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은 건 노트북이 아니라 비교의 거울이었다.

Ep 4. 덮은 건 노트북이 아니라, 비교의 거울이었다

by 재미나이

덮은 건 노트북이 아니라, 비교의 거울이었다


Why does feel like a prank?

이미지 속 표현 정리

Hello, this is Susan from LoveBridge. Is this Ms. Kim?
(안녕하세요, 러브브리지의 수잔이에요. 김 선생님 맞으시죠?)

Speaking.
(네, 저 맞아요.)

Great! I'm going to introduce some amazing guys to you today. Are you ready?
(좋아요! 오늘 정말 멋진 남자분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준비되셨나요?)

Why does it feel like a prank?

이거 실화냐?


낯선 번호. 받을까 말까 망설이는 내 머릿속에 “600만 원”이라는 숫자가 경고등처럼 깜박였다.

그 돈은 이미 지불된 '사랑의 계약금'처럼 나를 옭아맸고,

나는 황급히 통화 버튼을 눌렀다.

“재미나이 씨? 반가워요~ 저 매칭 매니저예요! 이제부터는 저랑 통화 자주 하실 거예요.”

명랑한 목소리는 내게 기묘한 환영사처럼 들렸다.

상담사의 인사를 들으며 나는 깨달았다. 상담 따로, 매칭 따로.

이것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정교하게 분업화된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었다.

나는 방금 이 거대한 '결혼 다단계'의 신입 회원이 된 참이었다.


“아, 네… 잘 부탁드립니다.”


매칭 매니저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

“재미나이씨 프로필 봤는데요~ 해드릴 분 많아요! 기대하세요. 우선 세 분 먼저 보내드릴게요. 확인하고 연락 주세요.”

“보내요? 어디로… 여기로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모태솔로' 같은 어리숙한 질문에 순간 귀까지 화끈 달아올랐다.

이메일이라는 매니저의 답에, '아, 네...' 하고 말을 흐렸다.


떨리는 손으로 이메일을 열자, 훤칠하고 다소 경직된 얼굴의 남자 셋이 화면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사진 밑으로는 깨알 같은 스펙이 숫자로 나열되어 있었다.

나도 지금쯤 누군가의 받은 편지함 속에 '상품'처럼 진열되어, 똑같이 평가받고 있겠지.

나의 '가치'가 몇 점일지 궁금하면서도 섬뜩했다.

“야, 그걸 꼭 나쁘게만 생각하지 마.” 어제의 일을 기억한 동료가 커피를 내밀며 툭, 말을 던졌다.

“어려우면 도움받는 거지, 뭐. 아, 나도 저렇게 만날걸. 그랬으면 지금쯤 집에서 ‘사모님’ 소리 들으면서 편하게 살 텐데.”

동료의 말처럼, 이들 중 누군가의 ‘사모님’이 될 수도 있다는 건가.

한때 '사모님'은 내 사전엔 없던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는 다시 노트북을 펼치고 스크롤을 내렸다.

모니터 속엔 내가 사는 세상과는 다른 숫자들이 번쩍이고 있었다.

억 소리 나는 연봉, 상상도 못 할 자산.

내가 아는 셈법으로는 도저히 계산되지 않는 거대한 숫자들.

제길. 이건 불공평한 걸 넘어, 아예 다른 차원의 이야기잖아.

사랑은커녕, 나와 그들의 삶 자체가 다른 우주였다.


탁.


나는 그대로 노트북을 덮어버렸다.

화면 속에 번쩍이던 숫자들이 마치 내 눈을 찌르는 듯했다.


Six million won felt less like hope and more like a trap

600만 원은 희망이라기보다 덫 같았다.


주인공이 덮은 건 노트북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 모릅니다.우리는 매일 SNS를 스크롤하며,
눈부신 삶을 살아가는 타인을 훔쳐보고,
그들과 나를 비교하며 안도하거나 박탈감을 느낍니다.그녀가 덮어버린 건, 단지 화면이 아니라
우리 안에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드는 이 시대의 거울이었는지도 모릅니다.그 거울 앞에서, 우리는 때로 잊습니다.
삶은 ‘연봉’이 아니라 ‘온도’로 측정되는 것이라는 걸요.


다음화 예고드립니다!!

미식남의 번쩍이는 마세라티를 타고 강남 고급 일식집에 도착했다. "법은 먹여야 욕은 안 먹죠"라는 그의 의미심장한 말처럼, 그날 밤 펼쳐진 그의 '미식' 세계는 상상 초월이었다. 과연 나는 그곳에서 무엇을 '먹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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