 사실 청계천 쪽에도 레코드 가게들이 있지만 그곳은 워낙 인터뷰에 시달리고 있어서 소개하기가 어렵네요. 


<세진식당>

손원영 작가와 함께 자주가는 곳이에요.

거기 사장님이 잘생기셨고, 본인은 티 안내려고 하는데 츤데레예요.  





인터뷰이_  이준용

취 재_ 백유경, 홍주희, 손원영

글&편집_ 홍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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