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 조금만 더 게으르으게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029. 조금만 더 게으르으게


3월이 되자마자 부쩍 날이 따스하다는 걸 느낀다. 특히 점심 먹으러 나갈 때면 햇살이 따뜻해서 봄이 어느새 곁에 따라와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이틀 후면 경칩이다. 겨울잠 자던 동물과 식물, 곤충들도 깨어난다는 그 경칩. 물론, 경칩이 지나면 꽃샘추위가 남아있지만, 그러면 정말 '제대로' 봄이 되는 것이다. '개구리'도 깨어나는데, '사람'도 움츠렸던 몸을 펴야 할 것만 같다. 아이들도 학교를 가기 시작하는데, 이쯤 되면 이제 슬슬 뭔가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하게 풀린다는 건 활동하기 좋아진다는 걸 의미하니까. 그래서 나는 좀 더 게으르게 더 살아보기로 했다. 이제 봄이 오면 느끼지 못할, 지금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느껴볼 참이다. 이불에서 나오기 직전에 느끼는 차가운 공기, 아직은 어둑어둑한 짙고 깊은 네이비 색감의 이른 아침, 그런 아침 분위기에 아직은 온기가 남아있는 이불 안에서 얕은 잠을 더 청하는 것. 아직은 더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되면 괜히 늦장 부리고 싶어지는 마음은 어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어쩌면 어른들은 더욱 늦장 부리며 살고 싶어 진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당분간은 조금 더 느슨해도 괜찮지 않을까. 낮과 밤이 비슷해진다는 춘분까지는.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하늘이 맑아지고 나무 심기 좋은 청명 즈음이 좋을 것 같다. 식목일이 될 때까지 늦잠을 자는 동물 친구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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