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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bril Sep 17. 2020

스타트업: 사업계획서 작성

무식하면 용감하다

나에게 시장을 분석하기 위해서 가장 현실적인 시작은 - 키워드를 정해 구글링 하고 추려나가는 것이었다.

첫 번째 키워드로 시작해 레포트, 뉴스 등을 읽어가다 보면 또 다른 키워드가 생긴다. 이 정도면 내가 분석하려는 시장에 가깝다고 느껴졌을 때, "키워드_01_리포트 제목_리포트 발행 연도"로 구글 페이지 5page의 논문, 레포트, 뉴스를 다운로드한다. 50개가 넘는 파일이 순식간에 채워진다. 검색한 키워드는 메모장에 적어두고 중복되지 않도록 지워나간다.


남은 시간 동안 레포트를 읽는다. 필요한 문구나 표, 그림은 개인 구글 문서함(또는 에버노트)에 채운다. 겹치는 시장, 경쟁사 또한 많고 세상엔 절대 '내가 제일 먼저 생각한 아이디어구나'는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시장엔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유일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제 어떻게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고 차별화시키냐의 단계다. 해당 서비스가 시장에서 물러난 이유, 또는 잘되고 있는 이유, 표준화를 어떻게 이끌어가는지를 잘 파악한다. 해도 해도 부족하고 정보가 넘쳐 추리는 데만도 하루가 간다.


내 플랫폼의 시장을 정의하는 게 힘들었다. 전체시장(TAM), 유효시장(SAM), 거점시장(SOM)을 다들 어쩜 그리 명확하고 심플하게 정의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정의해야 할지 사실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일단 정의해서 수치를 내보고, 멘토링으로 수정해 나갈 생각이다. 처음 쓰는 거라 당연히 전부 다 들어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들어내 주면 땡큐, 확신을 더해갈 수 있을 것 같다.


시장 선정에 가장 중요한 3요소는 1. 큰 시장규모, 2. 성장률, 3. 경쟁강도. 분석한 곳마다 시장규모가 크고 작은 차이가 있으나 이건 평균 잡아 수치화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성장률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 물론 제약, 헬스케어 업계가 성장률이,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엔, 크다는 걸 알고 있지만,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만 49%가 넘는 성장률이라는 건 정확히 어떻게 그런 수치가 나온 건지 납득하기가 힘들다. 코로나 이후 자료를 찾지 못해서 더 어렵다. 이후라면 성장률이 더 컸으면 클 텐데.. 다른 시장은 15% 이상만 되어도 진입할만하다고 여겨지는데, 흠.. 모바일 헬스케어 중 정보서비스 분야만 파악해도 15% 가 훨씬 넘는 수치가 검색된다. 이 부분은 정보 수집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요즘의 감사함: 내 맘대로 고르는 예쁜 사무실


국내에도 많지만 미국, 유럽에 유사하고 발전된 서비스가 정말 많다. 단순한 아이디어보다 의료기기, 4차 산업혁명과 접목시켜 발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많아 트렌드가 이끌어지고 있음에 기쁘지만 한편으로 왜 아직 상용화/보편화 되지 못했는가(물론 일부 국가에선 자리잡고있다), 환자가 직접 입력하는 시스템을 없앴는데도 이가 통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알람이 뜨는 시스템 자체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보상체계를 통한 지속성을 구체화하거나 고령층의 사용률을 높일 수 있는 게임과의 연동(?)을 생각해봐야겠다.


대학생 때 창업교육을 들으며 작성했던 시장 진입 전략은 정말 내가 할 것이 아니니까 술술 써졌었구나 싶다. 직접, 그것도 곧, 예산으로 실행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니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현실성이 부족하다. 보수적이고 단단한, 타조알처럼 딱딱한 의료기관, 국가기관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어렵다. 이 부분은 일단 제쳐놓고 시장조사부터 탄탄히 해야겠다.




요즘 혼자 시간관리와 해야할 업무 관리를 하며 - 나는 항상 누군가에 의지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만 따라갔고, 가이드라인이 있어야만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업무를 지시해주는 리더의 중요성 또한 깨닫는다.


가이드라인을 찾는데만 몇 날 며칠이 걸린다. 가이드를 찾으려 하는 것이 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고쳤다. 나는 상위 몇 퍼센트의 천재가 아니고 시장의 예시를 보고 발전시켜 나가는 게 더 도움이 될 거야. 혼자니까.


대학생 때 창업동아리를 통해 실천에 옮겼다면 참 좋았겠다. 하지만 그렇다면 항공사, 제약회사에서의 경험을 하지 못했을 거고 지금의 내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친구가 스무 살 때부터 주식을 하라고 백번 말했다고 해도 기억하지 못하고 작년부터 관심을 가진 것처럼, 각자에겐 모든 일에 대한 시기가 있나 보다. 옆에서 그게 맞다고 백번 말해도 본인이 느끼지 않는다면 잔소리에 지나칠 뿐. 이런 의미에서 인생은 스스로 길을 만들어나가는 거라는 생각이다.


출처: 네이버 웹툰 - 독립일기 [자까]


얼마 전 너무 답답하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모르는 아이처럼 느껴져 울며 내 마음을 토로했다. 스스로 잘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몰라줘서 미안하다고, 부담 갖지 말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했다.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건 나지만 바른 길을 가도록, 무너지지 않도록 해주는 건 역시 내 사람들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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