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퓨처스톤> 1화. 레벨 1.3의 하루

by 이카이카

내 이름은 미완이다.

부모님은 나에게 뭐든지 아름답게 마무리하라는 뜻에서 이 이름을 지어주셨다.
아름다울 ‘미(美)’, 완전할 ‘완(完)’.


하지만 친구들은 늘 반대로 해석했다.

아닐 ‘미(未)’, 완전할 ‘완(完)’.

“미완이는 언제나 미완성이지.”


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뜻과는 달리,

실제로 나는 뭐 하나도 제대로 마무리를 못 짓는 버릇을 가지고 살아왔으니까.
말 그대로, 늘 미완.


그런 성격 때문일까.
스물일곱 나이에도 변변한 직장은 없다.
퓨처스톤 레벨은 고작 1.3.
스물다섯 이후로 이 숫자는 멈춰 있다.

1.3일 뒤의 미래밖에 못 보는 사람.
누군가의 말대로라면, “하루 반짜리 인생.”

뭐, 그래도 하루 앞도 못 보는 하루살이보다는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물론 가끔 강호를 보면 부럽다.
그 녀석은 무려 레벨 2.8이다.
조금만 더 있으면 레벨 3.

미래를 볼 수 있는 범위가 거의 한 주의 절반에 가까워지는 거다.


청바지 왼쪽 주머니 안에서
퓨쳐스톤이 미세한 진동과 함께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짧은 저주파 진동이 손끝을 스치고,
파란 계열의 광자가 주머니 틈 사이로 분산됐다.
광파 신호는 단일 파장만 유지됐다.
언제쯤 이 장치가 스펙트럼 분할 점멸을 할 수 있을까.


강호의 퓨처스톤은 레벨 2.8 이상의 기준값을 만족하는 장치였다.
그의 디바이스는 적색·녹색·청색 신호를 독립적으로 방사하며,
다중 미래 경로 탐색이 가능했다.


나는 손을 넣어 퓨처스톤을 꺼내고,
검지손가락 끝을 스캔 패널 위에 밀착시켰다.
곧이어 망막 스크린이 자동으로 동기화되며,
강호의 모습이 투명한 홀로그램 형태로 시야 안에 떠올랐다.


“저녁에 뭐 하냐?”
“편의점 알바 끝나면... 글쎄, 별일 없는데?”
“너는 왜 맨날 그렇게 사냐.”
“돈 없고 레벨 없는 사람이 뭐 딱히 할 일이 있겠냐.”
“퇴근하고 너네 편의점으로 갈게. 맥주나 때리자.”


통화가 툭 끊겼다.
이 새끼는 늘 그렇다.

강호는 자기가 할 말 다 하면 바로 끊는다.
상대가 대답하든 말든.



알바 끝날 시간까지는 약 2시간.
손님도 없다.
지루함을 떼우기 위해,

1.3일 뒤의 내 모습을 슬쩍 보고 오기로 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엄지와 검지를 퓨처스톤 표면에 맞닿도록 둥글게 접었다.
이건 뉴로인터페이스 초기화 제스처였다.

손가락 접촉 신호가 확인되자,
장치는 망막 프로토콜을 자동 호출하며 시각 피드백 모드로 진입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곧이어, 시야 안에 256색 기반의 시뮬레이션 키 구조체,
불두화(佛頭花)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반투명한 데이터 꽃잎들이
한 겹씩 차례로 페이드인되며 시야를 덮고,
0.5초 간격으로 페이드아웃되며 로딩 시퀀스를 마쳤다.

과연 내일은 별일이 있을까?


...

[에러: 시각 출력 없음]

...


...어라?
왜 아무것도 안 나오지?
소리도 없고, 화면도 암전 상태.

불두화 로고가 마지막으로 뜬 시간을 확인했다.

19시 05분.
그러니까, 19시 05분에서 정확히 1.3일 뒤의 나를 보여줘야 하는데…


...

[응답 없음]

...


아씨, 진짜 레벨 1.3짜리 인생, 망막까지 까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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