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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마스터(251016)

심야식당 深夜食堂 사람 정감 존중 다양성 차별금지

by 브레인튜너

심야식당에 나오는 마스터는 정말로 멋진 남자다.




과거에 어떠한 사람이었는지는 짐작할 수 없다. 시리즈 드라마 3 시즌 내내 그리고 영화화한 두 편에서도 마스터가 전에 어떤 일을 했고, 어떠한 동기로 심야식당을 운영하는지 전혀 힌트가 없다. 다만 왼쪽 뺨에 베인 듯한 상처를 볼 때 보통의 일상을 보냈다기보다는 범상치 않은 과거를 암시한다고 추측할 뿐이다.


심야식당의 영업시간은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이다. 일상을 사는 사람이 들르기 쉽지 않은 시간대이다. 회사인간會社人間이라고 하는 개념은 아직도 일본 사회에 남아 있다. 경제발전 시대의 회사에서 일밖에 모르는 샐러리맨을 일컫는 말이다. 이 식당에서 밤참 또는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의 반은 이러한 회사원들이고 나머지 반은 이런저런 일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마스터는 음식 서비스를 하면서 손님들에게는 코치, 컨설턴트, 정의의 사도(?) 같은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迷ってる) 사람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준다. 때로는 선禪문답 같은 짧은 한마디로 사람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게다가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도 않는다. 빈부귀천이나 남녀노소로도 차별하지 않는다. 돈이 많은 VIP라고 해서 특별하게 대접하지도 않지만, 돈이 없다고 해서 쫓아내지도 않는다.


들어오는 사람 누구에게 심야식당은 피난처 같은 곳이다. 야쿠자, 성 노동자, 스트리퍼, 게이, 순경, 형사, 사진작가, 사기꾼, 도박꾼, 수배자, 취준생, 건달, 양아치, 배다른 형제....




심야식당이 처음 방송하였을 때는 보지 않았다. 스틸 샷의 배경이나 조명이 취향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어느 날 우연히 한 편을 보면서 스토리의 내용과 전개 방식에 그대로 빠져들었다.


이순耳順의 나이가 내일모레인데도 아직 혈기가 남아있다. 손주가 셋으로 할아버지가 되었으면 좀 더 넉넉하고 관대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아직도 날이 서지 않은 칼처럼 거칠고, 꼬챙이같이 날카로운 성격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서 포용과 관용이 더 필요한데,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이 점점 메말라 간다.


마스터의 마음은 넓은 바다 같다.

이해심도 깊다.

감정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따뜻하다.

큰형 같다.

부럽다.


"じんせいってタイミングだね。

タイミングがぴったり合うと

いろんなことがあるもんさ。"


"인생은 타이밍이야.

타이밍이 딱 맞으면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지는 법"


- 시즌 2, 5화


심야식당 마스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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