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 우화의 재해석
우리는 모두 어릴 때부터 '개미와 베짱이' 우화를 들으면서 자란다.
이야기 속에서 개미는 겨울을 대비해 쉴 새 없이 일을 하고, 베짱이는 그런 개미를 비웃으며 노래를 부르며 논다.
겨울이 오자 개미는 모아놓은 음식으로 겨울을 나게 되지만 베짱이는 모아놓은 식량이 없어서 개미에게 음식을 구걸하게 된다.
개미는 베짱이의 게으름을 비판하며 문전박대를 하고 결국 베짱이는 추운 겨울에 굶어 죽게 된다.
‘개미와 베짱이’는 부지런히 일하는 개미와 노래를 부르며 노는 베짱이의 모습을 대조하면서 '어려운 때를 대비해서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야 한다'라는 교훈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주는 이야기다.
어릴 적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해야 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내던 90년대에는 부지런하게 일하는 걸 최고의 덕목으로 쳤을 때였다. 그도 그럴 것이 90년대는 부지런히 일을 해서 번 근로소득으로 누구나 집도 살 수 있고 노후대비가 가능했던 시대였다. 은행 예금 이자도 굉장히 높을 때여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고 은행에 저축만 해도 살아가기 충분했던 시절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근로소득만으로는 먹고사는 문제는 물론이고 노후를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물가 상승률 대비 월급 상승률은 낮고 예금 금리도 0%가 가깝다.
SKY 대학 간판도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고 어렵게 취업문을 통과한다고 해서 중산층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미와 베짱이는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현대 시대 관점에서 재해석이 시급하다.
나는 일류 대학을 나오고 대기업에 취업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것이다.
위험 자산에 투자하면 쪽박 찬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주식에는 손댈 생각도 하지 않았고 부동산에도 관심을 두질 않았다. 받은 월급은 모두 예금, 보험 등 안전 자산에 저축했고 그나마 공격 자산 중에 펀드는 소액으로만 했는데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 내 동기는 LTV가 70%였던 6-7년 전, 적극적으로 집 담보대출을 받아 가면서 서울에 집을 여러 채 사두었다. 다른 동기들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담보대출 규제가 심해지고 집값이 어마어마하게 오른 현재 그 동기는 예전에 사두었던 몇 채의 집을 처분하면서 앉아서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것도 연봉의 10배가 넘는 금액을.
내 동기는 부동산 흐름을 보면서 적극적으로 레버리지 했고 나는 극도로 안전을 추구하는 성향 탓에 은행 상품 이외 주식과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지금 와서는 주식, 부동산을 일찍 공부해서 적극적으로 투자했어야 한다는 후회가 든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현시점에서 나와 그 동기의 순자산을 비교해본다면 그 차이가 꽤 클 것이다.
나는 결혼 준비를 하던 2018년이 되어서야 제대로 소극적 소득을 창출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부자의 마인드, 부동산, 경제 공부를 시작했다.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이 벌어들일 수 있는(ex. 이자, 배당, 임대, 인세 등) 소극적 소득과 궁극적으로는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내 개인 사업체를 이루어서 버는 사업소득을 창출하는 걸 목표로 삼게 되었다.
그래서 요새 난 '퍼스널 브랜딩, 소득창출의 자동화(시스템화)' 이 두 가지를 항상 생각하고 고민한다.
원래 화두로 돌아와서,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 중 어떤 사람이 성공할까?
다른 조건들이 같다면 당연히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부지런한 사람이 가치 창출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많이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향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근로소득에만 의지해서는 안 되고, 투자가 아닌 저축만 해서는 안 된다.
나만이 갖고 있는 지식이나 기술을 이용해서 근로소득 외에도 다양한 수단으로 소득을 벌어들일 생각을 해야 하며 (ex. 나의 지식, 기술 노하우를 담은 전자책 발간, 유튜브 등) 이자도 안 붙는 은행에 돈을 쌓아둘 게 아니라 주식, 부동산 등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꾸준히 해나가면서 소득의 원천을 다각화해야 한다.
'개미와 베짱이' 우화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나중을 대비해서 근면 성실하게 살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 단순하게 '부지런히 일하는 개미'와 '일은 안 하고 노는 베짱이' 구도로 설정했지만, 이 우화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시대가 왔다.
만약 베짱이에게 소득적 소극 원천이 있었다고 하면 결국 현대 시대에서 승자는 베짱이 아닐까? 소득적 소극을 벌어들이는 시스템을 실현했다고 한다면 베짱이가 현명한 것 아닐까?
또 관점에 따라서는 개미처럼 매일 힘들게 일하면서 먹고사는 게 아니라 베짱이처럼 삶을 즐기는 모습이 좋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요즘은 덜 일하고도 더 많이 벌어들일 수 있는 시대이다. 단, 올바른 방향으로만 노력한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개미와 베짱이'를 읽을 때, 단순히 '부지런하다 vs 게으르다'의 관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현대 시점의 효율성 관점에서 재해석해야 한다.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개미와 베짱이'우화를 들으면서 알게 모르게 근면 성실의 덕목만을 강요받지 않길 바란다.
힘겹게 일하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소득을 창출할 줄 알고, 같은 목표를 향해 갈 때 덜 일하고도 더 많이 버는 효율성의 관점에서 일과 직업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