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 배우기 (feat. 유튜브 채널 삭제)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다.
앞 콘텐츠와 이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어 해당 글을 먼저 읽고 오시기를 권해 드린다.
직장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brunch.co.kr)
이번 글은 머니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한 첫 프로젝트인 유튜브 쇼츠 제작에 관한 내용이다. 유튜브 쇼츠 수익화는 아직 진행 중이며, 초기 실행 과정에서 겪었던 문제와 해결 방법에 관한 내용이다. 제품 리뷰와 비교하면 언박싱 리뷰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거나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맺게 된다면 관련 내용을 블로그를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머니 파이프라인의 첫 실행은 유튜브 쇼츠 영상 제작이었다. 첫날 영상 두 편을 제작해 올렸고 다음 날 설레는 마음으로 조회수를 확인하러 유튜브에 접속했다. 그러나 채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알 수 없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유튜브 스튜디오에 접속할 수 없었다. 일시적인 에러인 줄 알고 조금 기다려도 보고 브라우저 쿠키도 삭제했지만 동일한 결과였다.
내 유튜브 채널이 삭제된 것이었다.
이메일로 뭐라도 와있을 것 같아 메일함을 확인해 봤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제목으로 한 통의 메일이 와 있었다.
"OOO님의 채널을 YouTube에서 삭제했습니다"
메일 제목을 참 잘 썼다. 메일을 열지 않고 제목만 봐도 내용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대체 무슨 이유로 내 채널이 삭제됐는지 알아야 했다. 본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크리에이터님의 콘텐츠를 검토한 결과, 스팸, 현혹 행위, 사기에 대한 정책을(를) 심각하게 또는 반복해서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어 채널을 YouTube에서 삭제했습니다.
이번 조치가 몹시 실망스럽게 느껴지실 수도 있으나, 모든 사용자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YouTube의 의무입니다. 따라서 채널이 YouTube 정책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플랫폼의 다른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채널을 폐쇄하게 됩니다. 이러한 조치가 실수라고 생각되는 경우 이의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해당 정책 및 이의신청 제출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스팸, 현혹 행위, 사기라니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심각하게 또는 반복해서라니 내가 뭘 어쨌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의심 가는 부분이 떠오르지 않았다. 노잼, 핵노잼이라서 채널을 삭제했다면 어느 정도 동의를 할 수도 있겠지만 유튜브에서 말한 사유 중에는 동의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내가 올린 콘텐츠는 퀴즈에 관한 것이었다. 제목, 후킹 메시지, 퀴즈, 타이머, 정답으로 구성되었으며, 메시지 내용은 GPT로 만들고 제작 과정에서 검수했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불법적인 메시지가 들어갈 여지는 없었다.
영상을 올리고 잠들 때까지만 해도 설렜던 마음은 착잡함으로 바뀌고 입 안은 모래를 씹는 것 같았다. 마치 국토 종주 첫발에 똥을 밟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삭제된 계정은 웬만해서는 복구가 안 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하지만 손을 놓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사실 유튜브 쇼츠는 된장보다는 똥 그룹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으로 보고 있다. 빨리 포기하고 다른 일을 시작하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포기하면 안 되는 두 가지 이유가 떠올랐다.
첫 번째, 이번 실패로 인해 더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었다.
계정이 복구되지 않더라도 내가 만든 영상 중에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됐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앞으로 유튜브를 통한 수익화를 했을 때 피해 갈 수 있었다.
두 번째,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해 보면 좋은 연습 문제라고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바꾸고 나니 착잡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힘들 때 항상 습관적으로 외우는 말을 떠올렸다.
환경을 바꿀 수 없지만 마음은 바꿀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튜브에 이의 제기 신청을 해야 했다. GPT에 접속했다. 이의 제기 내용은 유튜브 채널명부터 콘텐츠 주제, 타이틀, 검색 키워드까지 모든 것을 논의했던 대화 채널을 이용했다. 내 채널과 콘텐츠에 관한 맥락을 이해하고 있으니 내용을 가장 잘 작성해 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채널 삭제에 관한 이의 제기 답변서를 작성해 달라고 하고 유튜브로부터 전달받은 메일 내용을 붙여 넣었다. 예상대로였다. 내 콘텐츠가 정책 위반과 관련이 없다는 내용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문장을 사용해 답변서 예시를 작성해 주었다. 서비스명과 연락처를 입력하는 수정 외에는 손댈 부분이 없이 완벽했다. 마치 법률가의 지원을 받은 것 같이 든든했다. 내가 메일을 받는 담당자라면 이 사람을 채용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오전에 메일을 보내고 저녁쯤에 유튜브 스튜디오에 들어가 봤다. 접속됐다. 계정 삭제 조치가 해제된 것이다. 차단 해제 조치와 관련된 답변 메일은 오지 않아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생각보다 해제 조치가 빠르게 된 것으로 보아 정책 위반을 판단하는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아 후속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콘텐츠 조회수가 전혀 올라가지 않았다. 차단 전까지만 해도 귀여운 숫자지만 노출 수가 올라가고 있었고 좋아요 도 조금씩이나마 쌓여 가고 있었다. 하지만 차단이 풀리고 나서 조회수는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그 후로 올리는 영상도 전혀 노출이 되지 않아 조회수가 0에 머물러 있었다.
아직 영상이 몇 개 안 되기 때문에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저품질 콘텐츠 채널로 분류된 것이 아닐지 걱정이 됐다. 이 부분은 영상 주제를 바꾸고 조금 더 올려 보면서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머니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시작부터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아직 야생의 쓴맛은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동물원이라는 회사에서 배운 경험이 쓸모가 제발 쓸모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 쇼츠 제작에 사용한 GPTS는 'Shorts & Reels Assistant'이다. 아래에 링크를 통해 사용할 수 있으나 GPT 유료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다.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