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이가 좀 많은 게 어때서요?

연재북을 시작하며

by Lahye

내가 마흔여덟인데, 부모님 나이가 나보다 많은 사람?”


담임 선생님이 아들 반 친구들에게 물으셨다고 합니다.

질문이 나온 맥락은 알 수 없지만, 나는 곧장 아들에게 되물었지요,


“너, 손 안 들었지?”


“......어...”

살짝 미안한 듯 눈을 치켜뜨며 내 얼굴을 살피는 아들의 대답입니다.


아들은 자신의 휴대폰에 나를 이렇게 저장 해 두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엄마’


엄마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또렷이 아는 것 같아요.

자기가 사랑하는 그 엄마의 나이가 친구들의 엄마보다 ‘적지 않다’는 걸.

아니 오히려 ‘많다’를 넘어 ‘아주, 상당히. 많다’는 것을.




네네,

많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저는 올해 50.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 입니다. 아들이 늦둥이인 것도 아닙니다. 무려 첫째죠.

거기다 둘째는 초등학교 1학년이고요.

직장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다가 이렇게 말을 건네옵니다.

“자녀 분은 다 컸겠네요”


그럴 때 저는 오히려 설레발을 치며 저의 출산이력을 쫘악 펼칩니다.

“아니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요.

서른아홉에 결혼해서, 마흔에 첫째, 마흔셋에 둘째를 낳았거든요...


그리고 잠시 후 들려올 탄성을 예감하며 말끝을 살짝 끌어올려 한마디 더 하죠.

“둘 다 자연분만으로요!”


역시나, “우와~” 하고 반응들이 쏟아집니다. 놀라는 눈빛은 굳이 안 봐도 느껴지죠.

거기다 기분이 좋을 땐 한 마디 더 얹기도 합니다.


“출산휴가도 3개월밖에 안 썼어요.”

속으로는 ‘나의 노산 기록, 이길 사람 있으면 나와 봐 당연히 없지?’ 하는 마음이죠.

단 3개월의 출산휴가를 빼고는 경력단절없이 이어 온 직장생활 27년차가 어디 쉬운 일인가요! 잠시 우쭐거림으로 어깨에 뽕이 들어가는 들뜸을 느낍니다.




그런데, 과연 그게 정말 우쭐할 일 이던가요?

쉰 살의 육아는 지극하고도 지극하며 지극한 현실이지요.

오랜 직장생활로 대우받는 직책의 호칭은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하지만, ‘○○이 엄마’는 1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공교롭게 낯섭니다.


만약 가정이 하나의 직장이라면, 저는 여전히 만년 신입직원 같은 엄마라고나 할까요. 시간은 제법 흘렀지만, 익숙 해 지지도, 노련 해 지지도 않는 이 느낌은 뭘까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들이 수포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 듯, 저도 이 낯설기만 한 길 위에서 엄마로서의 길을 잃지 않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