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짧은 글쓰기 - 미용실에서 생긴 일
미용실은 솔직함과 민망함이 가득한 공간이다. 쨍하고 환한 조명 아래 내 민낯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거울이 사방에 있고, 그 앞의 높이가 조절되는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몸이 묶인다. 거울 속 내 얼굴이 낯설게 보인다.
여중과 여고를 다니면서 단발로 머리를 매번 잘라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거의 매달 미용실을 갔어야 했다. 외모에 예민했던 10대여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갈 때마다 앞의 거울을 보기가 민망했다. 까맣고 못생긴 얼굴이 더 부각되어 보였다. 그러다 한 번 두 번 다니다 보니 미용실 쌤이랑 친해져서 한 마디 두 마디 말을 섞고는 조금씩 거울을 보기 시작했다. 뒤에 서있는 쌤과 거울로 마주 보기도 하면서 경직되어 있는 내 얼굴이 웃고 있었다.
그때부터 미용실은 여성으로서 연대하는 공간이 되었다.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으며 공감하며 맞장구 쳐주는 시간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며 20대 때는 그런 진한 유대감을 주고받게 되었다. 여성이라는 공통점만으로 낯선 우리가 서로가 서로를 연대하고 서로의 편을 들어주는 것. 단정하게 자르고 예쁘게 변하는 머리칼만큼 마음도 감정도 단정해지고 예뻐지는 공간. 그게 여성들의 미용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